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 Dec 2011

Beginers

허용님의 블로그에서 추천글을 보고 솔깃하여 짬을 내서 보고 왔다.
한낮의 씨네큐브는 (상상마당도 괜찮다.) 혼자 영화를 보기에 더 없이 좋은 공간.
맨 앞자리를 차지하고 있으면 모든 걸 잊고 그 공간을 홀로 차지한 듯 영화에 몰입할 수 있다.
영화에 완전히 몰입되지 않더라도 괜찮다.  
영화 때문에 촉발된 기억이 스멀스멀 기어나올 때도 그냥 흐르게 내버려두면,
스크린 위에 영상이 흐르듯, 그 흐름을 따라 내 의식도 편안히 흘러가는 느낌이 된다. 상쾌하다.

영화는… 좋았다. 이런 영화를 보고 난 느낌을 모라 표현할 수 있는 단어를 알고 있던 거 같은데 아무리해도 떠오르지 않는다. 150개의 단어를 알고 있지만 말은 하지 못하는 아서처럼. 
허용님은 “신파 없이 슬픔을 이야기하고 맹목과 환상이 제거된 사랑”이라 표현하였지만, 혹은 그래서 그러한가, 사랑에 빠지는 이들-아들 커플 뿐 아니라 아버지 커플 또한-을 보며 가슴이 설레고 아려와서 조금 놀랐다. 신파가 아니어도 영화든 드라마든 시사 프로그램이나 뉴스를 보다가도 눈물이 나곤 하지만, 그와는 좀 다른 느낌의 떨림, 좀 더 깊은 곳에 형성된 진앙에서부터 잔잔하나 뻐근하게 전달되는 진동같은.
(강도는 달라도) 첫사랑을 보는 듯, 혹은 처음 달착륙에 성공한 우주인을 보는 듯.
그래서 모든 사랑에, 우리는 비기너란 것인가.

올리버(이완 맥그리거)가 그리는 ‘슬픔의 역사’라는 일러스트는 책으로 갖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고, 무엇보다 아서같은 친구와 함께 산다면…  
그런 멋진 개든 고양이든 그러한 파트너와, 함께 살 수 있는 그러한 아담한 집이 있고, 또 할 일-생계를 위해 어쩔 수 없이 해야하는 일 말고 즐길 수 있는 일-이 있다면, 얼마든 외로워도, 외로움을 견디는 삶이어도 좋지 않을까, 란 생각은… 교만한 걸까?
그래도 시방은 그렇게만 살 수 있다면야… 하는 생각이  -,.-;;
그런데 왜 이 영화가 ‘월동준비’에 좋다는 건지는 궁금.


Comments

  1. 영화 다 보고 나면 혼자 온 사람들한테 사은품으로 김장김치 한 포기씩 주던데, 못 받으셨어요?
    .
    .
    .
    ^^

    “얼마든 외로워도, 외로움을 견디는 삶이어도 좋지 않을까,란 생각”을 교만이 아니라 희망으로 여기게 된다면, 그리고 여전히 “모든 사랑에 우리는 비기너”라는 사실을 확인하는 것만으로도 외로운 솔로들에겐 추운 겨울을 날 수 있는 월동준비가 따로 없겠죠. 제 보기엔 월동준비 다 하신 듯 한데요? 김장김치만 빼고..

    • 그런 건가요? 흐흐. 김장김치는 ‘남자김치’에서 했어요. 티켓몬스터에서 50% 티켓 구매해가지고. 맛이 괜찮더군요.

  2. 안녕하세요….

    이런 공지가 또 뜨는데…. 어떻게 해결을 해야 할까요?

    도와주세요…. T.T

    ——————

    2차 도메인 블로그 DNS 호스트 IP 제한 안내

    2차 주소(http://suntag.net)에 설정된 DNS 호스트 IP가 12월 27일부터 제한될 예정이니, 이용 가능한 110.45.229.135 또는 180.70.134.239 IP로 변경해주시기 부탁 드립니다.

    변경된 DNS 호스트 IP가 티스토리 서버에 적용되기까지는 약 1일 또는 그 이상의 시간이 소요될 수 있습니다.

    • 이런. 약간의 문제가 있었네요. 처리되었어요. 이제 안심하셔도 되어요.

    • 감사합니다…. T.T

      점심때 일산에 볼일이 있어 갔다가, 흑산도 홍어가 먹고 싶어서 들렀으나, 오후 5시부터 연다는 답변에 돌아섰어요….

    • 거기엘 가셨군요. 어제 홍어 먹을 줄 아냐는 질문 받고 흑산도 홍어 먹은 얘기 했더랬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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