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트리 kalos250

다음 생 같은 건…

‘이 생은 틀렸어’ 라는 말이 자꾸 빠작거린다고 하니 P가 말했다.  다음 생 같은 건 없어, 라고. 그 단호함에 슬쩍 서운함이 스미어, 드라마 도깨비에선 세 번은 살 수 있다 하던데… 툴툴대고 있는데 그의 다음 말이 도착했다. “그러니 남은 생에 하고 싶은 건 다 해봐야지” 그 말의 여운으로 오늘 호출해보는 문장. “(…) 하지만 모든 행동은 그것이 가져올 […]

권력을 주지 않는 방법

내가 인정하지 아니하는 타인에게 “권력을 주지 않는 방법”에 대해 생각하고 또 생각한다. 그로 인해 가벼워질 무게를. 홀가분함을. 어떠한 이유로든 내 손을 떠난 권력을 회수하는 일은 쉽지가 않으므로.

콜트 기타

혹한의 날씨에 찾아온 독감으로 심하게 찌그러져 있다 오랫만의 기타를 꺼내 들었다. 오래 전 지인 결혼 사진을 열심히 찍어주고 받은 콜트 Earth 200GC라는 이름의 기타다. 인내심과 끈기가 현저히 부족한 나는 그 오랜 시간 손끝의 굳은 살을 만드는 일을 여러 차례 실패하였고, 지금도 제대로 연주를 하지 못한다. 그리하여 좀 더 편한 작은 기타로 바꿔볼까 시도하였다가, 작은 기타의 […]

블러드문

“달이 평소보다 크게 보이는 ‘슈퍼문’, 한 달에 두 번 뜨는 ‘블루문’, 개기월식으로 인한 블러드문”을 35만 9307㎞가 떨어진 지구, 서울 은평구 건물 옥상에서 지켜보았다. 개기 월식도 신기하긴 하였으나, 지구의 그림자에 가려져 점점 사위어 가던 달이 어느 순간 다시 붉은 빛으로 빛나는 걸 보는 건 보다 인상적이었다. 찾아보니 해의 장파장이 지구의 겉을 돌아 달에 도착해서 생기는 현상이란다. […]

김애란, 바깥은 여름

  나는 내가 나이도록 도운 모든 것의 합, 그러나 그 합들이 스스로를 지워가며 만든 침묵의 무게다. 나는 부재不在의 부피, 나는 상실의 밀도, 나는 어떤 불빛이 가물대며 버티다 훅 꺼지는 순간 발하는 힘이다. 동물의 사체나 음식이 부패할 때 생기는 자발적 열熱이다. -108p, 침묵의 미래   오래된 사진 속의 나는 언제나 어색한 듯 자명하게 서 있다. 정확히 […]

불박

한 생을 살다간 한 생명체의 외피였던 가죽위에 뜨거운 기계로 “불박”을 찍는다. 저마다 다른 가죽의 특성에 꼭 맞는 온도와 시간의 조합을 찾아야 하는 일이다. 그렇게 제대로 된 무늬를 만들기 위해 고투할 때면 오래 전 필름을 현상하면서 온도와 시간을 맞추던 일이 생각난다. 찾아낸 조합이 또 늘상 똑같은 결과를 내는 건 아니어서 찍기 전에 쪼가리 가죽으로 꼭 테스트를 […]

홍도야…..

  신촌에 사는 홍도. 달력 사진을 찍는데, 청하지도 않았는데 슬그머니 다가와 포즈를 취해주었다. 겨우 두 번째 만남에 살가운 눈길과 보드라운 스킨쉽을 허락해주다니. 홍도 같은 녀석과 동거할 수 있는 만큼만, 그 정도의 여유와 능력을 가질 수 있었으면… 예뻐서 주말 내내 작업한 사이트에 출연을 시켰다. 반응이 좋다. 달력 판매는 여기서… http://www.forestogether.org/artshop

편두통

듣기에 영 거북한 목소리로 4차 산업을 외쳐대는 후보가 여기 저기 출몰하는 이 때에, 3차 산업은(혹은 우리는 -,.- ) 이제 글렀다며 2차 산업(혹은 1차 산업)으로 가야한다던 지인(나름 IT계의 브레인이었던)의 말을 자꾸 되새기게 되는 상황에, 누가 볼세라 꽁꽁 숨겨두듯 했던 포트폴리오 사이트를 개비하며 슬라이드 이미지를 찾다가.. 예전에 찍었던 사진을 끄집어 내었다. 벌써 아득해진 수년 전, 동생이 부탁한 […]

멀리서, 김지혜와 탕웨이

 탕웨이도 이 노래를 불렀다는 걸 오늘 알았다. 하지만 내겐 역시나 손성제 <비의 비가>에서 만난 김지혜의 목소리가 훨 좋다. 수년 만에 만난 친구가 음악을 듣지 못하고 살았던 지난 세월에 대해 얘기할 때, 친구를 안쓰러이 보았었는데… 문득 생각해보니 내가 그러고 있다. 어지러운 시국 탓만은 아닐 것이다. 즐겨 듣던 시디를 꺼내고, 휴대폰에 저장된 팟캐스트를 지우고 음악을 다운 […]

형광펜

‘너무 진하지 않은’, “마일드”한 색감에, 뚜껑을 잃어버릴 염려없는 노크식 심플한 디자인이 딱이다 싶긴 하였으나, 한 다스는 너무 많았다. 펜 한두 자루 사기엔 배송비가 아깝기도 하였겠지만, 배송되어온 작은 박스를 개봉하고 보니 허허로운 웃음이 나왔다. 이걸로 뭘, 얼마나 ‘하이라이트’할 수 있을까! * 그가 말한 “free”가 어떤 의미였는지는 정확히 모르지만 (비 오는 날 술 마실 수 있는 자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