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한 밤, 아프지는 말라고.

지난 밤 라군이 긴 문자질 끝에 자장가로 추천해준 노래다.
“아프지만 마삼” 이라며.

언제부턴가 말이야
먹고 살아가는 문제
돈을 번 친구들, 아이들 얘기
우리 참 달라졌구나

언제부턴가 말이야
농담에 숨어서 삼켜 버린 맘
술에 취해 서성대는 밤
그런 내가 익숙해져

그렇게 우린 변해가고
시간은 멋대로 흐르고

하나둘씩 떠나네
저 멀리 이사를 가고
돌아올 수 없는 저 먼 곳으로…
우린 행복해진 걸까

맘껏 소리 내 웃던
기억이 언젠지 난 모르겠어
화를 내는 일도 없게 돼
가슴이 멈춘 것 같아

그렇게 우린 변해가고
시간은 멋대로 흐르고

모두들 잘살고 있나요 괜찮은 건가요
오래 품어왔던 꿈들 내 것이 아니었나 봐요 다 그렇잖아요
그게 참 그리웠나 봐요 표현하지 않아도 알아주던 사람들
정말 고맙고 또 미안해요 우리 아프지만 마요

(유희열 작사 작곡)

그의 말대로 가사를 귀 기울여 듣다보니, 딱 라군표다.
그리고, 참 잘 알겠다. 사람들이 내게 왜 변하지 않는다고 하는 지,(사실은 참 많이 변해, 많이 사그라져가고 있는데도!)
종종 또래의 친구가 아쉬워지기도 하는 (이 나이에 이러한 감성을 갖고 있는 사람을 찾기가 쉽지 않다는 말을 듣는?)  이유가 무엇인지도.
또한,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느 순간 그런 차이들이 무화되고 두루뭉실 비슷해지는 지점이 어디인지를.
왜 중년이 되면 다 비슷비슷한 실루엣을 갖게 된다고 말하는 지도.

이런 개나 고양이..

요즈음 이런 영상을 보고 있노라면, 인간과 동물의 구분, 그 관계에 대한 재규정, 혹은 새로운 인식이 필요하겠다는 생각이 들곤 한다.

92.9님의




이런 고양이가 내 앞에 나타나 준다면… 한 번 용기를 내어볼 수 있겠다.
혹은 영화 <비기너스>에 나오는, 말은 하지 못하지만 150개의 단어를 이해하던 아더라면?

나는야 은둔형 그렇게 살고 싶단 말이지.

신년에 페북에 돌았던 것들 중 흥미를 끌었던 두 가지.
http://m.vonvon.me/quiz/9

44

음 내가 비교적 균형이 있는 사람이군, 이라고 생각하고 싶지만
종잡을 수 없는 쪽인 게 맞겠지.

http://m.vonvon.me/quiz/8

333

타로로 보는 2015년 운세, 라 하더니 뭐 얼마나 더 은둔을 …하고 궁시렁 거리긴 했지만,
요즘엔 보다 더 더 은둔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불쑥 불쑥 튀어나와 눈앞의 것들을 멀리로 밀쳐버린다.
타인을 대면하는 일에 피로감을 느끼는 것도 더 심해졌다.
그런 일이 많은 것도 아닌데.
혼자 있을 때 무슨 가치를, 더 발휘한다는 건지 모르겠지만,
혼자 있는 것, “휴식을 취하거나 독서를 하는” 거야  여건만 된다면 누구보다 잘 할 수 있는 거라 자신하지만,
아, 그렇게 지내볼 방법이, 은둔의 방법이, 당장은 없다.
그렇다고 “출사”의 방법이 있는 것도 아니니
“은둔”의 방법”도” 없다, 고 해야한다.


DSC04818

H가 선물해준 향초. 곰인형 라벨 디자인이 내 취향에 안맞을까 걱정했다는 섬세한 배려가 맘에 와닿았다. 내게 맞는 향을 고르기 위해 판매원에게 나에 대한 설명을 이러저러하게 했다지. 그렇게 해서 내방 가득 퍼지게 된 Soft Blanket 향이 꽤 좋다.
이마트에서 산 와인의 맛도.
이마트가 너무 가까워, 좋기도 하고 나쁘기도 하다.
마트에 들어서면 신기하게도 혹은 당연하게도 필요한 것이 새록새록 생겨난다.

천체사진


PIA17936_fig1

출처 : http://www.jpl.nasa.gov/spaceimages/details.php?id=PIA17936

오랫만에 방문한 뱅쇼님의 블로그에서 보게 된 사진이다.
“화성에 있는 탐사선 큐리오시티가 촬영한 지구 사진” 이란다.
저  쬐그만 점이, 우리가 이리도 복닥복닥 시끌벅적 살고 있는 지구란 말이지…
가만 들여다 보는데 마음이 여러 갈래로 먹먹해지다 뭉클해진다.

신선생님의 병환 소식이 내내 묵직하게 가슴 한 쪽에 걸려 있다.
…………
뭐라.. 한참을 쓰다가 지운다.
그저, 시간이 많이 남아 있기를, 마음을 모아 기원한다.

작년 이맘 때쯤 듣던 노래를 찾아 듣는다.
좋아서 하는 밴드의 <천체사진>이다.

별사진, 천체 사진을 들여다보고 있으면 종종, 시신경과 가슴이 쏴해지는 청정한 자극과 함께, 어떤 부드럽고 뭉클한 신호를 수신하고 있는 듯한 착각이 들 때가 있다.
어디 먼 우주에서 (이렇게 작고 작은 지구 안의, 먼지처럼 가볍고 희미하며 지극히 유한한 존재인 내게) 보내는 따뜻한 위로 같은.

깜깜한 밤 아무 것도 보이지 않는데
무얼 찍고 있나 물었더니
조리개를 열어 놓고 한참을 기다리면
먼지 같은 별빛들이 켜켜이 쌓여
아름다운 천체사진이 된다는데

의미 없는 너와 나의 어제 오늘이
먼훗날 아름다운 사진이 될 수 있을까
우린 오늘도 아주 작은 별이 된다
먼지 같은 빛을 내려 몸부림친다.

깜깜한 밤 아무 것도 보이지 않는데
그게 나의 모습 같아서
차라리 난 눈을 감고 한참을 기다리면

의미 없는 너와 나의 어제 오늘이
먼훗날 아름다운 사진이 될 수 있을까
우린 오늘도 아주 작은 별이 된다
먼지같은 빛을 내려 몸부림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