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꽤 오랜 시간과 협상 끝에 사직서가 수리되었다.
어제 새벽까지도 강력하고도 징한 만류와 회유를 전해오던 상사와 사장님은 결국 내 ‘간절한 요청’을 수락하였는데, 이유는 이런 저런 주관적인 사유로 인해 “행복하지가 않다” 라는 말과 (스트레스로 인한) 건강 문제.
행복하지가 않다는 말이 그리 강력한 사유가 될 수 있다는 건… 감동적이다.
그런 말을 전하였더니, 우리 회사는 무엇보다 강한 휴머니즘을 바탕으로 한다, 라는  말이 돌아왔다.
감사합니다, 꾸벅 인사를 하고 돌아서는데, ‘그게 그리 감사한 일이냐’ 는 가벼운 핀잔.
떠나는 자의 미안함과 아쉬움과 그리고…

나름 애정이 많았던, 그래서 더 힘들기도 하였던, 내게는 좀 버거웠던 회사는 이렇게 마무리를 하게 되었다.
아직 정리할 시간들이 여러 날 남아있기는 하지만, 회사는 이렇게 좋은 뒷모습을 보여주었고
나도 그래야하는 숙제가 남았다.    

6 답글
  1. 송순우 says:

    근데 여기가 도대체 어디냐…여기저기 물어ㅗ물어 여기까지 왔는데 너인것은 분명한데 이사를 하도 많이 와서 정신이 없네…헐~ 반갑다 .전번도 모두 바뀌고…사는라 무심한 내 탓도 있었겠지만 너의 무심도 만만치 않다…soonwsong@msn.com이나 soonwsong@hanmail.net로 연락바란다. 한국에 살고 있기는 하구나.. 내 전번은…010-7268-5826 회사도 관뒀다면 내게도 시간을 좀 내다오…

    응답
  2. 촌사람 says:

    정말 오랜만에 왔습니다. 물리적으로 바쁘기보단 정신적으로 시달리던 시기였어요.
    휴머니즘을 바탕으로 한다니 말만으로도 기분이 좋아집니다. 노골적인 이윤추구가 도덕, 가치관, 세계관이 되는 시대에 “왜이래 아마추어처럼” 하고 한마디 들을듯한 말을 회사에서 듣다니 놀랍습니다.
    인간같지 않은 사람들을 떠나는 것은 기억하고 싶지 않은 과거가 되어 두고두고 상처를 남기는데 반해서,
    그래도 인간의 모습을 한 사람들을 떠나는 것은 두고두고 추억을 남기는 것 같습니다. 다시는 보고싶지 않은 사람들만 잔뜩있는 인생은 끔찍한데, 보고싶은 사람이 잔뜩있는 인생은 희망이 느껴집니다. 보고 싶은 사람 잔뜩있으신가요? 그 사람들을 못보는 게 못내 아쉬우신가여?ㅎㅎㅎ

    안과 밖이 추운 계절에 바깥으로 나오신걸 보니, 정말 힘드셨나봅니다. 프로 스포츠 선수가 치명적 부상을
    당하고 회복할 때 가장 견디기 힘든 건 회복하지 못하면 어쩌나 하는 공포감이라네요. 그래서 술로 지탱하려는 선수들이 많아 결국 돌아오지 못하는 선수들이 많다네요. 부상은 몸만 당한게 아니란걸 몰랐던 거지요. 힘들었던 마음도 시간과 정성이 있어야 회복될 거 같아요. 초승달이 부풀어 보름달되듯이, 마음이 부풀어 행복한 맘되시길 빕니다.

    응답
    • kalos250 says:

      “정신적으로” 힘든 일은 좀 지나갔나요.
      질량과 모양은 저마다 다르지만, 이래저래 상처 없이 살기는 힘든 모양입니다.
      전 막판에 몇 가지 일로 인해 부상이 생각보다 좀 있네요. 정말 시간이 필요할 거 같아요.
      “마음이 부풀어 행복한 맘 되기” 이 말 참 맘에 들어서, 맘속에 주문으로 간직하고, 촌사람님에게도 돌려줘봅니다. ^^
      남아있는, 젊고 밝고 행복할 나날들에 대한 예의로.. 시름 털어버리고
      즐겁게.. 봄을 맞이하시길.

      응답

댓글을 남겨주세요

Want to join the discussion?
Feel free to contribute!

답글 남기기

이메일은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입력창은 * 로 표시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