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새벽, 보옴이 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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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옴이 오면
                     푸른 새벽

보옴이 오면, 음..
모두들 한번쯤 뵙고 싶어요
보옴이 오면, 음..
놓아둘 곳 있겠지요


지금 이렇게 버티고나면
그때 행복할까요


삶은 조금씩 힘겨워져만가는 걸
깨닫는 나이가 되고
난 가끔씩 울지 못해 웃어 보이고
가만히 고통을 껴안아요


보옴이 오면, 음..
그대를 만나러 가고 싶어요
보옴이 오면, 음..
머무를 곳 있겠지요


지금 이렇게 버티고 나면
그때 행복할까요


삶은 조금씩 힘겨워져만가는 걸
깨닫는 나이가 되고
난 가끔씩 울지 못해 웃어 보이고
가만히 슬픔을 껴안아요 

ND 필터

벼르고 벼르던 ND400 필터를 장만했다.
ND 필터는 촬영시 광량을 줄여주는 필터로 이걸 이용하면 노출시간이 현저하게 늘어난다.
그렇게 되면 멋진 일이 일어나는데… 시간을 담을 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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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달, Alice In Neverland


사용자 삽입 이미지우리가 어떻게 죽는지 이렇게 설명할 수 있을까? ‘두 번째 달 monologue project’의 <Alice In Neverland>의 7번 트랙 ‘신수동 우리집’의 아코디언 소리에 귀를 기울이면 알 수 있다고. 이 음악은 우리가 살아가면서 보내는 평범한 나날들을 노래한다. 스무 번째 생일도, 처음으로 실연당한 날도, 첫 출근하는 날도 아닌 하루 종일 구름이 떠다녔던 유월의 수요일 같은 날들. 딱히 기억하기도 힘든 날들. 아침에는 조금만 더 자고 싶었고, 저녁에는 바람이 시원해서 다행이라고 생각하게 되는, 그렇게 평범한, 하지만 이제는 지나간 날들.

아마도 우리는 이런 날들을 머릿속에 그리면서 죽게 될 것이다. 마지막 장면을 향해 돌진하면서 소설의 문장이 시가 되는 까닭은 이 때문이다. 그렇게 평범했던 나날들이 얼마나 눈부신 시절들이었는가를 깨닫는 순간, 우리를 둘러싼 세계는 공들여 닦은 유리잔처럼 반짝반짝 빛을 내기 때문이다. 시는 이름을 부르는 것만으로 그 대상을 반짝반짝 윤이 나게 닦는 일이다. 우리는 모두 죽을 것이다. 하지만 그 순간에도 우리는 누군가의 이름을 부를 테지. 그러므로 우리는 모두 시인으로 죽는다.
                                                                             –  김연수, 예스칼럼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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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만간 감행하리라. 두 번째 달을 들으며 아일랜드로 떠나는 일!. 1집 <두 번째 달>도 추천!

굳은 결심

주말마다 엄습하는 두통을 잊으려 두통약을 털어넣고 오래오래 잠을 자는데,
꿈을 꾸면서 계속 투덜거렸다. 뭔 꿈들이 이리 재미없단 말이냐..
그러다 깨어났을 때 참혹한 기분이란…


그리하여.. 오늘, 굳은 결심을 하고, 이를 잊지 않기 위하여 기록해둔다.
당분간 모든 일의 우선순위를 “건강”에 둘 것.
회사에서 무쟈게 깨져 가루가 되더라도, 정치적 생명에 금이 쩌억 가고 외토리가 되더라도,
잘 자고 잘 먹고(라면 금지, 과식 조심!) 잘 마시고, 적당한 운동도 꼭꼭 하자.


정서적 건강도 챙기자.
딱딱한 업무관련 책을 덥고 말랑말랑한 책도 좀 보고, 사진도 찍고,
법주사 가서 저녁 예불의 그 화려한 오케스트라도 듣고
“두번째 달”의 음악을 들으며 아일랜드 여행… 까지는 힘들더라도


최소한 조심해서 먹고 마시고, 조금 더 자고
조금이라도 운동하는 것만이라도 꼭꼭 지키자, 제발.
그래야 되지 않겠니.. 

취향테스트

내 취향이란다. 살면서 재미로 본 별점이나 혈액형 테스트, 촬영이나 인터뷰 기타 등등으로 인해 만났던 무속인, 타로전문가, 관상이나 손금 전문가들의 얘기들이 흥미로운 건 대략 거의 비슷하다는 것. 그저그런 학위논문들처럼 죄다 서로 서로 참조하고 그러는 걸까. 그러저나 나의 뛰어난 예술적 감각은 어데 꼭꼭 숨어있더란 말이냐..











창의적, 예술적인 아방가르드 취향


당신은 여기 분류된 8개 취향 가운데 가장 예술적 감각이 뛰어납니다.


‘전위적’이라는 단어가 당신에겐 어색하지 않습니다. 당신은 경험이나 교육이 아닌, 선천적으로 예술적 오감을 타고 났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런 선천적인 예술 에너지는 당신을 수준 높은 문화/예술 소비자로 만들어 줍니다.

자신감과 솔직함은 당신 취향에 중요한 기준입니다. 대중을 의식하면서 쓴 시, 이성에게 잘 보이려고 그린 그림, 카메라 의식하며 하는 연기, 겉멋든 음악… 이런 것들은 경멸의 대상입니다. 서툴고 즉흥적이라도 자신만의 진실함이 있다면 아름답습니다.

이런 취향은 전세계 모든 평론가들이 공유하는 견해이기도 합니다. 당신이 비록 ‘평론’을 쓰기엔 지식이 부족할지라도 최소한 당신은, 전문 평론가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로 우수한 심미안과 감별력을 소유하고 있습니다.



빈센트 반 고흐의 자화상.
고흐는 평생 참으로 많은 자화상을 그렸습니다.
모델을 살 돈이 없던 그는 평생 거울 속의 자신을 모델로 삼았죠.
아무도 바라봐 주지 않았던, 오직 거울 속의 자신만이 바라보던 자화상.
당신의 취향은 이 자화상을 사랑합니다.


좋아하는 것
당신은 어쩌면 괴짜라는 오해를 살 수도 있습니다. 최소한, 당신 취향은 지금까지 주류에 속한 적이 드물었으니까요. 그러나 세속적인 대중을 떠나 고답적인 예술 영역으로 들어온다면 당신은 영락없는 메인스트림입니다. 당신은 격식과 통념에서 벗어난 것들에 흥미를 느낍니다. 그와 동시에 그런 일탈적인 것들이 진실되길 바랍니다. 다음 시에는 바로 그런 진실이 있습니다. 



나,이번 생은 베렸어
다음 세상에선 이렇게 살지 않겠어
이 다음 세상에선 우리 만나지 말자

……

아내가 나가버린 거실
거울 앞에서 이렇게 중얼거리는 사나이가 있다 치자
그는 깨우친 사람이다
삶이란 게 본디, 손만 댔다 하면 중고품이지만
그 닳아빠진 품목들을 베끼고 있는 거울 저쪽에서
낡은 괘종 시계가 오후 2시가 쳤을 때
그는 깨달은 사람이었다


흔적도 없이 지나갈 것


아내가 말했었다 “당신은 이 세상에 안 어울리는 사람이야
당신,이 지독한 뜻을 알기나 해? ”
괘종 시계가 두 번을 쳤을 때
울리는 실내:그는 이 삶이 담긴 연약한 막을 또 느꼈다
2미터만 걸어가면 가스벨브가 있고
3미터만 걸어가면 15층 베란다가 있다


지나가기 전에 흔적을 지울 것
괘종 시계가 들어가서 아직도 떨고 있는 거울
에 담긴 30여평의 삶:지나치게 고요한 거울
아내에게 말했었다: “그래,내 삶이 내 맘대로 안 돼”


“거울에 비친 괘종시계” 황지우


저주하는 것
당신은 (아마도) 훈계하거나 훈계받는걸 제일 싫어할 겁니다. 규율, 법, 질서, 사회 정화, 국민 정서 어쩌고 들먹이며 다른 사람의 생각과 취향을 제한하고 옭아 매려는 검열주의자, 엄숙주의자, 종교적 근본주의자들을 극도로 싫어합니다. 특히 다른 사람의 작품과 인생을 함부로 가치 판단하고 평가하고 거기에서 억지로 교훈을 찾으려는 행위에 역겨움을 느낄 겁니다.


테스트는 여기서!
  (사실 여기 나오는 질문들을 보면 결과가 좀 빤하긴 하다. 그저 재미로 한 번…)

토요일 저녁.

분별을 경계하기.
속리산 법주사.
그리고…

서로 지구 반대편에 있는 두 분의 인생 선배로부터 나의 어떤 경향에 대한 지적을 받았다.
이틀 간격으로, 표현조차 똑같으니 수락하지 않을 방법이 없겠다.
고맙고, 소중한 그 말들을 꼭꼭 씹어 가슴에 품어둔다.

비가 오고, 커피가 동이났다.
라면을 먹어도 나름 우아한 차, 핸드드립 커피를 마시는 나인지라..
이 시간에 어데가서 커피를 구해오나 머리를 굴린다.
던킨에 원두커피를 팔던가?

그녀에게 말하다, 빌링햄

“언제부터인가 나는 소심한 사람들의 괴력을 눈치채게 되었다.
대범한 사람들이 세계를 들썩들썩 움직이는 동안 소심한 사람들은 주섬주섬 세상을 해석한다. 살아남기 위해 예민해질 도리밖에 없는 초식동물처럼 그들은 누가 힘을 가졌는지 계절이 언제쯤 변하는지 민첩하고 정확하게 읽어낸다. 미미한 자극에 충격을 받고 사소한 현상에 노심초사하는 그들의 인생은 남보다 느리게 흐른다. 타고난 관찰자이며 기록자인 그들의 소극적 복수는 ‘이야기’다. 그들은 더디게 살기 때문에 삶을 사는 동시에 재구성한다. 목소리 큰 당신이 휘어잡았다고 생각하는 어젯밤 술자리에서 벽지처럼 있는 듯 없는 듯 듣기만 하던 동료가 있었던가. 그가 잠들기 전 떠올린 스토리 속에서 당신은 놀림감이었는지도 모른다. 이것이 세계의 평형을 유지하는 메커니즘 중 하나라고 판명돼도 나는 놀라지 않을 것이다.” – 김병욱
—  http://www.aladdin.co.kr/shop/wproduct.aspx?isbn=8995665971

책을 펴들기엔 구간이 짧고 사람 빼곡한 출퇴근길 전철안에서 이틀 동안 인터뷰집을 꺼내들고 읽고 있다.
<그녀에게 말하다>, 김혜리가 만난 사람
그녀가 들어내놓는 사람들의 모습은 마구 확대해도 픽셀이 보이지 않는 해상도 높은 사진처럼 촘촘하다.

“사람이 하는 ‘딴 짓’의 정점은 결혼 안 하고 혼자 사는 일일 거예요. 인간이 태어나면 생명을 연장하고 종족을 보존하기 위해 결혼하는 것이 원칙인데, 그것을 안 하는 것이니까요. 크게 보면 20세기에서 21세기로 넘어오면서 인류 문화의 틀에 일어난 가장 큰 변화는 ‘딴 짓하기’가 힙리화되고 인정받는 현상이에요.”

“밤에 사람이 혼자 있으면 오만해질 수가 있어요. 일상에서 계속 마모된 호기심을 끄집어낼 수 있죠. 호기심이 끝나면 인생이 끝나는 거라고 늘 생각해요.” 

    : 북디자이너 정병규의, 혼자 사는 일에 대한, 야행성 습관에 대한 근사해서 고마운 주석. 나도 이렇게 멋지게 얘기할 수 있음 좋겠다.

십년이 넘게 꿈의 가방이던 빌링햄을 손에 넣었다.
빌링햄을 두 개나 가지게 된 친구가 선뜻 쓰던 네이비색 카메라 가방을 보내준 것이다.
정말 후회하지 않겠어? 라고 재차 확인을 하고 받아들긴 했지만,
여자친구를 소개시켜달라는 지겹도록 들어온 그의 부탁에 힘이 더 실리게 되었다.
사진 잘 찍고 힘 좋은 이 남자를 만나줄 처자 있으면 연락 주시라.
어쨌든 이 가방 참 예쁘고 튼튼하고 그럼에도 무엇보다 가벼움의 미덕을 지녔다.
가방으로선 가장 큰 미덕이다.
카메라 가방으로 뿐 아니라, 서류가방, 노트북 가방으로도 훌륭하다.
 
내일 새벽 8시!에 있는 회의와 오후에 있을 클라이언트와의 미팅을 위한 정보를 얻기 위해 사람을 만나고 10시 넘어  귀가를 하면서 드는 생각.
아 이게 피곤함이란 거지..

김진, 박민규..

“내가 버렸다고 마음먹었다 치더라도 그건 그냥 버려진 시간이 아니었고, 어느 순간 죽어도 아무 남을 게 없으리라던 외로움들은 내 인생의 가장 중요한 기저가 될 것이다.”
                                                                                                    –  만화가 김진, <댕기> 중

이에 대해 “증오도 향수도 풍화된 그 문장에 나는 크게 위로받았다” 라고 쓴 건 씨네21 기자 김혜리.
나도 위로 받을까?  -,.-

“저는 ‘선생님’이란 존재를 안 믿거든요. 좋은 말이건 나쁜 말이건 “아, 예” 그런 식으로 받아들여요. 간섭받고 싶지 않아요. 부족한 것을 자꾸 얘기하면 부족한 걸 메우려고 자기도 모르게 노력하게 되잖아요. 그것이 맘에 안들어요. 난 부족한 놈이니까 이대로 그냥 쓰겠다는 생각이에요.”
                                                                                                    – 소설가 박민규

과연, “1할 2푼 5리의 승률로 운영하는 행복한 삶의 방식을 터득하기까지의 이야기”, <삼미 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의 그다.
이런 말도 마음을 훔친다.

“이른바 삽질, 실수, 말도 안 되는 그런 일들 말이에요. 다 살아 있기 때문에 하는 짓이죠, 다들 이유 없이 불완전하고 이유 없이 어이없고 그것에 믿음을 갇기도 하고. 제 소설도 그런 어이없는 짓 중 하나라고 생각해요.”

그의 어이 없는 소설을 더 읽어볼까?

뜬금없이 사랑이라니

회사의 82년생인가, 83년생인가 순진해 보이는 말간 얼굴의 젊디 젊은 개발자는, 빚없는 여자를 만나서 빚없이 사는게 꿈이라고 말한다. 뉴하트처럼 능력있는 여자가 자기보다 못한 여자를 만나는 건 드라마에서나 있는 거라고 한다.
그가 안쓰러웠다 했더니, 사람들이 그런다. 요즘 젊은 사람들은 다 그래.
사랑 따위 꿈꾸기엔 살기가 너무 팍팍하다는 것이다.

며칠 전 후배들이랑 술 한잔 하다가 어쩌다 사랑, 이라는 얘기가 잠시 나왔는데,
내가 “사랑따윈 안 믿어” 라고 말하는 사람으로 분류되어 있는 걸 알았다.
언젠가 뭔 이유로 내가 그런 말을 했던 것도 같은데, 그게 그녀에게 깊이 각인되어 있었던 모양이다.

영화나 드라마가 아닌 현실에서 사랑, 이라는 말을 발음하는 일이 참 줄어든 게 사실이다.
말해봤자 내가 뱉았다는 저 지경이거나, 치기어린 사치로 치부되거나, 가쉽거리나 농담이나 조롱에 등장하는 것이 다이다.
현실세계에 속하는 어떤 것이 아닌 것으로 매장된.

그렇지만 그게 다일까.
사랑이란 건, 있고 없고 하는 게 아니라, 믿고 안 믿고 하는 게 아니라,
그걸 품고 행하며 사는 사람과, 아닌 사람이 있는 것이 아닐까.
사랑하며 사는 것. 그건 정말 큰 행복인 것인데, 가지지 못했다고 평가절하하거나 부정해버리는 건 온당치 못한 일이 아닌가, 라는 뜬금 없이 유치한 생각을 잠시 했었다. 명동 한 복판 이층 호프집 창문에서 거리를 내려다보며.
엘에이에서 잠시 다니러 온 친구가 화려했던 제 이십대를 회상하는 동안.

색계를 보다

뒤늦게 <색계>를 보았다.
이런 영화라고는… 정말 생각지 못했다.
희안하게도 이 영화에 대해 사전에 들은 구체적인 정보라고는, 순진한 H양이 전해준, 베드신이 야해서 보기 힘들었노라는 말 정도였다.

영화는 강렬했다.
몸서리쳐지는 두려움을 표현해내는 연기는 처절했고, 그 안을 또박또박 걸어나가, 생이라는 긴 연극의 마지막 장 시커먼 벼랑에 다다른 그녀의 옆모습은 서늘하게 아름다웠다.

이념이니 사랑이니, 목숨이니, 실존이니 하는 말조차도 빈곤해 보이게 하는, 그 모든 걸 아우르는 어떤 생의 감각과 정신.

라비엥 로즈, 추격자, 그리고 색계.
최근에 본 영화들이 영화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한다.
문자언어로 치환되기 힘든 무언가를 표현해내고 관객을 끌어들이는 그 흡인력이… 고맙다.
마치 어느날 문득 냉장고라든가 컴퓨터라는 놀라운 발명품이 있어 고마운 듯이.
잘 봤다, 영화 한 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