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을 고르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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촬영을 다니고 있는 이번 소외지역 순회공연에서는 장애인시설만 세 곳.

한두시간 머물며 공연을 촬영했을 뿐이지만 각각의 장소가 남긴 인상은 꽤 강하다.
그 중 마지막 다녀온 이곳은 규모도 그렇고 분위기도 화기애애한 가족같은 곳이다. 꽃미남 아카펠라 그룹 EXIT의 공연도 큰 몫을 했다. 노래중 자기 이름이 불려지자 빨갛게 상기된 얼굴을 푹 박고 들지 못하던 여학생 뿐만이 아니다. 오랫만에 안구정화했다며 환호하던 학생들의 엄마들에게서 장애인아이를 둔 어미의 비통함(말아톤인가 하는 영화의 장면으로 떠오르는) 같은 건 찾을 수 없었다.
장앤시설이든, 농산어촌, 다문화 가족이든, 일명 “소외계층”(이라 분류된 이들)을 촬영하는 일엔 사실상 조심스러움이 있을 수 밖에 없는데, 생각보다 분위기가 좋아 대체로 촬영은 수월했다. 아이들, 어르신들은 내게 거리낌 없이 말을 걸고 특히 장애학교 아이들은 나를 다짜고짜 껴안거나 손을 잡아끌고 친구를 인사시키기도 했다.
물론 카메라를 카메라를 기피하는 경우도 있었다. 청소년 교정시설은 물론이었고 장애인시설 중에서도 있었는데, 그런 경우엔 전체적인 분위기가 그리 밝지 못했다. 카메라 자체가 좀 폭력적이긴 하지만, 나 자신도 사진찍히는 걸 그닥 좋아하진 않지만, “보호”하는 이들이 “보호”를 이유로 촬영에 제한을 둘 경우가 더욱 그랬다. 그런 날 돌아오는 길엔 어깨에 맨 카메라 가방의 무게가 1.5배 정도는 더 무겁게 느껴졌다.
 
어떤 상황 속에서는 카메라 앞에서 거리낌이 없는가, 아닌가 라는 것이 어떤 척도가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어쨌거나 “소외계층”의 삶을 살고 있는 이들의 당당하고 건강한 모습은 훈훈하고 보기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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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쪽 땅 외진 지역의 학교, 도시의 임대주택 공터에서 열린 마당극을 보는 천진난만한 아이들의 모습은 사진만 봐도 기분이 좋아질 만큼 예쁘고, 꽃미남 오빠들에 열광하는 장애학생들의 얼굴은 또다른 농도가 더해진 깊이로 환하다. 그러나 무엇보다 내 시선을 자꾸 잡았던 이들은 카메라에 아무런 거부감이 없이 오히려 즐기던 장애 학생들의 어머니들.
그 당당하고 쾌활한 어머니들의 존재는 아이들을 더욱 더 사랑받고 사랑하는 아이들로 보이게 만들었음을 사진에서 다시 확인한다.
(이들의 사진을 올리지 않는 건, 아무래도 내 능력의 한계가 명확하기 때문이지만, 편견 가득한 우리 사회에서 내가 보았던 대상이 가진 그 존엄성과 아름다움을 왜곡없이 사진으로 올곧게 드러나게 한다는건… 이런 한 순간의 행사사진이 아니라 더 좋은 환경과 조건이 주어지더라도 과연 가능할까라는 의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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