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 May 2015

2015년 봄

유난히 아픈 이들이 많은 봄이다.
나처럼 때늦은 감기로 골골한 정도가 아니라, 온 몸의 세포로 고통을 견디면서, 더러는 지난 생을 돌아보며 조용히 정리하시는 분들을 보면서 자주 마음이 무겁고 울컥해지기도 한다.

어제 저녁, 감기로 콜록거리는 나를 불러내 곰탕을 먹여준 후배는 어떤 심리학자의 말을 인용해 내가 연애에 있어 “로맨티스트” 유형에 속한다고 말해 주었다. 내가 로맨티스트라고? 다소 의아하여 내용을 들어보니 더러는 조금 빗나가기도 하지만 대체로 끄덕이지 않을 수 없는 면면들이 있다. 그 분류에 의하면 리얼리스트를 만나면 대략 난감이고, 아이디얼리스트를 만나는 게 좋다는 결론이다.
근래 들어 다소 서걱이거나 살짝 불편해지는 인간관계에 마음이 어지러워질 때가 있었는데, 그 마음 안쪽을 찬찬히 들여보게도 된다. 그래 어쩌면 그런 성향상의 부대낌이 있었을 수도 있지 하고.

그렇다하더라도,  관계를 지속시키는 가장 큰 힘은 무엇보다 공감의 폭, 깊이 그런 것일 텐데, 그게 꼭 취향이나 코드 그런 것과 나란하게 가지 않는다는 생각도 한다. 마음 깊은 곳에서 시키는 일이어서 때로 파악이 잘 안되기도 한다. 육체적인 것이든 정신적인 것이든 누구나 겪게 되는 다양한 형태의 고통의 시간은 그런 공감의 밀도나 깊이가 맨 얼굴로 드러나는 리트머스 시험지와 같다.

그 결과지가 때로 실망스럽거나 당혹스러울 지라도, 겸허하게, 혹은 용감하게 그를 수용해야한다는 생각도 한다. 그리고 명심할 것은, 내 결과지를 그 어떤 타인에게 강요해서는 안된다는 것.

오른쪽 새끼 손가락이 아픈 걸 내내 방치하고 있었는데, 요만큼의 타이핑을 하는데도 자꾸 제 존재를 아프게 주장하는 이 녀석이 신경쓰이기 시작한다. 직업상 내게 참으로 소중한 손가락의 하나인 것을. 근처 정형외과가 있나 찾아봐야겠다.

이 봄, 큰 고통과 싸우고 있는 이들에게 마음을 모아 응원을 보낸다. 부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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