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 Dec 2016

도깨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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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N의 드라마 ‘도깨비’를 재미있게 보고 있다.

이전부터 좋아라 했던 (인스탄트 커피를 마시게 되면 대체로 카누를 선택한다. 루카스는 맛이 없다) 공유의 멋짐이나, 상큼하기 그지 없는 김고은의 어여쁨과 그 둘의 달달한 연애가 보는 재미를 더해주는 것도 사실이지만 무엇보다 흥미로운 건 과거와 기억을 다루는 방식이다.

훈훈한 브로맨스를 보여주며 등장하는 두 주인공이 주로 이런 흥미로운 장면을 보여주는데, 한쪽은 과거의 기억 때문에 슬픈 도깨비이고, 다른 이는 과거를 기억하지 못해 슬픈 저승사자다. 가슴에 박힌 칼을 열쇠로 풀려나갈 도깨비의 사연이라든지, 전생에 지은 죄로 저승사자가 된 자의 이야기는, 숨막히게 전개되는 가히 초현실적인 오늘날의 사태 속에서 편안하고 안전하게 즐길 수 있는 환타지를 제공한다.

그중에서도 인상적이었던 건, 과거를 기억하지 못해 슬픈 저승사자가 두루마리 그림을 보게 되는 씬이다. 그림 속에서 한 여인의 얼굴을 맞닥뜨린 그는 이유를 알지 못한 채로 찌르는 듯한 가슴의 통증과 함께 ‘닭의 똥’같은 뚝뚝 눈물을 흘린다. ‘기억’하지 못하는 과거가 그에게 고통을 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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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벌로써 기억은 삭제되었지만 그가 인식하는 기억과 상관없이 과거는 실재하고, 한 여인의 그림으로 인해 촉발되고 호출되어 그의 지각에서 현재화되는 순간이다.
여인의 그림은 (바르트의 표현을 빌자면) 그렇게 살아 움직이고, 그는 과거로의 모험을 떠나게 되는 것이다.


Comments

  1. 본가에 내려갔을때 찔끔 몇번 봤는데, 김고은 연기가 너무 튀어 극에서 이질적으로 보였어요. 피곤한 스타일의 여자는 저런가 싶기도 하고 ㅡ.,ㅡ 어디서 돌 날라오나… 카누랑 아무 봉지 커피랑 섞은 맛의 봉지 커피가 나오면 좋을텐데하며 가끔 그렇게 섞어 마시기도 하네요 일전에 얘기했던가 기억력이 영… 여튼 공유는 멋지다 ㅋ 여튼 17년입니다.

    • 음. 김고은 연기가 피곤한 스타일로 보였다니, 뱅쇼님은 아직 아저씨가 아니구다, 라는 생각이… 내가 아는 아저씨들은 푹 빠져 있더라구요. 박혜신에서 김고은으로.. ㅋㅋ
      사실 좀 튀긴 하죠? 27에 열아홉 연기를 하는 게 자연스럽기 힘들었을 수 있겠단 생각도.

      요즘 주로 마시는 커피는 리틀스 향커피입니다.
      영국에서 건너왔다는 리틀스 커피는 맛이 특출하거나 한 건 아니지만, 다양한 선택이 있다는 게 나름 매력이 있더군요. 위스키향의 아이리쉬 크림, 아일랜드 코코넛, 하바나 럼 등 무쟈게 다양합니다.
      다양한 맛이 들어 있는 초콜렛 상자처럼.
      삶에서 점점 선택할 수 있는 게 적어져서 이런 게 좋은가 싶기도 하군요 ㅎㅎ

벵쇼 에 응답 남기기 응답 취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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