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레인, 회귀

우리 뛰어노는 동안 해 저물고
우린 마지막을 함께해

네가 날아가는 동안 나는 걷고
우린 마지막을 함께해

* 그랬으면 좋겠다.  뛰어노는 동안, 그 동안에 해가 저물고…

흔들리는 풍경은 그저 
우리들의 이야기 되고 
다가오는 폭풍은 그저 
또 하나의 노래가 되네 …

크랜베리스, 돌로레스 오리어던

아일랜드 얼터너티브 록 밴드 크랜베리스 (The Cranberries)의 리드 보컬 돌로레스 오리어던((Dolores O’Riordan)이 지난달 15일 사망했다는 소식을 이웃블로그에서 접했다. 신규앨범을 준비하던 그녀의 나이는 46세.
애잔하면서도 영롱한 결을 지닌 노래를 이어 들으며 추모의 마음을 모아본다.

크랜베리스의 노래 중 가장 많이 들었던 건 <Dreams>일 것이다.
아득히 오래전 자신의 컬렉션을 카세트 테이프에 녹음해 선물로 주었던 친구가 있었는데, 그 안에 이 노래가 포함되어 있었다.
그 컬렉션이 맘에 들어, 테이프가 늘어져 어쩔 수 없이 폐기해야할 때까지 듣고 또 들었다.
그와 함께 갔었던 신촌전철역 뒷쪽의 “놀이하는 사람들” 이나, 어쩌면 종로의 “라커스” 같은 데서도 그녀의 노래들을 신청해 들었을 것이다.
지금은 아스라한, 그래서 참 좋았던 시절의 기억이다.

이렇게 목소리로 남는 음악이란, 인생이란 얼마나 멋지고 아름답고 또 경이로운 것인지…
Rest in peace Dolores…

멀리서, 김지혜와 탕웨이

탕웨이도 이 노래를 불렀다는 걸 오늘 알았다.
하지만 내겐 역시나 손성제 <비의 비가>에서 만난 김지혜의 목소리가 훨 좋다.

수년 만에 만난 친구가 음악을 듣지 못하고 살았던 지난 세월에 대해 얘기할 때, 친구를 안쓰러이 보았었는데… 문득 생각해보니 내가 그러고 있다. 어지러운 시국 탓만은 아닐 것이다.
즐겨 듣던 시디를 꺼내고, 휴대폰에 저장된 팟캐스트를 지우고 음악을 다운 받는다.
그러고도 “어쩌다보니 이렇게” 살게 된 인생에 대한 회한이 남아, 낮에 만난 H에게 전화를 걸어 “나처럼은 살지 말라” 잔소리를 한다.
나른하게 피곤했던 찬란한 봄날 하루가 이렇게 가고 있다.

윤덕원, 농담

쓸쓸한, 농담의 풍경.

네버엔딩스토리0416

“그리워하면 언젠가 만나게 되는 / 어느 영화와 같은 일들이 이뤄져 가기를
힘겨워한 날에 너를 지킬 수 없었던 / 아름다운 시절 속에 머문 그대이기에” (네버엔딩스토리 중)세월호 유가족과 시민들이 함께 부른 부활의 ‘네버엔딩 스토리(Never ending story)’ 리메이크 뮤직비디오가 공개돼 화제를 낳고 있다….”

석연치 않은 결말

추억은 가슴 속에.
석연치가 않아, 많은 것들이.

불나방스타쏘세지클럽, 석연치 않은 결말

우울, 예술의 전당

_20150512_184300

_20150512_2107360

감기의 후유증이라도 되는 양, 뻔뻔하게 자리를 차지하고 있던 우울.
그 와중에 도착한 책은 순전히 번역자와의 친분 때문에, 의리로 주문한 책인데,
받고 보니 어찌 나를 위해 번역을 하신 게 아닐까 싶기도 하다.
핸드폰으로 생색내기용 사진을 보냈더니, 집에 몇 권 있다며… 진정 책을 사랑하는 처자로고… 하셨다.

_20150514_123553

_20150514_123737

짙어가는 우울을 떨쳐내기에 꽤 효용이 있었던 외출.
클래식 전곡을 딴 짓 안하고 집중해서 끝까지 들어본 적이 언제였던가.
빅토르 할아버지는 저 연세에 어떻게 저렇게 정교하고 현란한 손가락의 움직임을 구사할 수 있는지,
직업병 없이 어떻게 손을 간수하시는 지도 몹시 궁금.
(나는 그리 많이 쓰는 것도 아닌데 손가락 저림으로 나이키 아대를 하고 다니는데!)
다음 생을 맘대로 선택할 수 있다면, 작은 움직임으로 큰 소리를 내는 큰 울림통을 가진 콘트라베이스 주자를 선택하리라.
이 생엔 글렀지만 다음 생에라도, 그런, 큰 울림통을 가진 사람이 되고 싶단 말이지.

오래된 궁금함이 있던 마크 로스코 전시.
스티브 잡스를 마케팅에 끌어들인 건 정말 영리한 한 수 였다는 생각.
관람 후 로스코의 죽음을 암시했다고 전해지는 유작- 피의 레드- 엽서를 집어들자 동행했던 R군이 계산을 해주며 말했다.
“죽지는 마시라” 고.

_20150513_183547

_20150513_224312

_20150513_191222

동행인이 히스토리를 아는 곳이라며 안내한 더바도프 The Bar Dopo.
이곳을 처음 만들었다는 주인장이 운영하고 있다는 군산의 가게도 언젠가 가볼 수 있으면 좋겠다.

지리산에 처음 올랐던 어린 시절엔,  ‘세상에는 아름다운 풍경들이 참 많구나, 그러니 더 살아봐야겠다’ 라고 일기에 적었더랬는데,
한참의 세월이 지난 지금엔 이렇게 적어보아야겠다.
‘세상엔 아직 들어보지 못한 아름다운 음악도 많고, 볼 수 있는 근사한 미적 성취들도 너무 너무 많지만,
그보다…. 아직 맛보지 못한 맛난 것들이 너무나 많으니 좀 더 살아봐야겠다’ 고.
하룻동안 다소 화려한 포즈로 감행한 예술의 향유, 그 끝이 이러하니,
당분간 엥겔지수가 좀 올라갈.. 수 있으려나 모르겠다.

어제 들었던 차이코프스키의 교향곡 5번을 내내 듣는다.
R군이 추천했던 Leningrad Philharmonic Orchestra다.

선데이 시크릿, 바램

뒤척이던 내 방 한 구석에 이젠 나올 법도 한데 찾으려 하면 사라져
한없이 간절했던 지난 나의 설렘 이제는 끝이 없는 바램
소중한 것은 움켜쥘수록 다가가려고 할수록 조금씩 멀어지는 걸
너에게 들려줬던 지난 나의 노래 이제는 끝이 없는 바램

**현실 감각은 무뎌가고 떠밀려 오는 삶의 무게가

오늘도 내일도 멈춰 서게 한다 꿈이라는 저 언덕 아래
나이란 놈을 먹어갈수록 수염이 굵어 갈수록 나는 더 작아지는 걸
너에게 들려줬던 지난 나의 노래 이제는 끝이 없는 바램

헤르쯔 아날로그 (Herz Analog) – 바다

해질 무렵 세상이 검푸르러질 때쯤
마을엔 불빛이 하나, 둘 켜지고
그 푸르스름했던 넌 나를 보네
참 반가웠어
그 한여름밤의 기억들이

그 소중했던 너와 그 바다가
여전히 곁에 남아
나를 여전히 설레게 해

모두 돌아가 달빛만 고요히 남은 바다
그 파도에 흐르는 우리 두 사람
그 달빛에 비춰진 넌 나를 보네
참 반가웠어
그 한여름밤의 기억들은

……

취한 밤, 아프지는 말라고.

지난 밤 라군이 긴 문자질 끝에 자장가로 추천해준 노래다.
“아프지만 마삼” 이라며.

언제부턴가 말이야
먹고 살아가는 문제
돈을 번 친구들, 아이들 얘기
우리 참 달라졌구나

언제부턴가 말이야
농담에 숨어서 삼켜 버린 맘
술에 취해 서성대는 밤
그런 내가 익숙해져

그렇게 우린 변해가고
시간은 멋대로 흐르고

하나둘씩 떠나네
저 멀리 이사를 가고
돌아올 수 없는 저 먼 곳으로…
우린 행복해진 걸까

맘껏 소리 내 웃던
기억이 언젠지 난 모르겠어
화를 내는 일도 없게 돼
가슴이 멈춘 것 같아

그렇게 우린 변해가고
시간은 멋대로 흐르고

모두들 잘살고 있나요 괜찮은 건가요
오래 품어왔던 꿈들 내 것이 아니었나 봐요 다 그렇잖아요
그게 참 그리웠나 봐요 표현하지 않아도 알아주던 사람들
정말 고맙고 또 미안해요 우리 아프지만 마요

(유희열 작사 작곡)

그의 말대로 가사를 귀 기울여 듣다보니, 딱 라군표다.
그리고, 참 잘 알겠다. 사람들이 내게 왜 변하지 않는다고 하는 지,(사실은 참 많이 변해, 많이 사그라져가고 있는데도!)
종종 또래의 친구가 아쉬워지기도 하는 (이 나이에 이러한 감성을 갖고 있는 사람을 찾기가 쉽지 않다는 말을 듣는?)  이유가 무엇인지도.
또한,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느 순간 그런 차이들이 무화되고 두루뭉실 비슷해지는 지점이 어디인지를.
왜 중년이 되면 다 비슷비슷한 실루엣을 갖게 된다고 말하는 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