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트리 kalos250

목소리

묵언의 대화중에 오래 전 보았던 영화 <HER> 가 떠올랐다. 포스터를 찾아보니… 배우의 표정 변화가 대단하다. ㅎ   묵언의 대화를 해야했던 건 목감기로 시작된 후두염으로 인해 성대손상이 심해졌기 때문이다. 열악한 태생적 신체적 조건들에 비해, 그래도 목소리는 괜찮은 편이라 생각했던 지라… 주사, 항생제 복용이 한달여가 지속되자 날아온 의사의 경고 – 성대 손상, 변화가 불가역적이 될 수 있다는- […]

집 나간 목소리가 그립구나..

인어공주는 두 다리를 얻기 위해 목소리를 잃었다는데, 나는 무엇을 댓가로 목소리를 잃었나를 생각해보니 첫번째로 떠오르는 풍경이다. 이런 풍경을 가지고 있는 평상을 가진 카라반과 앞뜰 사진을 보내온 이의 호출에 호응하여 우루루 몰려갔던 악양에선 하루 내내 폭우가 쏟아졌다.  그 그림같던 풍경속에서, 그 빗소리를 들으며, 밀양 사는 이가 만들어오는 풍성한 안주와 세 종류의 막거리를 섞어 마시는 동안 감기 […]

사무실 수다

이사한지 몇 달이 되어가는 합정동 사무실, 이제 익숙해진 얼굴의 사람들이 수다를 나누기 시작했다. 그 중 가만가만, 타인과 시선을 잘 맞추지 않고 조용히 지나치던 젊은 처자는 한 번 말을 나누기 시작하자 엄청 수다스러워진다. 10년 동안 자신의 외모에 대한 지적질을 끈질기게 해대던 대학 남자선배에게 전화를 걸었단다. ‘이제는 니가  그렇게 나를 괴롭힐 수 있는 시대가 아니야. 정신 차려라. […]

예술의 추억

저장해만 해두었던 칼럼을 하나 찾아 읽는다.  좋아하는 김진영 선생의 글이다. 편리한 기기와 웹환경 덕에 언제든 바로 읽을 수 있는 텍스트들이지만 이 분의 글은 느린 속도로 읽어야 하는 글, 이라는 생각에 저장해두고 읽는다. 그리곤 흔히 잊어버리지만, 다행인 건 글 발표를 잘 안하신다는 것.

거미

처음 보는, 거미의 거미줄 치기. 정교하고 아름다운 무늬와 움직임, 리듬에 끌려, 자꾸 보게 된다.

경칩

경칩이다. 어젯밤 뉴스에 하도 놀라서, 오늘은 새삼 별로 놀랄 일이 생길 것 같지는 않은. 지지한 건 아니었지만 이리 어리석을 거라고는 예상할 수 없었는데, 권력이란 게 참으로 무서운 것이구나 싶기도 하다. 올해 초 S선생님의 추모식에서 추모사를 읊던 그는 분위기만으로 작년과 꽤 달라보였다. 이전엔 그래도 나름의 지향이 뚜렷하고 패기있어 보였던 그의 추모사는 어딘가 모르게  자의식 과잉의 독백 […]

릴레이 전시

얄님의 전시가 내년 2월에 있을 예정이란다. 반가운 소식이다. “그림 팔아서 다음 사람을 지목해 개인전을 지원해주는 것. 릴레이 형식”이라 하니,  같은 길을 가는 동지들간의 그 연대가 멋지다. 2월 13일 오픈. 기억해놓았다가 놓치지 말아야겠다.

드레인, 회귀

우리 뛰어노는 동안 해 저물고 우린 마지막을 함께해 네가 날아가는 동안 나는 걷고 우린 마지막을 함께해 * 그랬으면 좋겠다.  뛰어노는 동안, 그 동안에 해가 저물고… 흔들리는 풍경은 그저  우리들의 이야기 되고  다가오는 폭풍은 그저  또 하나의 노래가 되네 …

세상에 나쁜 개는 없나봐…

한가로운 연휴 아침, EBS의 “세상에 나쁜 개는 없다” 라는 프로를 보다가 깜놀. 반려견 행동전문가라는 직업이 그러한 것인지 강형욱이란 개인의 능력인지는 알 수 없으나, 문제되는 집을 방문하자마자 단번에 문제점을 간파해내고 곧바로 해결책을 제시하는데, 사실상 반려견 뿐 아니라, 가족-인간 행동 전문가처럼 보이기도 한다. 이 집의 문제는 덩치 큰 세 남자-삼부자의 일상적인 거친 행동들과 작고 여리고 관계의존적인 성향의 […]

아노말리사

아노말리사 (Anomalisa, 찰리 카우프만, 듀크 존슨 감독, 2015) 스톱모션 애니메이션으로 재현된 놀라운 디테일 속에서 뜻밖의 싸늘한 리얼리티를 맞닥뜨리게 되는 영화. 제니퍼 제이슨 리(리사 역), 톰 누난과 데이빗 듈리스(마이클 역)의 목소리 연기도 일품이지만, 주인공 마이콜이 모든 사람들을 동일한 얼굴과 목소리로 인식하는 (프로골리 증후군이라 한다지) 설정 속에서, 목소리를 그 자체로 타인과 맺는 관계를 은유적으로 표현하거나 매개하는 주요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