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를 기억하며.

이상한 날이다.
이제 막 리뉴얼 오픈한 사이트 때문에 늦게까지 작업을 마무리 하고 새벽녘에야 잠이 들었다가 클라이언트의 호출에 잠이 깨었는데, 이어서 최근에 작업한 모든 프로젝트의 담당자들이 전화를 연이어 해댔다. 수정과 업데이트 요청건들, 담당자가 짤리고 인수인계가 안된 사이트의 이용 정보 문의건, 뭘 잘 모르는 쇼핑몰 관리자의 온갖 문의 등 내용도 가지가지.
마치, 당신이 그렇게 한가한 사람이 아니라오, 라거나, 당신이 아직 생계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많다오, 라고 일깨워주기라도 하듯.
그래서 이제야 숨을 돌리고 맥주캔 하나를 꺼내들었다. 호가든 맥주가 달다.

오늘이 어머니 기일인데 너무 정신없이 보냈다.
성묘는 주말에 미리 다녀오긴 했지만, 어머니의 짧은 생을 단 하루라도 마음을 모아 기억해드려야하는데 그리 못해 죄송한 마음이 스친다. 
이제서야 초 하나를 켜고, 음악을 틀고, 어머니를 기억하고 추억한다.
너무 이른 나이에 생을 마감한 탓에 영원히 젊은 나의 엄마를.
들리는 음악은 파스텔 뮤직에서 만든 컴필레이션 <사랑의 단상 – chapter3> 중 Herz analog의 “이별을 걸으며”다.

컨셉 컴필레이션 ‘사랑의 단상’은 롤랑 바르트의 저서 ‘사랑의 단상’ 에서 영감을 얻어 만들어져, 2008년에 첫 번째 앨범을 발표, 2장의 음반과 총 4회의 공연으로 이어지는 프로젝트로 기획됐다. 지구 멸망 직전까지 계속될 ‘사랑’이라는 테마로 기획된 이 프로젝트는 2011년에 그 세 번째 결과물을 발표하게 되었다.
   – 알라딘 음반 소개 중에서.

만남은 찬연히 빛난다. 오랜 시간이 지난 후 사랑하는 사람은 추억 속에서 사랑의 행로의 세 순간을 단 하나의 순간으로 만들 것이다. 그리하여 다만 ‘사랑의 눈부신 터널’에 대해서만 말할 것이다.
   – <사랑의 단상>
“그 때 하늘은 얼마나 푸르렀던가” 중에서

2 답글
  1. 이화
    이화 says:

    노래를 듣는데 눈물이 주루룩 흐르네요. 물론 짧게요.^^ 마음에도 층이 있는지.. 이곳에 오면 그것이 부딪치는 어떤 울림을 느끼곤 합니다. 어제 온종일 흐린 바다를 보고 왔습니다. 노래를 들으면서..하경씨 같은 딸이 있다면.. 하는 순간적인 생각에 놀랬습니다.(역시 짧게 했으니 놀라지 마셔요.^^)사실 저는 ‘딸’을 선호하지 않는 사람이거든요.
    늦여름 잘 보내시고 건강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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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alos250
      kalos250 says:

      **님 같은 어머니가 계셨다면…하는 생각은, 제 어머니께 미안한 일이라 안하겠습니다.^^
      어머니가 살아계셨다면 함께 온종일 흐린 바다를 보고 오는 일은 꼭 해보고 싶어요.

      응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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