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없는 사람

사람을 쉽게 판단하거나 어떤 유형으로 규정해버리는 걸 극히 조심하는 편이지만,
저 사람은 왜 저럴까, 가 아니라 저게 그 사람, 이라고 생각하려 하지만,
정말 꺼려지는 유형의 사람들이 있다.
큰 소리로 자신을 주장하는 사람.
모름지기 사람의 장점이란 스스로 주장을 해서 드러나는 것은 아니기 마련.
큰소리로 주장을 해야 한다는 건 이미 근거나 실체가 없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겠는가 말이다.

물론 큰 목소리를 내야할 때 낼 수 있는 사람은 매우 멋지다.
게다가 그것이 그 안의 고귀한 신념에서 나온 깊은 울림이 있는 것이라면 존경과 매혹의 대상이 된다.

그러나 그 목소리가 그저 자기 자신을 드러내고 설명하기 위한 것일 때, 필시 그는 청자의 목소리를 묵살하기 쉽고 그런 사람과의 대화속에서 소통을 기대한다는 건 거의 불가능하다.
대화 자체가 무의미하다.
다른 사람의 얘기를 많이 듣는 것이 중요하다는 그녀의 말은 그런 뜻에서였을 것이다.

그런 면에서 그녀는 아주 좋은 대화 상대다.
다른 사람 말을 잘 들을 줄 알고, 타인의 내면의 것들을 끌어내어 공감의 향연을 벌일 줄 안다.
소위 평탄하거나 (우리끼리의 표현에 의하면) 심심한 것과는 거리가 먼 지난 삶의 경험 속에서 그녀의 그런 장점을 알아보는 사람이 많지 않았다는 건 놀라운 일이고,
우리 사회의 안녕과 세계평화를 위해 아쉬운 일일 수도 있다.ㅎㅎ
지구 반바퀴를 돌아 날아오는 그녀의 목소리는 마음의 평온을 퍼뜨리는 향기가 있으니 말이다.

사실 지금 그녀의 주위엔 사람들이 보인다. 눈 맑고 타인의 말에 귀 기울일 줄 아는 사람들이 그 덕으로 그 향기를 알아보는 것이리라.
그래서, 친구가 별로 없어서… 라는 그녀의 말을 나는 자꾸 엄살이라고 타박한다.
(사실 그녀가 그런 얘기를 자기 블로그에 쓰거나 말로 할 땐 좀 천진스럽고 귀엽다. 확실한 건 진짜 친구가 없는 사람은 그런 얘길 스스로 하진 못한다는 것.)

나의 소박한 결론.
모름지기 인간은 향기로 말해야한다. 큰 목소리로 자신을 잘 났다 하는 사람만큼 재미없는 사람도 없다.
그런 면에서 고래씨. 당신은 재미없는 사람은 못된다우. 쉽게 가까워지기 힘든 사람도 아니고.(쉽던데 뭘^^)

1 답글
  1. 고래씨
    고래씨 says:

    ㅎㅎㅎ. 고맙고 또 고마울 뿐.(허나 몹시 쑥쓰럽기도 하기에 두 번은 못 읽겠습니다요.^^) 이럴 때 손사래를 치면 안 될 것 같고, 그저 더 많이 듣고 공감하고 낮아지고 순간순간 진심이려고 애쓰는 사람이 되도록 노력해야겠다 다짐해 봅니다. 선배랑 있으면 내가 나로 있을 수 있어 행복하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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