춥다

파랑색 잉크가 추워 보여서 브라운색 잉크를 주문했는데,
방금 도착해온 잉크병을 열어보니 팥빙수같은 얼음이 가득… -,.-
휴~ 날씨가 정말 춥구나.
맹추위에, 다들 안녕하신지.

방안에서 보일러 돌리고 자그만 전기히터도 약하게 켜놓고 두툼한 후드티에 패딩조끼까지 걸쳐입고
따뜻한 차 마시며 컴터 앞에 앉아 일하다가
문득, 어떤 이들의 안부가 염려스러워…

투표합시다

아침에 신문 보기가 심히 갑갑해졌다. 그래서 신문 보는 시간이 점점 줄어든다.
아직도 국민을 바보로 아나.. 라는 말에 그러게요, 응수하지만, “미안한 말이지만 국민은 바보가 맞다”라는 말은 부정하지 못한다.
선거란 최선을 선택하는 것이 아니며, 최악을 당장 막아야한다 목소리 높이던 그에게는 좀 더 멀리 보겠다고 말했지만, 열악한 오늘의 가시거리는 멀리 보고 싶은 의지를 무력화한다.
그렇더라도…
‘정치는 그들만의 리그’라며 시큰둥하던 사람들도, 정치는 신물난다던 똑똑한 사람들도, 상처투성이의 88만원 세대도, 이번엔 “후회할 선택”이라도 해줬으면 하는 마음 간절하다.
* 갑갑해하며 집어들었던 신문 1면 밑자락에 한 법학 교수가 88만원 세대에게 건네는, 법학 교수다운 원칙적이고 상식적인, 군더더기 없는 이야기가 명쾌하다. 각자의 처지에서 원칙적이고 상식적인 투표를 하는 것, 그 쉬운 일이 왜 이리 어려울까.
…. 지방선거 투표일이 임박했습니다. 현재의 청년의 고통이 어떠한 정책에 의해 야기 심화되었는지 확인하십시오. 그리고 지방자치단체 차원의 청년실업 해결방안, 학자금 대출 방안, 최저임금 상향 방안,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방안을 가지고 있고, 이를 실천할 의지를 가진 후보에게 표를 던지십시오. ‘알바’가 있다구요? 새벽에라도 투표를 하고 가세요. 투표는 당장의 ‘알바’ 보다 당장의 ‘스펙’ 쌓기보다 효과적인 투자가 될 것입니다. ‘88만원 세대’가 88% 투표하면 세상은 지금보다 적어도 88% 나아질 것입니다. 군사독재 시절 여러분의 선배들은 돌을 던져 세상을 바꾸었습니다. 이제 여러분이 표를 던져 세상을 바꿀 차례입니다. 자기 자신과 타인 모두를 위해서 말입니다.

Pentax K-m 광고

사람들은 내게 묻는다. 이미 지고 있는 태양에 불과한 펜탁스를 왜 고수하냐고.

“삼성이 진리다”며 삼성 핸드폰을 살 것을 종용하던 사람들과 꼭 닮은 어조로.
(그들은 지금 모두 아이폰을 쓴다.)
가격도 예전만큼 착하지 않은 요즘엔 특별히 고수할 이유가 있는 게 아니라, 단지 바꿀 이유가 없을 뿐인데도.
그 설명하기 어려운 묻지마 편애!를 애초에 심어준 이가 펜탁스 카메라를 팔아달란다.
한 때는 카메라 정보를 가이드해주는 책(그 때는 지금처럼 인터넷정보가 널려 있는 때가 아니어서 이런 책도 잘 팔렸단다.)의 저자였으나 최근에는 급격히 흥미를 잃어버리더니 아이폰을 산 뒤에는 기어이 카메라 무용론!을 말하며 카메라를 장롱에 모셔두고 있는 모양이다.
Pentax K-m은 이렇게 생겼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상세한 스펙은 스르륵 리뷰를 참조하시고, 확실한 건 상태가 아주 신동이라는 것.
바람 쐰 날이 손에 꼽을 것이다.
저렴한 중고가격으로 휴대성 좋은 신동의 DSLR을 구입하고 싶은 이에게 괜찮은 선택이 될 듯.  
관심있는 분은 kalos250@지멜로 연락 주시면 연결해 드리겠음.
(바디+렌즈 번들 박스풀셋에 펜탁스 2G 메모리, 가방까지 40만. 구매했던 가격은 80이상이었다 함)
* 팔렸답니다.

제로보드, 안녕…

내친 김에 옛날 옛적 제로보드4로 된 홈페이지 데이타를 찾아 정리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분리수거를 하든 어디 쳐박아놓든 간에 업데이트가 안되어 에러가 난 채로 널부러져 있는 것을 정리는 해야겠다고 마음 먹은 지가 벌써 수년. 제로보드 구조며 접속 정보가 하나도 생각나지 않으니 하나 하나 찾아가며 하는 일이 영 만만치가 않아 토요일 오후 시간을 몽땅 소비했다.

그래도 간신히 변환툴을 찾아 우여곡절끝에 대충 옮기고 보니 워낙 옛날 데이터라 흘리는 것도 많고 너저분해진 것도 많지만 대략 90% 정도는 성공한 거 같다.
다시는 하고 싶지 않은 재미없는 일에 내가 뭐하러 시간을 낭비하고 있나, 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뭐 내용이 아무리 별거 없어도 워낙 숨가쁘게 변하는 환경에서 이렇게라도 해놔야 추억이 필요할 때, 추억으로 살아야하는 시간이 주어질 때(그런 때가 정말 올 지는 모르겠으나) 덜 빈곤해지지 않겠냐 생각한다.
잊고 있다가 어느날 문득, 먼지 쌓인 오래된 노트에서 발견하는 추억의 조각 같은 건.. 기대하기가 어려운 것이다.
이런 걸 부여잡고 일을 하다보면… 나라는 게으르고 허술한 인간은 디지털과는 영 거리가 있는 인간형이라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는데, 어쩌다 웹과 관련이 있는 일을 하게 된 것인지 의아하기만 하다.
디지털 얘기가 나오니, 언젠가 티비에서 디지털 사진을 불살라주는 프로그램이 소개되는 걸 본 기억이 난다. 기능적으로는 디지털 이미지를 삭제해주는 거에 불과한데, 활활 타오르다 사그라져가는 그래픽은 꽤 실감이 났다. 실제 슬픈 이별을 막 경험했다는 어느 출연자가, 연인과 찍었던 사진을 그 프로그램으로 불태우고 나니 마음이 후련해지고 슬픔을 추스릴 수 있을 거 같다고 말할 때의 표정은 진지했다.
디지털 환경이 고도화되면서 지각 경험이 빠르게 변하고 있다 하지만, 적어도 아직은 디지털이 아날로그를 흉내내고 지향하고 욕망하고 어느 정도는 대체해가는 정도에 있다 할 수 있을 것인데….
마침내 디지털이 아날로그의 세계를 생산하고 창조하게 되는 날이.. 언제 올까?  
이전 작업을 하다 잠깐 잠깐 들여다본 옛날 일기에, 기억에 없는 메모 하나.
…얼굴은 언제나 저 혼자 둥둥 떠 있다.
그것은 늘 만만치 않은 추상이다.
어쩌면, 그래서 사람들은 타인을 원하는 것일까?
있으면서 없는, 영원히 내것으로 가질 수 없는
내 불안한 유령의 얼굴 대신, 내가 가질 수 있는,
인식의 호주머니 안에 살갑게 집어넣을 수 있는,
따듯한 살로 만들어진 타인의 구체적인 얼굴을 가지기 위해서?

… 얼굴이 없었다면, 우리는 타인을 사랑하지 않았을 것이다.

(김정란의 이렌느 야곱에 대한 글 중에서)

“이제 사람을 찍어봐야지” 라던 누군가의 말이 스쳐간다.
그는 아마 기억도 못하겠지만, 나도 그냥 흘려 들었지만, 그 말이 마음속에 남았던 모양이다.  
* 방금 모든 이전을 다 끝냈다.
워낙 낡은 시스템이라 여러 단계를 거쳐서, 업데이트 패치 신경 안써도 되는 티스토리에 옮겨버렸다.  참 오래도 미뤘던 일을 해치우니 홀가분하다.
어제 얼룩진 냉장고에 시트지를 붙인 것도 보람찬 일이었다. 다소 누렇게 바랜 냉장고 표면을, 괜히 닦는다고 얼룩을 내놓고선 시트지를 사놓은지 보름만이니 이건 좀 양호. 상태도 훌륭하다.
이런 데에 소질이 있을 줄이야. ㅋㅋ
휴 암만 소질이 있어도… 내일 부터는 보람찬 일 말고 생산적인 일로 매진이다.
그런데.. 나는 왜 이런 시시콜콜한 일을 적고 있는 것일까..  -,.-;;

먹거리를 생각하다.

어쨌든 나도 어떤 필요성을 심하게 느끼고 실천하려 하고 있기는 하다.
먹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 좋은 것을 먹고 건강하게 사는 것이 중요한 가치일 수 있다는 것을 별로 인정하지 않았던 것에 대해 반성도 한다.
그런데 어떤 때에, 좀 당황스러운 경우가 있다. 먹거리에 대한 자신의 실천을 과도하게 드러내고자 대다수의 우리가 일상적으로 취하는 것들을 강력하게 폄하하는 경우이다. 물론 그것이 아끼는 특정인에 대한 살뜰한 애정의 표현일 때는 문제가 다르겠지만, 다른 이들이 왜 “그런 쓰레기 같은 것을 먹는지” 도무지 이해 못하겠다는 끔찍한 표정, 과도한 비난을 대하면, 먹거리에 대한 의미있는 실천의 본질적인 가치조차 흐려지고 헷갈려진다.
그 “쓰레기 같은” 음식, 무지에서 비롯된 것이든, 중국산 수입 농산물 대신 비싼 유기농을 살 수 없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의 결과이든, 우리 서민의 대부분이 하루 하루 살아가는 에너지로 삼아 삶을 이어가고 있는 것이 아닌가.
심하게 비약해서 말하자면, 쓰레기 같은 음식을 먹는다고 해서 삶의 질이 “쓰레기” 가 되는 것도 아니고, 친환경 유기 농산물만을 먹는 삶이 그보다 나은 것이라 할 수도 없지 않은가.
나쁜 음식은 퇴출되어야 하고, 좋은 음식이 무엇인지에 대한 지식은 공유되어야 하는 것은 맞다.    
하지만 좋은 음식에 대한 평가도 시대에 따라 달라져 온 측면도 있고 개인의 가치관에 따라 그 중요성도 크게 다른 것이며, 최종으로 취해지는 음식은 대체로는 개인의 처지라는 것을 큰 변수로 결정되는 것도 잊어서는 안된다.
 
그러니, 현재로서 바람직하지 않다는 판단으로 타인의 입으로 취하는 음식을 그리 매도하는 것에 대해선, 삶의 다양성의 존중, 혹은 타인의 존중이라는 면도 고려해야하지 않나 싶다.  
채식주의자들을 까탈스런 인격의 소유자로 볼 것도 아니며, 고기 맛을 즐기는 것을 야만적인 습속으로 볼 수 없는 것처럼 말이다.
혹은 그리 생각하더라도 그걸 굳이 다른 선택에 대한 폄하로 증명할 필요는 없는 것처럼 말이다.
먹거리에 대한 실천, 이라는 항목으로 “계몽”이 필요하다면 그 방식은 인간에 대한 예의를 고려하는 것이어야 하고, 배타적인 자기 주장이 되어서는 안된다. 물론 단지 어떤 우월감의 표현이라면 말할 것도 없다.
어쨌거나 타인이나 공동체에 해가 되거나 악한 것이 아닌 이상에는, 무엇을 먹을 것인가, 라는 것은, 어떻게 살 것인가 혹은 어떤 사랑을 할 것인가, 처럼 상당 부분 개인적인 선택의 문제이다. (영화<라스베가스를 떠나며>에서 우리는 남자의 알콜 중독을 그대로 받아들이고 저지하지 않은 여자의 선택을 존중했었다.)
아무리 그것이 지혜롭거나 어리석은 판단이라 할 지라도, ‘지혜로운 자에게는 지혜 자체가 복이며, 어리석은 자에게는 어리석음 자체가 벌'(스피노자)이 된다 하니, 그걸 굳이 (이로운 지식을 공유하겠다는 실천의 한도를 넘어서는) 폭력적인 방식으로 드러내고 증명할 필요는 없지 않을까.

김어준, 각하

“왜 방이 점점 좁아지는 거지.. ” 중얼거리며 바닥의 신문을 집어들다가 그제 신문을 보며 또 낄낄거렸다.
오랫만에 복귀한 김어준이 날리는 글빨, 여전하다. 시원하다. 

보러가기 >>

기사에 붙어 있던 아래 일러스트를 보며 나는 몇 번 일까 생각해봤다.
때로 1번이기도 하고 더러는 2번이나 3번이기도 하지만 대체로는 번외다.
얼굴을 돌려 딴 일을 한다. 소리만 듣고 그를 바라보는 일은 거의 없다.
무슨 형일까. 외면형?사용자 삽입 이미지» 각하는 대타 폴리틱을 사랑해. 일러스트레이션 양시호

근래에 술을 마시고 들어와 잠들면 자꾸 한 쪽 다리에 쥐가 난다.
제 발 저린 게 있는 모양이다.

인디다큐페스티발 2009, 경계에 선 인생

바지런한 혜영양의 콜을 받고 <인디다큐페스티발 2009>이 열리고 있는 삼일로창고 극장을 찾았다.
사회주의자, 비전향 장기수, 이문학회를 이끌었던 한학자, 노촌 이구영 선생님의 삶을 조명하면서
이제껏 꺼내놓지 못하던 감독 자신의 삶을 이야기 하고 있는,

경계에 선 인생 정창영(Chang Young Jung)/2009/Color/68min

영화는 한장의 사진으로 시작했다.
낯익은 낙원동의 고옥. 낯익은 사람들속 노촌 선생님과 정창영 감독.
낯익은 풍경이다 싶었는데, 나중에 듣고 보니 내가 찍은 사진이다.
절대적인 필름의 양이 많이 아쉬웠겠구나 싶으니, 내 방 한 구석에 쌓여있을 필름 생각이 나기도 했다.
꼼꼼히 뒤지면 사진 몇 장은 나올텐데 말이다.

영화가 끝나고 감독과 방문한 사람들이 한담을 나누는 자리에서 빌린 렌즈 테스트겸, 서비스센타에 다녀온 후로 노출오버를 보이는 바디를 체크할 겸 이리저리 셔터를 누르고 있으니, 한 분이 내 사진도 찍어줘야한다, 고 챙겨주신다.
5.18 관련된 어느 역사적인 사진이 소개되고 참석자 리스트가 나오는데 자신만 빠져있어 아쉬웠다고,
자신은 사진을 찍고 있었기 때문에 나올 수가 없을 뿐이었다고, 그래서 사진 찍는 사람의 처지를 이해한다는 말씀.
사진 속에선 부재할 수 밖에 없는 사진가의 존재증명.
그리고, 사진의 기록성..

잠잠하던 사진에 대한 욕망이 스물스물 피어나던 요즈음,
어쩌다 어느 어른 사진을 찍기로 한 일이 주는 가벼운 흥분과 긴장이 나쁘지 않다.

그나저나 서비스센타를 다녀온 바디가 말썽을 일으키고, 빌려온 렌즈는 생각보다 기특하니,
가난한 내가 카메라를 손에 쥐게 된 일이 새삼 신기하기도 하다.    

* 덧붙임:함께 영화를 보았던, 마음의 무늬가 어느 한 구석은 닮아 보이는 이들과 맥주 한 잔 마시면서 한가로운 수다를 떠는 일은 오늘도 즐거웠다.  영화에 대한 감상, 노촌 선생님의 삶이 기대만큼 깊이있게 드러나지 못한 것에 대한 아쉬움에서 공감을 확인하는 일도. (우리의 기대가 작품의 의도엔 좀 비껴가 있었다는 것이 맞지만)
돌아오는 길에, <공부의 달인, 호모 쿵푸스>를 들여다보며 확인했던, ‘공부하므로 존재하는 삶’에 대한 허기가 다시 떠올랐다. 구체적인 계획을 세워봐야겠다.  

정혜신, 이쁘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출처 : http://blog.naver.com/mindprism/80064467821

나이.
대한민국 사회에서, 참 많이도 듣는 이 단어가 “이쁘다”란 서술어로 형용될 수 있단 말이지..
이런 맞춤 생일축하 카드 같은 건, 나도 부럽지 않을 길이 없다.
내게 맞춤한 소유가  무엇이 있을까 생각해보다…  가난해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