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역전과 재기

[진중권과 정재승의 크로스 2] ⑤ 로또 를 재밌게 읽었다.

특히 매주 십만원어치씩 20주 동안 복권을 사면서 현대 과학과 포천쿠키를 대결시킨 바이오및뇌공학과 교수의 실험정신은 호 대단타.
생각해보니 이번 주에 복권을 하나 사봐야지 했는데 잊어버렸다.
다행히!도 집근처에 복권 파는 데가 없어, 사려고 맘 먹었다가도 늘 잊어먹는다.
유난히 추었던 지난 겨울엔 안잊어먹고 두어 번 복권을 샀다.
좋은 꿈을 꾸었던 한 번은 숫자6개가 모두 나왔는데 아쉽게도 두 줄에 걸쳐서 나왔다. 그리하여 당청금 만원!
남들이 별 거 아니라 했지만,그래도 기분이 좋았다. 행운의 여신의 미소와 접촉해있던 공기 입자 중 하나 정도가 내게로 흘러와 닿은 느낌이랄까. ^^
칼럼의 마지막 문장, “그들이 제 월급으로 편한 집에서 안락한 가정을 이룰 가능성은 로또보다 낮기에, 그들은 가장 높은 확률인 로또에 매주 1만원을 걸고 있는 걸 게다.”는 역시 씁쓸한 결론.
안락한 가정을 이룰 가능성이 “814만5060분의 1″보다 낮은 세상에 살고 있다는 게다. 우리가.  
그러니 뭐 우리가 안락한 가정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고 한들 그리 슬퍼하거나 분노할 일은 아닌 것이다.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슬퍼하거나 노여워” 할 필요가 없는 건 삶이 원래 속이는 존재이기 때문이라고 했던가.
속임을 당했다 하여 분노하고 슬퍼할 것이 아니라, 그런 존재인 걸 인정하고 속지 않으면 된다는, 대략 슬퍼하거나 노여워하면 지는 거라고 했던 누군가의 피씨 통신 시절 이야기가 생각이 나는 토요일에, Gerry Mulligan과 Chet Baker의 1974년 카네기홀 실황 앨범을 듣는다.
드라마틱한 인생역정으로 “재즈계의 제임스 딘”이라는 별명을 가졌다는 쳇 베이커에겐 과거의 영광을 되찾기 위한 재기의 무대였단다. 옛 동료 제리 멀리건과의 공연은 성공적이었지만 88년 유럽 투어중 마약 복용후에 끝내 투신자살로 삶을 마감했으니, “재기”라는 면에선 실패라고 해야할 지 모르겠으나… 재기니 성공이니 마약, 파멸 같은 단어들만으로 이 뛰어난 재즈 뮤지션의 인생을 형용할 수 있을까.
그가 마약에 찌든 육체로 비틀거리며 거리를 걷고 슬퍼하고 분노했을 지는 모르겠으나, 뮤지션으로서 그의 정신은 추구하는 음악의 정수를 향하여 뚜벅 뚜벅 나아가고 있던 것인지도 모를 일이다. 죽음에 이르기까지.  
어쨌거나 어려운 인생이다. 인생역전도, 과거의 영광으로의 재기도.
그냥 바람처럼, 구름처럼 흘러가는 일조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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