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픔

“아빠.”

“엉?”
“지금 슬퍼요?”
“응.”
“제가 뭘 해드리면 좋을까요?”
아버지가 멀뚱 나를 쳐다봤다. 그러곤 뭔가 고민하다 차분하게 대답했다.
“네가 뭘 해야 좋을 지 나도 모르지만, 네가 하지 말아야 할 것은 좀 알지.”
“그게 뭔대요?”
“미안해하지 않는 거야.”
“왜요?”
“사람이 누군가를 위해 슬퍼할 수 있다는 건,”
“네.”
“흔치 않는 일이니까……”
“………”
“네가 나의 슬픔이라 기쁘다, 나는.”
“………”
“그러니까, 너는,”
“네, 아빠.”
“자라서 꼭 누군가의 슬픔이 되렴.”

   – 김애란, <두근두근 내 인생>중에서
* 나를 위해 슬퍼했던 이들과, 그들로 인해 내가 슬펐던 여러 사람들이 생각났다.
내 존재가 평생 잊을 수 없는 슬픔이 되어버린 누군가에겐 미안해하지 않기로 한다.
그도, 내가 그의 슬픔이 된 것을 기뻐했으면 좋겠다.
2 답글

댓글을 남겨주세요

Want to join the discussion?
Feel free to contribute!

kalos250 에 답글 남기기 응답 취소

이메일은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입력창은 * 로 표시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