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었지 뭐야…

오랫만의 접속이다.

한참이나 미적거리던 여름도 이제는 한풀 꺽여가는 듯 하다.
그 뜨거웠던 계절중에, 나는 마포구를 떠나 은평구민이 되었다. 
처음 살아보는 응암동은 – 감자탕집만 많은 것이 아니라- 정말 사람이 많이 사는 동네, 라는 느낌이다.
홍제천의 지류로서 북한산까지 이어진다는 불광천에도, 길 건너 이마트에도,
부지런히 몸을 움직이고 보살피며  하루하루를 빼곡하게 살아가는 사람들로 가득하다.

며칠 간 짧고 드센 장염으로 널브러져있던 나도 그 무리에 합류하여,
이마트 식품코너에서 전복죽이니 동원양반죽이니 하는 걸 찾고  
나약해진 근육을 단련시킬 방법을 궁리하고 있다. 

며칠간 아픈 배를 움켜쥐고 티비 앞에서 뒹굴뒹굴하였는데,
 “괜찮아 사랑이야”가 끝난 뒤로는 별로 땡기는 게 없다가
다행히 슈퍼스타K가 포착되었다.
그 중에 울컥했던 노래 하나. 

잠 못 이루고 있는 후배에게 카톡으로 이 노래를 소개해주고, 잠을 청하기로 한다. 

이정열·손병휘 – 조율(c:한영애)

어제 청계광장에서 이 노래를 들었다. (그 영상이 있으면 좋으련만, 찾지 못했다.)
조금 다르게, 다른 상황에서 듣는 “조율”이 너무 적절하여 절절했다.
특히나  이정열씨의 깊은 목소리가 “잠자는 하늘님이여… 있다면… 있다면… “하고 외치는 대목에선 아, 하고 탄식이 났다. 
진짜, 대대적인 조율이 필요한 세상이다.

Oscar Peterson – Hymn To Freedom

생각의 여름

좋아서 하는 밴드, 천체사진

정신을 차리기 위해 찬 바닷바람을 맞으러 가는 기차 안에서 이 노래를 만났다.
참을 수 없는 현재의 얄팍함에 진저리 치다가 만난 별빛 같은 노래를 듣다
그만 눈물이 났다.

의미 없는 너와 나의 어제오늘이
먼 훗날 아름다운 사진이 될 수 있을까
우린 오늘도 아주 작은 별이 된다
먼지 같은 빛을 내려 몸부림친다

가을방학, 첫날밤

이 노래가 흘러 나오면 나도 모르게 배시시, 웃음이 난다.

이렇게나 쑥스런 얘기를 이렇게 상큼하게 하다니…

예쁘다.

가을방학, 가끔은 미치도록 네가 안고 싶어질 때가 있어

“이별의 충격이 다 가시고 나서도 이따끔씩 작은 지진처럼 일상을 흔들어놓는, 소중한 사람의 부재에 관한 노래입니다.”  -정바비

한희정, 이 노래를 부탁해

옛날 옛날에 전해져 내려오는 이야기
할머니의 할머니 아득한 먼곳에 이야기

실제로 있었던 일이란다
그녀가 살아낸 고통의 생은
백 년전 혹은 어제의 사건
세상은 변함없고
사람들은 자신의 이야기로 바쁠테니

이 노래를 부탁해
끊이지 않는 비극
너와 나의 무관심을 노래해줘

이 노래를 부탁해
침묵으로 얻은 평화
또 망각을 위한 망각을 노래해줘

옛날 옛날에 전해져 내려오는 이야기
할머니의 할머니 아득한 먼곳에 이야기

실제로 있었던 일이란다
그녀가 살아낸 고통의 생은
백 년전 혹은 어제의 사건
세상은 변함없고
사람들은 자신의 이야기로 바쁠테니

우리가 얼마나 잔인했는지
우리가 얼마나 아파하는지

이 노래를 부탁해
끊이지 않는 비극
너와 나의 무관심을 노래해줘

이 노래를 부탁해
침묵으로 얻은 평화
또 망각을 위한 망각을 노래해줘

20131026_122610

“이러니 내가 안 반해…. “

Knockin’ on Heaven’s Door

언제 보았는지도 기억이 잘 안나지만, 밥딜런의 노래가 흐르던 그 엔딩은 잊을 수 없는 영화. “Knockin’ on Heaven’s Door”
시한부 인생을 선고받고 만난 두 남자가 우여곡절 끝에 바다에 이르게 되는 로드무비다.
‘별 얘깃거리가 없는 천국에서는 바다의 아름다움과 바다에서 바라본 석양을 얘기할 뿐’이기 때문에
바다를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남자를 위해 떠난 여행의 끝, 마침내 바다를 마주한 두 남자의 실루엣은 얼마나 강렬했던지.

천국의 문을 두드리고 싶은 날들, 이라고 말하지는 말자.
그냥 바다가 보고 싶을 뿐이라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