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 그러나 해가 저물어도 그 빛은 키 큰 나무 우듬지에 걸려 있듯, 꿈은 끝나도 마음은 오랫동안 그 주위를 서성거릴 수 밖에 없는 법이다. 그런 까닭에 인생은 우리가 예상하는 것보다 조금 더 오래 지속된다.
– 김연수, 네가 누구든 얼마나 외롭든 中


– Mstislav Rostropovich, J.S. Bach Cello Suites1, BWV1007 G-dur – 1, Prelude 

오늘,

지난 달까지 기거하던 지구 저편에선 5일째 큰 화재로 대지가 몸살을 앓고 엄청난 피해가 속출하는 모양인데,
하늘이 온통 벌건 사진에 대해 사람들이 붙여놓은 색감이 멋지다는 탄성에 마음이 살짝 서운해지다.

<명랑이 너희를 자유케 하리라>는 간간히 읽는다.
이 시대를 견디기 위해 읽어야한다는, 명랑 사회 구현을 위한 단평 모음집, 이란 타이틀을 달고 있는 이 책은 막상 별로 명랑하지 않아서 (혹은 그 명랑이 아니거나, 애초부터 그리 명랑하기 힘든 이슈거나….) 살짝 아쉽다. 좀 더 읽어봐야할까나.

며칠 앓던 두통을 떠나보내고 그 원인분석에 골똘해보다 화원에 가서 작은 화분 3개를 샀다. 로즈마리의 향이 작은 방에 은은히 퍼지니 머리가 한결 맑아지는 느낌이다. 왜 이 생각을 진작 못했을까.

카메라 시시디의 작은 먼지를 불로우어로 제거했다. 이 작은 먼지 때문에 사진엔 그리 큰 시커먼 점이 찍혀나오니… 내 마음에도 우울한 상들이 계속 맺히면, 가슴속 시시디에도 가끔씩 바람 불어 넣어주어 불순물을 떨궈내는 일이 필요하겠다.  
그런 의미에서.. 이제 길을 떠나볼 때가 된 듯.

Oceano Dunes

아드모아 사람들. 그리고…

엘에이 아드모아의 정겨운 얼굴들.
이들이 있어, 그곳에서의 나의 일상이 투 스텝 이상은 밝아졌음을 기억한다.
고작 너댓달 동안 동안 열정의 부겐베리아 만발하던 그 마당에서 공유했던 많은 것들, 내게 보여주었던 이 사랑스러운 깊이를 간직한 눈빛들을 잊지 못할 것이다. 
예기치 못한 만남과 인연에 대해, 관계와 시간의 밀도에 대해, 그리고 시효를 정할 수 없는 약속들에 대해 생각한다.
약속했던 뉴욕이든 샌프란시스코든… 언젠가 이들과 반갑게 만나 긴 여행을 떠날 수 있으면 좋겠다.

제이양은 계속 내 렌즈를 거부하다가 마지막 순간에 함께 사진 찍히는 것을 허(許)해주었다.
기억력이 날로 쇠퇴해가는 내겐 다행한 일이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미국서 들고온 램이 삼성것과 궁합이 안맞아 고생하던 피시세팅이 끝났고(역시 궁합이 중요하다, 뭐든), 햇볕이 너무 과해 모니터를 보기가 힘들게 만드는 창문(이것 때문에 코너에 방을 정하곤 희희낙낙했는데.. -,.-)에 롤스크린을 달아주는 것으로 작업환경이 완료되었다. 그동안 용량 작은 놋북이 버벅거리며 과노동을 버텨낸 것이 기특하다.
내 신체적 시스템은 아직 버벅대고 있느나… 경제적 시스템은 빨리 직업전선으로 복귀할 것을 요구.
그 때문에 약간 어두워진 마음의 기상도를 핑계 삼아 약간의 사치를 감행하였다.
몇 권의 책과 커피와 원두를 내려 먹을 수 있는 머그잔, 수면을 도와줄 수면베개, 그리고 롤스크린을 달기 위해 구입한 보쉬 전동드릴.
내 손에 쏙 들어오게 앙증맞은 데다 힘 좋고 단단해 보이는 게 너무 깜찍해서 이리저리 자랑하다, 기어이는 혼자 사는 J양에게 전화해 선물해주겠다 선심을 베풀려 하였으나 아직은 필요를 못 느낀다 하여 미래를 기약하였다.
어쨌거나 추천한다. 정말 깜찍하고 대견하다.

http://gen.gmarket.co.kr/challenge/neo_goods/html_goods/goods_119390514.asp?goodscode=1193905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