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날씨 : 까칠 까칠

지켜야하는 것이면 지킬만한 것이었으면 좋겠다.
싸워야하는 것이라면 싸울 만한 가치가 있는 것이었으면 좋겠다.

밥의 힘

이틀 이상을 속수무책으로 괴롭히던 두통은, 어이없게도 햇반을 사다가 끓여서 후루룩 먹고 나자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
이것이 밥의 힘이고, 그 괴롭던 고통은 나의 게으름의 댓가란 말인가. 아연실색.(아, 이렇게 잃어버리는 시간에 애도를!)
밥을 열심히 먹어야겠다, 다짐.

방치해두었던 즐겨찾기 목록의 주소들을 하나씩 방문해보고 내 RSS 목록도 정리하였다.
오래 방문하지 않았던 블로그들 중엔 주소를 찾을 수 없다고 나오는 것들이 몇 있다.
그들은 나를 모르지만 한 때 내가 들여다보고 공감을 하던 이들의 공간이, 그들의 거취가 조금 궁금해지면서,
“만남은 헤어짐으로 완성되는 법이지”, 담담하던 김창완 아저씨의 목소리가 생각나기도 한다.
 
소파위에서 박태환의 올림픽 경기를 보다 잠든 남편의 맨등을 찍어올린 누군가의 사진이 인상적으로 남는다.
맨살로 드러난 등을, 어째 슬프게 느껴진다며 바라봐주는 착한 관계가, 조금 부러운 거 같기도 하다.
어쩌면 그런 일상의 페이소스가 묻어나는 사진을 찍을 수 있단 것이 부러운 것인지도.

선샤인 뉴스


“획일성이 크면 클수록 그 획일성을 완화하는 차이점을 찾는 일에 더 열심이다.”   <<- 출처 클릭

사용자 삽입 이미지우리가 참 그렇지.
똑같은 얼굴을 하고 넌 나랑 달라, 하고 말하는 거, 구별짓기에 목숨 거는 거.
한편으로는(혹은 결과적으로), 공고한 패거리문화를 유지해가면서.  

반갑다.
강준만, 이라는 이름이 그렇고 산뜻한 이름의 지역신문도.
그다운 선택이라는 느낌이다.

션샤인.
작년에 미국에서 만난 밥아저씨한테 내 한국이름의 뜻이 여름볕이라고 알려줬더니,
내가 이름 그대로 진정한 션샤인이라고 말해주어 기분이 좋았던 일이 있었지.
타인에게 좋은 말 해주는 걸 참 잘하는 민족이고,
또 심성이 따뜻하고 친절한 아저씨였긴 하지만 말이다.

광복절, 그리고…

광복절, 계속되는 비, 그리고 촛불집회 100일.
어제 좀 무리를 했더니 컨디션이 안좋아, 방문을 나섰다가 약국만 들러 돌아와서는,
두통약과 소화제를 연신 털어넣으며, 칼라티브이로 작고 여린 아나운서의 생중계를 듣는다.
종일 팔랑팔랑 뛰어다니며 현장중계를 하는 그녀의 격앙된 목소리와 용감하고 발랄한 젊은이들의 모습엔 대견하기도 했다가 화가 나고 눈물도 나고,
집회에 나갔다 한 선배로부터 받은 예쁜 우비가 미안해지고,
무겁기만한 몸과 마음이 원망스럽기도 한다.

“어른들은 투표를 못하게 했으면 좋겠어요” 라는 말에 뜨끔해진 일이 있다.
어느새 명백한 어른에 속하게 된 나, 사람들을 만나 촛불집회에 대한 반감(촛불집회 때문에 망가진 잔디에 대한 분노도!)이나 조기영어교육의 장점에 대한 언급, 새 교육감에 대한 찬성 등을 (농담인지 진담인지 헷갈려하기도 하면서)들으며 당혹스러워지는 일이 잦은 요즈음,
“존재를 배반하는 의식”이란 단어가 자꾸만 뇌리를 스치기도 한다.
그리고, 그 어른들의 잘못된 선택에 대한 학습비용, 너무 크다는 생각, 더더욱 커질거라는 불안, 가벼워지고 싶다는 욕망.

전동균, 마흔을 넘는다는 것은

마흔을 넘는다는 것은
                                   전동균

마흔을 넘는다는 것은

가장 추운 겨울날
식구들 몰래
풍경 하나 매다는 일

밀물이 들듯
밀물에 배가 떠올라 앞으로 나아가듯
울리는 풍경 소리에
멀리 있는 산이 환하게 떠오르면
그 산 속, 배고픈 짐승의
흩어진 발자국 같은 것도 찾아보는 일

마흔을 넘는다는 것은

찬 바람 속에 풍경 하나 매달고
온종일 그 소리를
혼자 듣는 일
풍경 속에 잠든 수많은 소리를 모셔와, 모셔와
그중 외롭고 서러운 것에게는
술도 한잔 건네는 일

더러는 숨을 멈추며
싸락눈처럼 젖어드는 고요에
아프게, 아프게 금이 가는 가슴 한쪽을
오랫동안 쓸어주는 일
그 끝에 반짝이는
검은 우물을 들여다보는 일


* 바람이 차니, 매달 풍경 하나 장만해야겠다.

파스텔뮤직

8975522978.mp3 Mondialito, Notre Echec

의미를 알 수 없는 낯선 이국어에서 느껴지는 편안함.
온통 낯선 어디 먼 땅을 어슬렁거리며 헤매고 싶은 유혹.


사용자 삽입 이미지자켓 디자인이 예뻐서 주문한 시디 세트다.
레이블 이름도 디자인도 노래음색조차도 모두가 파스텔톤.
고등학교 시절, 머리를 한 번 길러보겠다고 공언하던 내게 친구들이 생일선물로 한아름 건네 주었던, 
파스텔 빛깔의 왕방울 머리 고무줄(이걸 모라하지..) 이 생각난다.
길지도 않은 머리를 동여매다 여러 개 끊어먹기도 했다.


여름이 참 길고, 날은 더운데다 피곤하기 그지 없는데,
반갑지 않은 손님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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