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리이야기

 

이병우의 <마리이야기> OST를 오랫만에 듣는다.
바다, 비, 유리구슬, 등대, 하늘, 구름…. 이런 서정적이고 몽환적인 애니메이션의 이미지들이 이병우가 만든 음악속에 고스란히 녹아있다.
벌써 7년여 년,  씨네큐브에서 친구와 함께 이 영화를 보면서 눈이 시리게 맑은 그림과 음악에 푹 젖어있던 순간은 꽤 행복했던 기억으로 남아있는데, 지금 다시 이 음악을 들으며 콧날이 시큰한 것은 어떤 상실, 어떤 부재 때문인 것인지 그 날의 기억을 호출해보다 시간을 놓친다.
내리는 비에서 바다 냄새가 나는 건 너무나 당연한 일이라고 얘기해주던 친구는… 어떤 시간을 살고 있는지, “어떤 모습으로 오늘을 시작하는지”….
친구가 사주었던 책 <마리이야기>는 어디로 갔는지 기억나지 않고,  
아직 끝내야할 일이 있는데 밤이 깊었다. 늘 그렇듯이.  

Why do I need feet when I have wings to f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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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시드폴, Why do I need feet when I have wings to fly? (from 버스, 정류장)

김두수, 저녁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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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로컬리 너마저, 보편적인 노래

 

보편적이지 않은 제목의, 보편적인 노래. 보편적인 이야기.

산책

9327797617.mp3 Pat Metheny, Letter from Home : <Letter from Home> (1989)

오랫만에 늦은 밤 공원 산책길에 나섰다.
달이 안보여도 도시 속의 작은 동산은 그리 어둡지 않다.
그래도 조심 조심 걸었다. 나이가 더 많이 들고 눈이 침침해지면 밤산책은 어렵겠다는 생각도 하면서.
며칠간 소화가 계속 안되었는데, 좀 걷다 보니 체증이 좀 내려간 듯한 느낌. 
역시 운동부족인가.


엄마 생각이 났다.
어릴 적 엄마는 사이다를 자주 마셨다.
소화가 안된다는 엄마를 위해 사이다 심부름도 여러 번 했던 거 같다.
엄마가 위암으로 돌아가시고 나서 큰 이모는 “소화가 안된다며 사이다만 그렇게 마시더니… 병난 것도 모르고..” 하며 서럽게 우셨다.
그 말을 듣고 엄마의 병을 말기에야 발견하게 된 데에 사이다의 거짓 효능이 한 몫을 한 것이 틀림없다고 생각한 아이는 사이다가 미웠다. 죄책감도 느꼈던 거 같다.
그 이후로, 나는 사이다를 마신 적이 거의 없다.
어렸을 때 삶은 계란 먹을 때도 차라리 오렌지색 선명한 환타를 마셨고,
커서도 삼겹살에 소주 마실 때 서비스로 나오던 사이다도 마다했다.
(그러고 보니 요즘엔 사이다 서비스가 나오는 일이 별로 없군)


몸이 약했던 엄마는 아이 넷을 키우면서 산책할 여유도 갖기 어려웠을 테지.
오늘따라 당신이 가엽고 그립다.
대다수 국민이 “집으로” 향했다가 돌아오는 명절 연휴의 끄트머리였기 때문일 것이다.  
뭐 산책길에 들었던 팻 매시니 그룹의 연주 ( Letter from Home)때문이었을 수도 있겠다.

연휴가 끝나고 분당에서 보기로 했던 친구 Y는 내게 산책을 강력히 권했었다.
그 자신이 효험을 단단히 봤기 때문이니 믿고 해보라했다.
건강이 안좋았던 Y군은 하루 사십분씩 산책을 하면서 건강도 찾았고, 산책 중 떠오른 아이디어로 특허를 내고 회사를 차려 어엿한 사장님이 되었다. 불과 일이년 사이의 일이다.
그러니 산책만으로 인생이 바뀔 수 있다는 건데,
내가 산책을 하는 동안에도 참 많은 생각이 지나가긴 하지만, 개중엔 유익한 것도 있을 수 있겠지만, 그런 생산적인 아이디어가 떠오르는 일은 물론 없다.  
 

UMC/UW, 사람들을 착하게 만들어 놓았더니

2010 마지막밤을 떠들썩하게 흥청망청 보낸 댓가로 새해 새벽부터 장염을 앓았다.
그 고통과 교훈으로 새해는 좀 더 조신하고 건전하게, 건강하게 보내게 될 것이다. (잊지 말자 -,.-)
그날 처음 만난 예쁜 만화작가가 몇 개의 랩영상을 보여주었는데, 우리 나라에 그렇듯 재기발랄하고 실력 뿐 아니라 비판의식도 뛰어난 래퍼들이 있었는지에 놀랐다.
그 영상중 가장 기억에 남는 하나.

 

You look good to 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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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r you….    (Merry Christmas!)


Oscar Peterson Trio : You look good to me
from [We Get Requests] (1964)
Oscar Peterson (piano);  Ray Brown (bass); Ed Thigpen(drums)

Good Morning Blues

 

Good Morning Blues – Count Basie and his Orchestra, 1937

Jazz.
어쩔 수 없는 비주류, 열패감을 담을 수 밖에 없던 음악이라 했다.(황덕호)
그래서인가보다.
그에 대한 선입견을 제껴 놓았을 때, 그 음악이 이리 친근하게 다가오는 것은.

흑인 사회에서 많이 불리는, 오지 않는 산타클로스를 기다리는 좀 쓸쓸한 크리스마스 캐롤이란다.
크리스마스 선물을 받은 기억이 내게도 있나 기억을 더듬어보니,
십여년 전(벌써!) 폴라로이드 카메라를 받았던 일이 떠오른다.
(그 전엔 정말 기억에 없다.)
라퓨타 라는, 꽤 높은 건물 꼭대기에 위치한 곳에서 선물을 받고는 정말 마음이 라퓨타-천공의 성-처럼 붕 떴었지. 한참 동안 내 핸드폰 벨소리가 그 애니메이션 주제가였던 시절의 이야기다.

그러고 보니 벌써 12월.
크리스마스가 멀지 않았군.
올해는 조카들의 크리스마스 선물 같은 건 모른 척하고 나 자신에게 근사한 선물이라도 선사해볼까나..

역전만루홈런

아래에 언급했던  달빛요정역전만루홈런의 이진원씨가 오늘 아침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을 들었다.
쓰러져도 다시 일어난다 노래하던, 역전만루홈런을 보지 못하고 안타까이 사위어간 이 꽃다운 젊음에 명복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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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t Metheny Group : Last Train Ho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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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용산달력에 이어 이번엔 기륭달력이란다.
빛에 빚지고 있다 고백하는 사진가들이 모여 함께 만들어 내어놓는 달력은 여러 모로 반갑고 고마운 것이지만, 이런 슬픈 이름을 가진 달력이 더 이상 나올 필요가 없는 날이 오기를 꿈꾸는 건,   
이 달력을 애써 만드는 사람들이나, 또 이에 참여하고 성원하는 모든 사람들이 마찬가지일 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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