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물

“씩씩하고 당당하게. 쫄지말고..”라는 글자를 보는 순간 울컥 깨달았다. 내가 쫄고 있었다는 걸.

땡볕에 나서기도 전에. 아직 꽃샘추위 가시지도 않았는데.
* 보이스 피싱 전화로 아침을 시작했다.
잠 깨자마자 듣는 검찰청, 사건에 연루… 뻔한 소리에 ‘보이스 피싱이군요’라고 한 마디 했더니 낯선 억양의 여성은 순식간에 엄청난 욕을 쏟아붓고 전화를 끊어버렸다.
이런 폭력. 사람 동네가 어쩌다 이리 되어 버렸을까. 끔찍하다.
얼마 전에 들었던, 직접 피해자가 되었던 그녀가 감내해야했을 여러 갈래의 감정들, 맘고생들이 다시 헤아려지니 안쓰럽고 화가 난다. 어여 훌훌 털어버리길. 먼지 한 톨 남김 없이.
 
** 벼락치기로 뚝딱 밀린 일 해치우고 의기양양한 나.  
이런 생산성을 조금씩만 더 길게 유지하고 살았다면 사는 모양이 훨 달랐을텐데.
벼락치기에 이력이 붙을 수록 게으름은 그보다 더 빠른 속도로 심해져가서
벼락치기로 진입하는 모드전환이 점점 지연되니,
이젠 삶의 너무 많은 일들이, 아니 대부분의 일들이 따라갈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그리하여 통탄에 젖어있다 불현듯 장만한 자그만 모래시계.
게임에 빠진 아이들을 위해서 구입했다는 부모들의 후기를 보며 좀 찔리며 주문을 했더랬는데.
스르르 빠져나가는 시간의 알갱이들을 멍하니 들여다보고 있자니 애초의 의도는 사라지고,
모래시계를 거꾸로 되돌리고 나면 시간을 되돌려 다시 시작할 수 있을 것 같은 착시효과마저 드니.
이 궁여지책은 실패임이 역력하다.
그래서 결국 심히 유치한 발상으로 장난감을 마련한 게 되어버렸지만,
그래도 예쁘구나. 이 보랏빛 시간의 알갱이들!
사용자 삽입 이미지
*** 화이트데이라고 사탕을 받았는데, 예쁜 포장에 든 사탕은 미안하게도 맛이 없다.
초콜렛이 훨씬 좋긴 하지만 사탕중에도 바이오후르츠, 애니타임, 호두마루, 체리마루, 통아몬드 같은 건 얼마나 맛이 좋은가. 나는 예쁜 포장보단 실속이 중요한 아줌마….. 사람.
건네준 이에겐 너무 미안하지만 이게 초컬릿이었으면 좋겠다, 그러고 있구나, 달콤한 게 생각나는 야심한 밤에.
(물론 그 안에 실린 마음이야 감사히 접수!)
**** 또 하루가 이렇게 빠져 나간다.
내가 시간에 대한, 삶에 대한 전략을 바꾸기로 하거나 말거나에 아무런 관심 없이. 무심하게.
 
티켓몬스터에 올라온 거 보고 궁금해진 거.
잠들지 못하는 아가를 기적처럼 재워준다는 미라클 블랭킷은 어른한테는 소용이 없을까?
기적이어서 어른에겐 통할 수가 없는 건가… -,.-
음 아무래도 뭔가 퇴행성 질환을 앓고 있는 거 같다. 치료제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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