티비를 장만하였는데.

선거방송을 아프리카로 보려다 계속 끊기는 바람에 열받아서 ‘작고 앙증맞은’ 복고풍 티비를 주문해버렸는데, 잘나오는지 테스트도 못하고 있다. ‘허술한 관악구가 아닌 체계있는 마포구'(동네주민 김씨의 표현)는 그냥 케이블선만 꽂아서는 영상의 잔상도 안잡히는데다 혹시나 하고 기대했던 티비에 달린 브이자형 안테나는 아무 역할도 못하고 있기 때문.

유료가입을 하려고 보니, 케이블방송, 디지털방송, IP TV, 스카이라이프까지 종류도 많고 비용도 세다.
일반적으로 가장 저렴하다는 케이블방송은 설치비가 44,000원이나 하는데 설치비 무료 이벤트 같은 것도 없다. 동네주민이 알려준 바에 의하면 씨엔엠이 독점이어서 그렇단다.  
불과 두어달 전까지도 인터넷 방송국 아프리카나 다음팟 같은 데서 뉴스는 물론 드라마도 고화질 생방으로 볼 수 있었는데, 세상 참 빠르게도 각박하게 변한다. 서운타.
사용자 삽입 이미지그리하여 아직까지 제 사용가치를 발휘하지 못하고 방한켠에 오두마니 놓여있는 13인치 티비.
좀 뚱뚱하긴 하지만 디자인은 참 이쁘다. 터치가 대세화되어가는 시대에 누르는 버튼도 아닌 돌리는 다이얼이라니. (물론 리모콘은 있고 다이얼도 방식이 좀 달라 장식에 가깝긴 해도)
딱 웹사이트에서 볼 수 있는 아이콘 형상에, 흑백모드도 있고 세피아 모드도 있다.
그나저나 웹디자인에서 쓰는 아이콘들도 곧 시효가 다할 것들이 꽤 있겠다. 티비 아이콘이 네모난 벽걸이 모양으로, , 필름이 디카의 시시디를 단순화한 형태로 대체된다면 좀 볼품없을지 모르겠다는 생각도 스치지만, 이또한 아날로그의 추억에 대한 집착일지도.  
이 씁슬한 기사를 보고 처음 떠오르는 건, 도대체 이런 못된 짓은 어떻게 배우는 거야? 였는데, 곧바로 따라오는 생각은 이거야말로 우리사회에서 가장 배우기 쉬운 것이겠다는 거.
그렇다 하더라도.. 순수하다며, 왜 배우는 거냐고..
** 작업하던 피시 사망.
작년말 신모델로 업그레이드하는 회사동료로부터 작업가능한 노트북을 넘겨받아 쓰고 있던 지라, 의연하게 마음을 비우고 안식을 주기로 하였다. 문제는 보드인 듯 하고, 나머지 장기 몇 가지는 작년에 말썽 부릴 때 교체해놓아서 꽤 쓸만하니, 필요한 곳 있으면 넘겨주면 좋겠다.  
책상이 좀 넓어졌는데도 온갖 사물로 어느새 빼곡해져버린 책상위와 각종 케이블과 전원장치로 어지러운 책상 밑.
단출하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동경한다.
4 답글
  1. yaalll says:

    2년 쯤 티브이 없이 살다가 아내가 찜해두었던 저 회사의 저 티브이(다리는 없는 디자인으로 주홍색)를 인터넷을 통해 구입, 개표 방송 하루 전에 집에 도착했습니다. 실내 안테나만으로 디지털모드는 3사 공히 깨끗히 잘 나오더군요. 엠비씨가 디지털 신호를 잘 잡지 못해 ‘음모론’ 운운하던 아내가 티브이를 옮겨보고 안테나를 이리저리 움직이니 아날로그모드로도 잘 나와서 케이블방송 신청하지 않았구요. 왠지 반갑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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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alos250 says:

      사실 얄님 블로그에서 ‘작고 앙증맞은’ 티비에 대한 포스팅을 읽고, 같은 거일 수 있겠다 생각했었습니다. 저는 다크 브라운인데 주홍색도 이뻐 보여 살짝 고민했습니다. 다리는 악세사리로 포함되어 있어서 끼운 것인데, 누락되어 온 것이 아닌가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온이를 생각하면 다리를 끼우지 않는 것이 나을 거 같습니다.
      여기는 아무리해도 아무런 신호도 잡지 못합니다. 티비 없이 사는 것도 익숙한 지라 확 반품해버릴까도 하다, 저도 얄님 댓글이 반가워 이 녀석과 동거하기로 합니다.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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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이화 says:

    저 티비를 보고 한참 웃었습니다.
    용씨네 집 티비하고 비슷합니다.
    그렇지만, 그 집 거는 진짜 고물입니다.^^
    같은 별나라 사람들인가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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