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낙천주의자 되다

어제 타인의 삶을 보고난 후 이어 본 영화 두 편

여배우가 궁금해져서 찾아본 영화,
페넬로피 (Penelope,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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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 마크 파랜스키
출연배우 : 크리스티나 리치, 제임스 맥어보이


슈렉류인가, 아님 가위손류인가 했더니, 조금씩 핀트가 다르다.
집안에 내려온 저주로 돼지코를 가지게 된 주인공이 용감하게 세상밖으로 나아가
다른 누구-왕자-가 아닌 스스로의 사랑을 받음으로써 저주를 풀고 사랑을 찾는 이야기.
크리스티나 리치라는 이름의 여배우는 돼지코를 붙이고도 너무 예뻤다는 것과, 별다른 반전없는 해피엔딩었단 게 좀 아쉽긴 하지만 나름 유쾌하고 예쁜 동화.


이 영화를 보난 난 직후에 메신저로 안부를 물어온 후배는, 늘어나는 체중이 컴플렉스가 되어가서 홈쇼핑으로 운동기구를 주문했다고 했다.
나는 그녀가 운동을 시작함을 축하해 주며, ‘육체의 병으로 인해 어쩔 수 없이 오랫동안 운동량이 적었던 탓이니, 임산부가 나온 배를 자랑스럽게 보이듯, 그렇게 당연하게 자연스럽게 생각하라’고 말해주었는데, 그말이 위안이 되었는지는 모르겠다.


어쨌거나 그녀가 오프라인으로 사라진 후, 영화의 잔상을 떠올려보면서 든 생각은,
우리가, 자본과 결탁한 미디어가 생산해내는 저주(정말 저주가 아니겠는가)에 걸려 속수무책으로 지배되고 있는 것이 아닌가, 그 결과로 인한 자기애의 결핍, 열등감이 세상밖으로 나아가 행복을 일구어가는데 걸림돌이 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것이다.
대한민국에 스스로를 사랑하고 받아들이므로써 풀 수 있을 이 저주로부터 완전히 자유로울 수 있는 사람이 과연 얼마나 될까.


이어 본 영화는

페이지 터너 (La Tourneuse De Pages,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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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드니 데르쿠르
출연 캐서린 프로트, 데보라 프랑소와, 파스칼 그레고리, 사비에 드 길본 더보기

역시 심리묘사가 뛰어난, 여배우의 매력이 돋보이는 영화다.
그래, 복수를 하려면.. 저 정도 해줘야지, 중얼거리다 내 안의 이 살벌한 폭력성에 깜짝!


오늘은 오후가 훨 넘어서 잠깐 뒷산에 산책이나.. 하고 나섰던 게 길을 잘못 들어서 과천으로 내려와 버렸다.
목에는 나침반을, 손에는 프린트한 지도도 들고 있었는데 쓸모가 없었다.
그래도 과천코스는 괜찮은 풍경을 선사했고, 덕분에 오랫만에 제대로된 산행을 한 셈이 되었다.
 
아침엔 화장실 전구가 퍽, 하고 나가  버렸었다.
전구를 가는 일은 내가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것 중 하나인데,
동그란 전등갓이 단단히 조여 있어서 절대로 돌아가질 않으니, 참으로 난감한 일이었다.
산행을 마치고 돌아와 샤워를 해야하는데, 화장실이 작아 문을 안닫을 수도 없어 생각해낸 것이 향초.
붉은 색 동그란 향초를 변기 뒤에 올려 놓으니 꽤 분위기가 있다.
뭐.. 분위기가 있어봤자 모하겠냐마는… 난감모드를 전환했다는데 뿌듯함을 느끼는 중.

이 얼마나 낙천적인 삶의 자세란 말인가.
어쩌면 집에 돌아와 신라면과 함께 홀짝 홀짝 마셔댄 맥주의 영향인지도 모르겠지만…
지금은 이 위험한 정부의 살인적인 행보를 저지하는데 성공한다면 미친소의 등장도 고맙겠다. 

* 그런데… 잊어먹지 말라고 벽에 걸어둔 칠판에 적힌 “오늘의 할 일” 4가지 중 하나밖에 하지 못했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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