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르쯔 아날로그 (Herz Analog) – 바다

해질 무렵 세상이 검푸르러질 때쯤
마을엔 불빛이 하나, 둘 켜지고
그 푸르스름했던 넌 나를 보네
참 반가웠어
그 한여름밤의 기억들이

그 소중했던 너와 그 바다가
여전히 곁에 남아
나를 여전히 설레게 해

모두 돌아가 달빛만 고요히 남은 바다
그 파도에 흐르는 우리 두 사람
그 달빛에 비춰진 넌 나를 보네
참 반가웠어
그 한여름밤의 기억들은

……

취한 밤, 아프지는 말라고.

지난 밤 라군이 긴 문자질 끝에 자장가로 추천해준 노래다.
“아프지만 마삼” 이라며.

언제부턴가 말이야
먹고 살아가는 문제
돈을 번 친구들, 아이들 얘기
우리 참 달라졌구나

언제부턴가 말이야
농담에 숨어서 삼켜 버린 맘
술에 취해 서성대는 밤
그런 내가 익숙해져

그렇게 우린 변해가고
시간은 멋대로 흐르고

하나둘씩 떠나네
저 멀리 이사를 가고
돌아올 수 없는 저 먼 곳으로…
우린 행복해진 걸까

맘껏 소리 내 웃던
기억이 언젠지 난 모르겠어
화를 내는 일도 없게 돼
가슴이 멈춘 것 같아

그렇게 우린 변해가고
시간은 멋대로 흐르고

모두들 잘살고 있나요 괜찮은 건가요
오래 품어왔던 꿈들 내 것이 아니었나 봐요 다 그렇잖아요
그게 참 그리웠나 봐요 표현하지 않아도 알아주던 사람들
정말 고맙고 또 미안해요 우리 아프지만 마요

(유희열 작사 작곡)

그의 말대로 가사를 귀 기울여 듣다보니, 딱 라군표다.
그리고, 참 잘 알겠다. 사람들이 내게 왜 변하지 않는다고 하는 지,(사실은 참 많이 변해, 많이 사그라져가고 있는데도!)
종종 또래의 친구가 아쉬워지기도 하는 (이 나이에 이러한 감성을 갖고 있는 사람을 찾기가 쉽지 않다는 말을 듣는?)  이유가 무엇인지도.
또한,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느 순간 그런 차이들이 무화되고 두루뭉실 비슷해지는 지점이 어디인지를.
왜 중년이 되면 다 비슷비슷한 실루엣을 갖게 된다고 말하는 지도.

잊었지 뭐야…

오랫만의 접속이다.

한참이나 미적거리던 여름도 이제는 한풀 꺽여가는 듯 하다.
그 뜨거웠던 계절중에, 나는 마포구를 떠나 은평구민이 되었다. 
처음 살아보는 응암동은 – 감자탕집만 많은 것이 아니라- 정말 사람이 많이 사는 동네, 라는 느낌이다.
홍제천의 지류로서 북한산까지 이어진다는 불광천에도, 길 건너 이마트에도,
부지런히 몸을 움직이고 보살피며  하루하루를 빼곡하게 살아가는 사람들로 가득하다.

며칠 간 짧고 드센 장염으로 널브러져있던 나도 그 무리에 합류하여,
이마트 식품코너에서 전복죽이니 동원양반죽이니 하는 걸 찾고  
나약해진 근육을 단련시킬 방법을 궁리하고 있다. 

며칠간 아픈 배를 움켜쥐고 티비 앞에서 뒹굴뒹굴하였는데,
 “괜찮아 사랑이야”가 끝난 뒤로는 별로 땡기는 게 없다가
다행히 슈퍼스타K가 포착되었다.
그 중에 울컥했던 노래 하나. 

잠 못 이루고 있는 후배에게 카톡으로 이 노래를 소개해주고, 잠을 청하기로 한다. 

이정열·손병휘 – 조율(c:한영애)

어제 청계광장에서 이 노래를 들었다. (그 영상이 있으면 좋으련만, 찾지 못했다.)
조금 다르게, 다른 상황에서 듣는 “조율”이 너무 적절하여 절절했다.
특히나  이정열씨의 깊은 목소리가 “잠자는 하늘님이여… 있다면… 있다면… “하고 외치는 대목에선 아, 하고 탄식이 났다. 
진짜, 대대적인 조율이 필요한 세상이다.

Oscar Peterson – Hymn To Freedom

생각의 여름

좋아서 하는 밴드, 천체사진

정신을 차리기 위해 찬 바닷바람을 맞으러 가는 기차 안에서 이 노래를 만났다.
참을 수 없는 현재의 얄팍함에 진저리 치다가 만난 별빛 같은 노래를 듣다
그만 눈물이 났다.

의미 없는 너와 나의 어제오늘이
먼 훗날 아름다운 사진이 될 수 있을까
우린 오늘도 아주 작은 별이 된다
먼지 같은 빛을 내려 몸부림친다

가을방학, 첫날밤

이 노래가 흘러 나오면 나도 모르게 배시시, 웃음이 난다.

이렇게나 쑥스런 얘기를 이렇게 상큼하게 하다니…

예쁘다.

가을방학, 가끔은 미치도록 네가 안고 싶어질 때가 있어

“이별의 충격이 다 가시고 나서도 이따끔씩 작은 지진처럼 일상을 흔들어놓는, 소중한 사람의 부재에 관한 노래입니다.”  -정바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