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미

창 밖에서 누군가 부르는 듯 날카로운 소리가 있어 베란다에 나갔다 이 녀석을 발견한 게 엊그제던가.

(잘은 모르지만) 매미로 추정되는 녀석은 뭔 이유인지 이렇게 비장한 자세로 하루내 딱 붙어 있더니만, 그날 밤 소나기가 지나간 후 자취를 감추어 버렸다.
요즈음 환골탈태를 하고 싶은 욕망이 스물스물하던 차여서일까.
아직까지도 이 녀석의 안부가 몹시도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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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기, 그 사이

라디오에서 흘러 나오는, 오랫만에 듣는 노래가 반갑다.

이런 깊이의 울림을, 이 시대 어느 다른 가객을 통해 들을 수 있을까?
* 이런 울림의 노래를, 바람소리와 빗소리를, 다른 이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다는 것은 얼마나 감사하거나 다행한 일인가.
마찬가지로 자기만의 세계에 갇혀 세상의 다른 소리에 귀기울이지 못하는 이들, 큰 목소리를 무기로 자기 주장만 하는 이들은 가엽거나, 때로 내겐 버겁다.  
 
** 휘파람을 근사하게 불고 싶었다. 이 노래에서 흘러나오는 저 소리처럼 멋지게.
그런데 내 입술에선 도무지 그 소리가 나오지 않아 좌절하고 있을 때 나의 아버지는 말했었다. 어른이 되면 누구라도 휘파람을 불 수 있게 된다고. 나는 정말로 그 말을 믿었고, 그건 내가 기억하는 최초의 어른의 거짓말이 되었다. 

쿨러가 필요해

인간이 진정한 타자를 갖는다는 것은 과연 가능한 일일까?

“사람은 나 아닌 타인을 참으로 만났을 때 비로소 진정한 나(=주체)가 된다”(레비나스)는 말은, 단지 진정한 주체되기의 어려움 혹은 불가능성을 말하는 것은 아닌가, 라는 생각이 어른거리는 나날들이다.
일을 너무 많이 시켜서인지 자연스런 노후화인지 피씨의 급격한 속도 저하로 하드 디스크를 대체할 SSD를 주문했는데, 아무래도 그만으로 충분치 않을 것 같다. 안되면 램을 추가해보고 어쩌면 시피유를 갈아야할 지도 모르겠다.
내게 지금 가장 필요한 건 쿨러.
자꾸 화가 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