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트 기타

혹한의 날씨에 찾아온 독감으로 심하게 찌그러져 있다 오랫만의 기타를 꺼내 들었다.
오래 전 지인 결혼 사진을 열심히 찍어주고 받은 콜트 Earth 200GC라는 이름의 기타다.
인내심과 끈기가 현저히 부족한 나는 그 오랜 시간 손끝의 굳은 살을 만드는 일을 여러 차례 실패하였고, 지금도 제대로 연주를 하지 못한다.
그리하여 좀 더 편한 작은 기타로 바꿔볼까 시도하였다가, 작은 기타의 소리를 들어보고는 바로 마음을 바꾸고, 내 기타를 토닥이며 사과를 건넸다. 잠시 딴 맘을 먹어 미안해 하고.

지금의 콜트 기타는 중국 공장에서 생산된다고 하는데 이 녀석은 국내 콜트 장인들이 수공으로 생산했다는 시기에 나온 것이다. 콜트 기타의 명성을 만들었다는 그 기타 장인들은 많이 알고 있는 바와 같이 악랄한 부당해고로 길고도 힘든 싸움을 거쳐 뿔뿔히 흩어졌고… 저력 있던 국내 기타 브랜드가 그 이상 발전하지 못하고 말았다는 안타까움이 전해진다. 사실 생김새나 소리도 나쁘지 않은 이 기타를 외면하고 있었던 것에는 콜트라는 기업의 이러한 행보의 영향도 없지 않았다.
하나 이전에 콜트 장인들이 직접 만든 것이라 하니… 앞으론 좀 더 어여쁘게 봐주기로 한다.

핑거스타일 연습곡으로 Cannon을 몇 차례 뚱땅거리고나니 벌써 손끝이 얼얼하다.
한데 그 얼얼하고 쓰라린 느낌에 묘한 쾌감이 있으니, 아무래도 이번엔 급하게 포기하지는 않을 것 같은 느낌이다.
육체적 습관적 단련으로 변화를 만들어내는 것. 내가 가장 취약한 이 것에 성공하면 당당히 업그레이드해줄 기타도 찜해 놓았다.  테일러 GS MINI 다.
(가격이 꽤 세다. 육체적 단련만이 아닌, 또 다른 변화 혹은 성취가 필요하겠다. -,.-)


독감이 너무 오래 가는 바람에 신체기능도 떨어지고, 많은 것들이 부질없어지면서 생의 감각이 퇴보하는 후유증을 앓고 있다. 감각의 복원을 위하여 패러글라이딩을 해보자고 친구들을 꼬드겨 보았는데 아무도 동조해주는 이가 없으니, 당분간은 손끝의 감각-통각이나 일깨워 정신을 차리는 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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