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트리 kalos250

물감을 샀다

이번에 이삿짐을 싸고 정리를 하면서 다시는 뭔가를 방 안에 들여야 하는 도전이나 시작은 절대 하지 않으리라 그리 다짐했건만…  새로 시작하는 게 아니라 이미 시작된 거였다는  핑계와 생일을 앞둔 적절한 타이밍과 어제의 꿀끌했던 상황을 결정적인 계기로 하여 새로운 지름 아이템이 도착했다. 이번엔 물감이다.  가난했던 어린 시절엔 새 물감을 사야한다는 말을 못하고 굴러 다니던 튜브물감을 모아 팔레뜨에  […]

응암동을 떠나며

살고 있던 망원동이 뜨면서 너무 시끄러워져 훌쩍 이사를 감행한 후, 아무 연고도 없는 응암동에 와서 몇 해를 살았다.  이마트가 가까이 있어 편했고 적당한 (나름의) 맛집이 있었으며 불광천이 지척에 있어 나쁘지 않았다. 바람 좋은 날엔 북한산 둘레길이나 서오릉 산책길도 좋았다.  몸의 컨디션이 안 좋을 때나 기분이 심히 꿀꿀할 땐,  조금 떨어진 곳의 친구가 기꺼이 와 주어  […]

“혼자 늙어갈 때 느슨한 인간관계가 필요해요”

“혼자인 사람들에게는 강한 인간관계만큼이나 느슨한 인간관계가 절실해요. 느슨한 인간관계는 노후를 대비한 최소한의 사회안전망이기도 하지요.” 원문보기 그래, 어쩌면 그리 우려할 일이 아닐 수도 있겠어.  근래 잔병치레가 잦아지면서 아침이나 자기 전 가벼운 요가를 한다.  유튜브의 “요가소년”이나 “요가은”이 좋은 선생님이 되어 준다.  특히 자기 전에 까먹지 않고 해주면, 수면 진입이 훨씬 수월해진다. (물론 자주 까먹는다.) 요가 마지막에는 “송장 […]

스텔라 아르투아~

필요한 게 있어 몇 년전 하드 디스크를 뒤적이다, 담아놓기만 했던 사진들을 들여다보니 시간이 훌훌 간다.  밀린 일들이 많은데… 싶어 그만 닫으려는 순간에 사진 한 장이 눈에 들어왔다.  몇 해 전 런던 시내를 어슬렁거리다 갑자기 내리는 비를 피해 들어간 조그만 펍. 피시앤칩스를 시켜놓고 맥주 한 모금 마시다 사진 한 장 박으려는데, 그 찰나에, 이것도 추억이라며 불쑥 나의 […]

뉴스들.

매일 매일 충격적인 뉴스가 쏟아지고 있다. 집중해서 뭘 하기가 쉽지 않을 정도다. 장자연씨 사건의 증언자로 나선 윤지오씨는 증언의 고귀함에 대해 생각하게 한다. 아름다운 그녀가 견뎌왔던 시간에 박수를 보내며 그녀의 꽃 같을 앞날에 마음 깊이 응원을 보낸다.   승리와 정준영 두 사람의 뉴스는 못 보고 지나치기는 정도로 쏟아진다. 뉴스 영상에서보이는 그들의 앳된 얼굴은 순진한 악마같다.  웬만해선 […]

커피 그라인더

뭔가를 함부로 끊으려 하는 게 아닌가보다. 조금이라도 더 건강해지겠다고 아주 잠시 커피를 끊으려했다가 오히려 커피 의존도가 더 높아지고 말았다. 이런 걸 커피 요요현상이라 해야하나. 게다가 커피맛에는 더 민감해져 커피를 바꾸고, 이 참에 오래 고민하다 말던 그라인더도 저렴한 놈으로 장만하고 말았다. 빈스업 충전그라인더. USB 충전, 입자크기는 돌려서 조절. 버튼 하나만 누르면 열심히 갈고 저절로 멈춘다. 그냥 […]

클라이언트란…

카카오톡에 나온 이모티콘. 어찌나 리얼한 지… “화려하면서 심플하게, 클래식하면서 모던한 느낌으로” 부터 시작해 너무나 빠짐없이 친숙해서 클라이언트들은 저 32개 멘트들을 메뉴얼에 저장했다가 경우에 따라 하나씩 꺼내놓는 것만 같다. 잘 캐치하고 잘 그렸다. 이런 건 사줘야하는데 싶지만, 늘상 이런 걸 듣고 있는 내가 쓸 일이 없이 없으니… 휴~ 일하기 시러….

박야일 개인전

얄님의 전시가 내일이다. 큰 사고를 겪고 나서 하루 11시간씩 매달려 그린 그림이라니 안 볼 수가 없다. 다행히 며칠 전부터 시작된 감기 증상도 부지런히 쉰 덕에(쉬는 일도 부지런해야 할 게 있더라) 수그러지기 시작하니, 내일이든 모레든 오랜만에 인사동 나들이를 갈 수 있겠다. 인사동 가보는 게 얼마 만인지. 기억을 떠올려 보려 하니, 지난 추억들이 밀려들어 살짝 콧날이 시큰해진다. […]

문상을 다녀오다

멀리, 광주까지 문상을 다녀왔다. 나름의 삶의 이력으로 통상적인 관혼상제의 네트웍에서 살짝 비껴있는 탓에, 꽤 오랫만이기도 하고 그 형식이 잘 익숙해지지도 않는 일이다. 가족과 조용히 보내려하니 멀리서 명복을 빌어달라고 소식이 온 터라 살짝 고민을 하기도 하였지만 그건 그 녀석의 심성 때문이라는 판단은 옳았다. 상주의 얼굴에 드러나는 반가움은 그 사실을 확인해주기에 충분한 것이었다.  그리 북적이지 않아 가까운 […]

서영인, 오늘도 가난하고 쓸데없이 바빴지만/ 김진영, 아침의 피아노

가지고 있는 책들이 버거워 팔아먹으려고 뻔질나게 드나들고 있는 알라딘에서 우연히 이 책을 발견한 순간 그냥 지나칠 수가 없었다. “오늘도 가난하고 쓸데없이 바빴지만” 이라는 타이틀이야말로 나의 현재 삶을 간단히 핵심적으로 지칭하고 있는 말들이 아닌가. 그런 생각으로 전자책 기미가 보이지 않는 책을 바로 주문하기까지 한 데에는 그 날의 상황도 한몫 하였을 것이다. 너무나 내키지 않는 약속을 앞두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