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이 안 녹아…

이상하다.
세탁기 안에 옷과 함께 꽁꽁 얼어버린 얼음을 녹이려, 강력한 선풍기 히터를 하루종일 앞에 틀어두고 있는데, 표면 주위만 살짝 녹은 상태로 아직도 그대로다.
열흘이 넘도록 빨래를 못하고 있다는 얘기를 들은 할아버지는 정말 안타깝다는 표정을 지으며 망치를 들고 다시 나타났다. 호수를 빼고 여기저기 살펴보다 선풍기 히터로 녹이기도 소용이 없자, 월욜에 새 세탁기를 들여주기로 결정. 구십 몇년도 형이라 꽤 노후화되어 불편한 것도 있었으니 잘된 일이었다.
문제는 안에 얼어버린 내 옷. 그걸 빼내야 하는 미션이 남았는데 이게 요지부동이다.
베란다 온도를 재보았더니 11도. 게다가 세탁기 몸체 바로 앞에 서 강력한 선풍기 히터로 표면이 뜨겁도록 달구고 있는데 어찌 얼음은 그대로 꽝꽝 얼어있을까?
빙점 영도를 넘으면 녹는게 아니었나?
차갑게 식어버린 마음처럼, 그 마음을 녹이기 위해선 얼 때보다 훠얼씬 더 높은 온도가 필요한 것처럼, 그런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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