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전만루홈런

아래에 언급했던  달빛요정역전만루홈런의 이진원씨가 오늘 아침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을 들었다.
쓰러져도 다시 일어난다 노래하던, 역전만루홈런을 보지 못하고 안타까이 사위어간 이 꽃다운 젊음에 명복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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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t Metheny Group : Last Train Ho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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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용산달력에 이어 이번엔 기륭달력이란다.
빛에 빚지고 있다 고백하는 사진가들이 모여 함께 만들어 내어놓는 달력은 여러 모로 반갑고 고마운 것이지만, 이런 슬픈 이름을 가진 달력이 더 이상 나올 필요가 없는 날이 오기를 꿈꾸는 건,   
이 달력을 애써 만드는 사람들이나, 또 이에 참여하고 성원하는 모든 사람들이 마찬가지일 테지….

구매는 여기로… http://choisohan.egloos.com/

When October Go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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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젯밤, 10월의 마지막밤엔 반드시 좀 특별한 그를 만나야 한다고 연신 전화기를 만지작 거리며 오지 않는 전화를 기다리던 그녀는 과연 그에게 전화를 하게 될까.
노래는 길의 신청곡.

흘러가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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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아립, 흘러가는 길.
‘바람’을 테마로 만들어졌다는 앨범 <공기로 만든 노래>중의 첫곡이다.
무반주 노랫속 저벅저벅 발자국 소리와 바람 소리를 들으며, 내 발자국과 내 곁의 바람을 느끼며 걷는 길에,
가을이 성큼 와 있다. 반갑다.  

어떻게 해야할지 모를 때 노래를 듣다.

4830338750.mp3어떻게 해야할지 모를 때

그냥 시간에게 맡겨 들여다봐 네 안을
약간은 구경하는 그런 기분으로 말야
마음의 강에 물결이 잦아들고
고요히 어디로 흐르고 싶어 하는지


지금 길을 잃은 듯 하다고 해서
너무 힘들어 하지 마
너의 작은 심장이 속수무책으로 흔들린다고 해도


두 눈이 아프도록 바라봐 네 안을


어쩌면 피하는 게 아닐까
어쩌면 그저 버티는 것일까
어쩌면 피하는 게 아닐까
어쩌면 그저 버티는 것일까


두 눈이 아프도록 바라봐 네 안을
방안에 불을 켜듯 마음에 불을 켜고
이제 너를 믿어봐
나도 너를 믿을게

(시와 1집)

좋아서 하는 밴드, 옥탑방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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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탑방에서

                           좋아서 하는 밴드

다음으로 이사 올 사람에게
나는 말해주고 싶었지
고장난 듯한 골드스타 세탁기가
아직 얼마나 잘 돌아가는지


무더운 여름날 저 평상을 만드느라
내가 얼마나 힘들었는지
그 평상 위에서 별을 보며 먹는 고기가
참 얼마나 맛있는지


하지만 이 집은 이제 허물어져
누구도 이사 올 수가 없네
마음 속에 모아 놓은 많은 이야기들을
나는 누구에게 전해야 하나


나는 노래를 부르고 사랑을 나누고
수많은 고민들로 힘들어도 하다가
결국 또 웃으며 다시 꿈을 꾸었네
여기 조그만 옥탑방에서


비가 오면은 창문 밖을 두드리는
물소리가 음악이 되고
밤이 되면은 골목 수놓은 가로등이
별빛보다 더 아름답다고


하지만 이 집은 이제 허물어져
누구도 이사 올 수가 없네
마음 속에 모아놓은 많은 이야기들을
나는 누구에게 전해야 하나


나는 노래를 부르고 사랑을 나누고
수많은 고민들로 힘들어도 하다가
결국 또 웃으며 다시 꿈을 꾸었네
여기 조그만 옥탑방에서


보잘것없는 작은 일들도 나에게는 소중했다고


어젯밤 약속한 일정을 지키느라 늦게까지 일하고 늦잠을 좀 잤더니, 잠이 안와
한참을 뒤척이다 일어나 음악을 듣는다.
suntag.net에서 듣다가 필이 꽂혀 주문한 시디, “좋아서 하는 밴드”의 “신문배달”이다.
곡이 4개밖에 안되어서 시디 플레이어로 들으려면 좀 아쉽고 귀찮은 면이 있지만 노래가 좋다.
좋아서 하는 밴드이니, 당연한가.
 
내게도 그런 날들이 있다. “보잘것없는 작은 일들도 소중했던” 옥탑방에서의 날들 말이다.
그곳에 종종 놀러왔던 친구가 그 때를 회상하며 “에어컨이라도 있었으면 참 좋았을 텐데”라고 했을 때, 나는 “그래도 더웠을 거야”라고 대꾸했었다.
그랬을 것이다. 그래도 더웠을 것이고, 그래도 “아름답고 슬펐”을 것이다.

옥탑방 시절 생각을 떠오르게 한 시도 있었다. 강신주씨의 <철학적 시 읽기의 즐거움>에 바타이유의 에로티즘과 짝을 이뤄 실렸던, “가을의 냄새가 없는 여름 서귀포 같은 시인”이라 표현했던 박정대의 꽤 후끈하고 나른한 시.
그가 이 책을 소개하며 “우리도 옥탑방에서 살았던 때 다 있잖아요~” 라고 말할 때,
나 역시 옥탑방의 날들을 살았던 것이 진정 뿌듯하게 느껴졌었다.  
어떤 삶의 경험은, 신체적 경험을 통해서 비로소 이해되는 지점이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비가 오면은 창문 밖을 두드리는 물소리가 음악이 되고 밤이 되면은 골목 수놓은 가로등이 별빛보다 더 아름답다” 는  노랫말을 들으며, 몸에 각인된 감각 경험을 호출할 수 있는 것(그 소리, 그 불빛, 그 후끈한 열기는 아직도 생생하다.)과  상상력으로 헤아려 보는 것이 같을 수는 없을 테니 말이다.
(물론 더러는 그 시절, 덥고 힘들고 서럽고 아팠던 기억이 함께 딸려 나올 때도 있다.)    

시인이 서럽게 그리워하는 것
                                      박정대







그녀가 빨래를 널고 있네. 하얀 빤스 한 장
기억의 빨랫줄에 걸려 함께 허공에서 펄럭이는 낡은 집 한 채
조심성없는 바람은 창문을 흔들고 가네. 그 옥탑방

사랑을 하기엔 다소 좁았어도 그 위로 펼쳐진 여름이
외상장부처럼 펄럭이던 눈부신 하늘이, 외려 맑아서
우리는 삶에,
아름다운 그녀에게 즐겁게 외상지며 살았었는데

내가 외상졌던 그녀의 입술
해변처럼 부드러웠던 그녀의 허리
걸어 들어갈수록 자꾸만 길을 잃던 그녀의 검은 숲 속
그녀의 숲 속에서 길을 잃던 밤이면
달빛은 활처럼 내 온몸으로 쏟아지고
그녀의 목소리는 리라 소리처럼 아름답게 들려 왔건만
내가 외상졌던 그 세월은 어느 시간의 뒷골목에
그녀를 한 잎의 여자로 감춰두고 있는지

옥타비오 빠스를 읽다가 문득 서러워지는 행간의 오후
조심성 없는 바람은 기억의 책갈피를 마구 펼쳐 놓는데
내 아무리 바람 불어간들 이제는 가 닿을 수 없는, 오 옥탑 위의
옥탑 위의 빤스, 서럽게 펄럭이는
우리들 청춘의 아득한 깃발

그리하여 다시 서러운 건
물결처럼 밀려오는 서러움 같은 건
외상처럼 사랑을 갈구하던 청춘도 빛바래어
이제는 사람들 모두 돌아간 기억의 해변에서
이리저리 밀리는 물결 위의 희미한 빛으로만 떠돈다는 것
떠도는 빛으로만 남이 있다는 것

Nice 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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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꿈.
“우주를 창조”하거나, 세계를, 혹은 너를 품지는 못하더라도, 깃들게 할 수는 있지 않을까, 라는.

Keith Jarrett

6619922075.mp3근래에 가장 나의 마음을 울렸던 음악.

“Encores, Tokyo” (Sun Bear Concert, 1976)

“I Fall In Love Too Easily – The Fire Within” ( Live in Blue Note, 1994)도 좋은데 무려 27분이다.
음악이 형식만으로 예술이 될 수 있는 유일한 장르, 라고 했던가.

그래서 어떤 내용이든, 어떤 인생이든 그 안에 그닥 부대낌 없이 편안히 깃들 수 있다고 느껴지는 것인지.
키스 쟈렛(누군가 키스 잘해, 라고 표현한 게 떠올라 빙긋 웃음이 난다. 그의 연주모습을 보면 정말 키스를 잘할 거 같긴 하다.)의 연주가 맑고 투명한 것들을 연상시키는 아침.
그 맑고 투명함의 연상이 와인잔으로 이어지는 것은 이틀 전 마신 와인의 여파이겠지.
무려 한시간이나 일찍 출근을 해서 빈 사무실에 울리는 음악을 들으며 시작한 하루가 나름 상쾌하다.
내일은 싱싱한 우유 한 잔을 사들고 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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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새벽, 보옴이 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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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옴이 오면
                     푸른 새벽

보옴이 오면, 음..
모두들 한번쯤 뵙고 싶어요
보옴이 오면, 음..
놓아둘 곳 있겠지요


지금 이렇게 버티고나면
그때 행복할까요


삶은 조금씩 힘겨워져만가는 걸
깨닫는 나이가 되고
난 가끔씩 울지 못해 웃어 보이고
가만히 고통을 껴안아요


보옴이 오면, 음..
그대를 만나러 가고 싶어요
보옴이 오면, 음..
머무를 곳 있겠지요


지금 이렇게 버티고 나면
그때 행복할까요


삶은 조금씩 힘겨워져만가는 걸
깨닫는 나이가 되고
난 가끔씩 울지 못해 웃어 보이고
가만히 슬픔을 껴안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