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odbye 2013

Goodbye 2013.
대체로 우리 모두가 안녕하지 못했던 한 해를 보내며,
2014 새해엔 우리 모두가 안녕할 수 있기를 기원하며!

모든 게 노래라고라.

8960901687_1 읽고 싶은 책이 아니라 읽을 필요가 있는 책들만 차곡차곡 쌓이는 (결국 거의 읽지도 못하고 있는) 형국에 편하게 읽기에 가장 만만한 책으로 고른 게 김중혁의 <모든 게 노래>다.
선택은 괜찮았다. K팝 스타에서 흔하게 나오는 얘기를 흉내내자면 정말 어깨에 힘이 하나도 들어가 있지 않은 문장들이다.
그야말로 술술 미끄러지는 글들을 반신욕을 하면서 읽었다. 젤 뒷편에 앨범소개들은 시간 날때 음악을 직접 맛보며 읽으려고 남겨두었다.

김중혁은 내가 보기에 무형의 음악을 텍스트로 (무엇보다 시각적으로) 형상화하는데 뛰어난 감을 지닌 것 같다.
예전에 읽은 <악기들의 도서관>엔 피아노의 각 음을 묘사해놓은 게 있었는데, 손뼉을 치고 감탄사를 내뱉을 만큼 기가 막혔다.
(여기 옮겨보고 ‘거봐 맞지?’하고 싶은데 책이 없다. 알라딘에 팔아먹었나 보다. 이럴 땐 짐이 늘어나는 걸 신경 안써도 될 넓은 방이 아쉽기도 하다. 그래서 크레마샤인을 샀는데 읽을 콘텐츠가 없어도 너무 없다.)

이 책에도 비슷한 구절이 있다.
“첼로는 바닥으로 스몄고, 피아노는 천천히 걸었고, 드럼과 기타는 앞질러 뛰어나갔다. 세 개의 층위가 결합하자 중력이 느껴졌다. 공간이 생겼고 무게가 생겼다. 노래가 나를 날아가지 못하게 붙들었다.” (194p)

이 남자는 결국 음악이란 게 시간을 견디게 하는 것, 이라고 말한다.

“우리는 음악을 들으며 시간을 견딘다. 아니 이 말은 조금 수정해야 할 것 같다. 우리는 음악을 들으며 시간을 뛰어넘는 방법을 배운다. 시간을 가뿐히 뛰어넘어 다른 시간과 공간에 가닿는 방법을 배운다. 그렇게 시간을 견딘다. 음악이야말로 가장 짜릿한 마법이다.
우리 옆에는 우리와 함께 무자비한 시간을 견뎌낸, 그래서 함께 살아남은 동지들이 있다. 책과 디브이디와 시디와 그림들의 형상을 한, 무생물처럼 보이지만 실은 함께 살아 숨 쉬고 있는 친구들이다. 그 친구들과 함께할 때 우리는 좀 더 풍성한 사람이 될 수 있다. ”

9280164171_1공감버튼을 백번쯤 누르고픈 대목이다. 그가 추천한 손성제의 <비의 비가>를 들으며, 그렇게 견뎌낸 시간들을 떠올린다.
이 앨범도 정말 기가 막히게 좋다.

난 이제부터 폭풍작업에 돌입한다.
할 일이 너무 많다.
하모니카 연습도 해야는데. T.T

멋진 남자들을 위한 진짜 크리스마스 선물 10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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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진 남자들을 위한 진짜 크리스마스 선물 10선 ->>

8번 빼고는 몽땅 갖고 싶다.
내 안의 “아저씨성”이라고 하지는 말자.
이 멋진 아이템들을 어찌 멋진 남자들만 욕망할까.
특히 아마존 동영상에서 본 저 헬리콥터 같은 건 누구라도…

전원 스위치 교체 성공

선이 헷갈리지 않게 휴대폰 카메라로 찍어둔 후 꾀죄죄한 스위치를 자신있게 떼어내고나자 문제가 생겼다.
워낙 오래된 집이라 스위치 구조가 매우 심플한 구형으로,  새로 산 것과 전혀 달랐던 것.
비슷하게 이어 보았더니 하나만 켜지는가 하면, 다른 조합으로 연결했더니 하나의 스위치로 두 개가 다 켜졌다 껴졌다 한다.

다시 두꺼비집 차단 스위치를 내리고 곰곰 가정을 세워봤다.
이 검정색과 빨간 색은 전원 선일 거고, 이거 두 개는 같은 색이니 전등선일 가능성이 높아.
신형에 딸려온 ㄷ자는 점퍼선일 테니 위아래를 연결해주면 될 거야.
그렇게 다시 시도해보니 단번에 OK.

나사가 안들어가 끝내 고정은 못시키고 힘으로 디밀어 놓은 게 약간 아쉽지만,  뭐 이만하면 훌륭하다, 자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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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내 안의 회로도 잘못 연결되어 있거나 엉켜 있는지도 모르겠다.
켜지지 않아야할 것들이 한꺼번에 작동을 해서 오류를 일으키기도 하고
이어져 있어야할 점퍼선이 누락되어 있거나 전원선이 엉뚱하게 연결되어 있어
한 번에 모든 게 퍽, 나가기도 하고.

가만히, 전원을 차단시키고 내 안을 섬세하고 냉철하게 들여다 보는 일이,
그러한 정돈이, 어쩌면 스위치의 교체가, 절실하다는 생각.

몸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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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벼운 몸살이 지나갔다.
갈비뼈 사이가 아프게 시리고, 지구의 가장 안쪽으로 끌려 들어가는 듯 무겁게 몸이 가라앉고 현기증이 났다.
물론 다분히 엄살일 몸살. 어쩌면 마음살.
그래도 잠시 겁이 났다.
이런 아무것도 아닌 파동에 이토록 속수무책인, 무중력이나 다름없는 일상이라니.

몸살을 떠나보내며, 한쪽 어깨죽지쯤에 내내 웅크리고 있던 슬픔 하나를 말끔히 들어내버리기로 한다.
진작에 흔적도 없이 지워야할 상처인줄 모르고, 그저 무늬인줄로만 알고, 방치하고, 혹은 붙잡고 있던 세월이 너무 오래 되었다.
그 사태가 키워냈음에 틀림없는, 한동안 나를 침몰시켰던 ‘비루함’을 다시는 용인하지 않기 위해서.
“비루함이란 슬픔 때문에 자기에 대해 정당한 것 이하로 느끼는 것”( 스피노자, <에티카> 중에서) 이라니까.

몸살은 지나갔으나 그 후유증으로 아직 속이 울렁거리고 머리가 어지럽다.
이 마저도 잠재우고난 내일엔 꼭 고장난 전구 스위치를 고쳐야겠다.
아직은, 살아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