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오규원 시인, 더 잃을 것이 없는 오후

(자슈아트리 국립공원)

한적한 오후다
불타는 오후다
더 잃을 것이 없는 오후다
나는 나무 속에서 자본다

-오규원

지난 2일 별세한 故 오규원 시인이 제자 시인의 손바닥에 손톱끝으로 남겼다는 시를 읽으며, 어젯밤에 블로그에 남겼던 궁시렁 거림을 지웠다.
시인의 평화로운 죽음이, 시인으로서의 그의 생애가 종종 그러했듯 한 조각 거울이 된다.

스무살 무렵, 학교앞 서점에서 <가끔은 주목받는 生이고 싶다>는 시집을 발견하고
“가끔은” 이 “주목받는 생”을 꾸미는 건지, 전체 술어를 꾸미는 건지(말하자면 늘 주목받진 못하더라고 “가끔은” 주목받는 생이고 싶단 건지, 주목받고 싶어지는 일이 “가끔은” 있다는 건지)에 대해 친구와 얘기를 나눈 적이 있었는데 결론을 내지 못했었다.
언젠가 혹여라도 이 시인을 만나면 물어보자 했었는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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