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역, 태평성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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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진)

여름이 가고 계절이 가고 또 많은 것들이 지나갔다.

어떤 것들은 툭, 나를 건드리고 지나가고, 또 어떤 것들은 내 안에 스며들어 무언가를 싹 튀우거나 병들게도 할 것이다. 내 혈관속의 면역시스템은 때로 너무 게으르거나 쓸데없이 부지런해, 무능하거나 엄살스럽다.  
그런 피를 가지고 태어난 죄로, 어떤 일에는 너무 무능하고 또 어떤 일에는 사소하게 엄살스러워지는 삶을 산다.
지금이 태평성대래, 그래서 누가 대통령이 되어도 상관없대, 라는 C의 말이 스쳐 사라지지 않고 남아 서걱거린다.
어떤 이들에게는 그럴 수도 있을 것이나, 내게는 무협지 같은 데에서나 어울릴 것 같아 보이는, ‘유토피아’처럼 멀고 생경한 말 ‘태평성대’가, 지금 여기서 쓰일 수 있다는 사실이 놀랍다.
밥을 먹으며 슈퍼스타K를 시청한다.
디펑스 밴드와 천재소년 유승준?은 매력적이고 즐겁다. 이런 오디션 프로의 단골주역이었던 고난과 역경의 주인공은 더 이상 주목받지 못하고 탈락한다. 준수한 외모에 집안배경도 훌륭한 데다 그래서 성품도 온화하고 자유로워 보이는 로이킴은 노래 실력까지 훌륭하니 박수를 받지 않을 수 없는데 그럼에도 그 응원이 온당치 않게 느껴진다. 응원은 정말 응원이 필요한 사람한테 해야되는 거 아냐? 하고. 삐닥하게.
태평성대를, 무균실에서 면역시스템이 필요없는 신체로 사는 삶도 있겠지,라는 생각이 휘릭 지나간다.
곧 비가 오고 날이 추워질 거라는 예보.
여름이 그다지도 더웠으니, 이번 겨울은 꽤나 추울 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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