델피르와 친구들

‘델피르와 친구들’을 그토록 매혹시켰던 세상아, 그 이미지들아.

나도 한 번 매혹시켜 주겠니?

김두수, 저녁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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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기여, 안녕

고작 감기 따위로 잔뜩 찌그러져 있다가 든 생각.

아프고 힘든 사람들은, 육체적이든 정신적이든, 저마다 정말 많이 아프고 힘든 거일 수 있겠구나.
저마다의 지독한 고통속에 있는 거일 수도 있겠구나.
아프고 힘든 사람들에게 좀 더 너그러워야겠다는 반성.
동네 서교내과 의사 선생님이 멋져 보이는 건, 온화한 미소에 어울리는 그레이 헤어 때문만은 아니다.
이번에도 운동하고 밥 많이 먹으라는 당부에 이어, 이 추운 날씨에도 당신은 하루도 안 빼먹고 한시간씩 고수부지를 걸었다고  뽐내듯 자랑을 한다. 그러니까 감기 한 번 안 걸린다고.
“헉, 그렇게 추웠는데두요?
“그러니까 파카를 두 개씩 끼워 입었지. 흐흐”
이런 대화속에서, 치료의 대상으로 환자를 보는 의사가 아니라, 똑같이 자신의 몸을 보살피며 살아가야하는 동료, 혹은 선배 같은 느낌을 주는 것이 그 병원을 찾게 하는 이유다. 그게 영업상의 전략이라 할지라도.
병원을 다녀오고나니, 마음이 편안해지고 기침도 콧물도 금새 잠잠해졌다.
그 병원엘 다녀오면, 오래 괴롭히던 감기도 금방 낫는다.
미적거리다가 꼭 끝물에 병원엘 가는 건지도 모르겠지만.
아, 이웃들의 격려도 큰 힘이 되었다. 그게 정말 큰 힘이라는 걸 새삼 알았다.
의사선생님은 약보다 물을 많이 먹는게 더 좋다고 했는데,
효능으로 말하자면 격려는 그보다 한 수 위다.

신기해…

존경받기 위해서는 존경받을 만해야 하고, 사랑받기 위해선 사랑스러워야 한다.
그런데 놀라운 건 그걸 모르는 사람이 있다는 거다.
존경하지 않는다고, 사랑해주지 않는다고 노여워하는 사람들을 만나면 참 신기하다.
그건 아쉽거나 슬픈 일일 수는 있지만,누구나 그런 경험은 있을 테지만,
노여운 일일 수는 없다. 화를 낼 일도 아니다.
자신이 존경받는 일이, 사랑받는 일이 마땅하다고 생각하는 그런 사람들은 대체로
권위적이거나 폭력의 냄새가 난다.

봉화 이야기

사용자 삽입 이미지S언니의 첫 개인전, <봉화 이야기>
엎어지면 코 닿을 곳에서…. 물론 내 키론 어림없지만 암튼… 동네에서 하는 전시라,
급하게 할 일이 쌓여 있지만, 집을 나섰다.
‘리플렛을 두 번씩이나 보내서, 안 올 수가 없었다.  언니가 정말 나를 원하는 걸 알았다’하니, 언니가 크게 웃는다.


캐나다 간다 간다 하더니 언제 작업들을 했는지 정성스레 구운 사진들이 멋졌다.
봉화마을. 언니한테서 얘기를 참 많이 들었는데, 들으면서 떠올렸던 풍경들과 별로 다르지 않다.
딱 내가 아는 언니의 사진같다. 아홉명의 여인네들이 그곳에서 가꾸어갈 “살고 싶은 미래”도 딱 그와 같을 것이다.

하경이한테 꼭 해주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서 언니가 지긋한 눈빛으로 건넨 말은,
“마음이 끌리는 데로 가라” 는 것.
디테일은 잘 모르겠지만, 언니도 “어찌 얘기해야할 지 모르겠지만” 이라는 단서를 달고 조심스럽게 한 말이긴 하지만,
대략의 낌새로 전해지는 느낌이 있다.
그 느낌이 언니가 꼭 잡아준 손의 그것처럼 따뜻하다.


처음 본 유선생님의 아날로그에 대한 애정과, 시간에 대한 이야기가 기억에 남는다.
아날로그의 시간. 그리고 결국 각자의 시간을 살 뿐이라는 거.      



미네랄 부족

눈꺼풀 경련 증상이 있어서 네이버 검색.

원인- 마그네슘 부족.
처방- 견과류, 두부, 통밀, 현미, 연어 우유 섭취.
명쾌하다.
스크롤을 더 해보니
아연부족에 관한 것이 있다.
우울하고 기억력이 감퇴하는 것은 아연 부족.
아연이 부족하면 ‘인생을 살아가는 것은 너무 힘들다’고 한단다.
굴, 콩, 육류, 꽃게 등을 섭취하면 좋단다.
결국 인생을 살아가기 힘들다고 느끼면 아연을 섭취하라.
이렇게 명쾌할 수가!
네이버 지식인이 참….

어제의 지름

간밤에 늦게 집에 도착하니 기다리고 있던 박스 두 개.
첫번째는 극세사 담요다. 어젯밤에 덮고 자보니 정말 따숩다. 잠이 잘 왔다.
지난 얼마간 정말 추웠는데, 진작 좀 살걸.
내가 하는 일이 다 그렇지 뭐, 라는 생각이 아니 들 수 없다.
사는 모양이 어찌 이리 일관성이 있는지.
촉감도 정말 부드러워 피부에 착착 감긴다. 알라딘에 있다.

또 하나는 코이노어 미케니컬 연필.
체코에서 왔다. 연필로서 이 정도면 정말 명품인 듯.
빨간색 본체를 사고 심은 레드와 블랙을 샀는데 바디도 심도 색상이 정말 이쁘다. 담요처럼 따뜻한 느낌이다.
심을 바꿔가며 쓰려니 불편하다. 본체를 하나 더 살 걸 그랬다.

심연기, 라는게 뭔지 몰라 네이버로 찾아봤다.  
문구 매니아에 가까운 내가 수십년 동안 모르고 살았다니.
하긴 이런 우아한 연필은 써본 적이 없구나.
암튼 요 조그만 뚜껑으로 심이 깎인다. 장하다.  

L양이 생각났다.
“선배, 뭐 자랑할 거 없수?” 하던 목소리가.    사용자 삽입 이미지사용자 삽입 이미지출처 : http://www.funshop.co.kr/vs/detail.aspx?categoryno=1275&itemno=10872

칼끝

혹, 이런 게 칼끝에 서 있는 느낌일까.
발 딛고 있는 곳이 넓이는 커녕 선의 두께로도 말하기 어려울 만큼 협소하다 못해 예리해서,
칼 끝에 올라선 듯 발이 베일것 같은 섬뜩한 느낌.

불현듯 엄습해온 생경한 느낌에 발가락이 오그라들고 내려야할 정류장을 지나쳐버리다.

브로컬리 너마저, 보편적인 노래

 

보편적이지 않은 제목의, 보편적인 노래. 보편적인 이야기.

가슴이 답답하고 시리다.
친구가 사준 값비싼 점심이 가슴 한 복판에 턱, 걸려 있다.
‘이렇게 살다가 저렇게 죽을 수 있다’는 충고와 염려와 불안 때문만은 아니다.
명분을 찾지 못한 분노가, 슬픈 낌새가, 울컥거림이, 노크없이 들락거린다.
그 기척에 속이 울렁거리고 머리가 아파 두통약 털어넣었더니,
약기운에 어지럽다.

이제 올 추위는 끝이라 했는데, 왜 다시 추워지는 거지?
누가?  김일구 최일구 앵커가 그랬잖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