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 여행, 그리고…

DSC0689s5

짧고도 긴 여행, 가깝고도 먼 여행을 2박 3일 다녀왔다.
주어진 미션 때문에 몸은 다소 고단했지만, 오랫만의 떠들썩한 여행이 남겨준 울림이 작지 않다.
나 자신과의 대화가, 나를 들여다보는 일이, 나홀로 여행에서만 가능한 게 아니라는 걸 새삼 깨닫는다.
이 울림을 멈추지 않게 간직하고, 증폭시킬 수 있기를.

어머니 기일을 조용히 보냈다.
어쩌다 불운한 일들이 겹쳐 사진 한 장 남아 있지 않은, 오로지 기억 속에서만 존재하는 나의 어머니를 애써 떠올리다 보니,
사진이란 게 단지 추모의 형식일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가고 없는, 그러나 보내버릴 수 없는 이에 대한, 혹은 지나가 버린, 돌이킬 수 없는 모든 것에 대한.

8월

오랫만에 블로그를 방문해서, 슈퍼갑질에 대한 찌질한 복수의 다짐으로 끝난 포스팅을 대하니 내 삶이 남루하기 그지없다.
(그 복수는 슬픈 예감대로 성공적이지 못했고, 그들과의 고투는 아직도 진행중이다.)
이 남루함을, 어찌 떨쳐낼 수 있을지.
폭염주의보가 날아오는 무더위에는 그래도 며칠만 더 견디면 지나가리라는 기대가 있어 그다지 버겁진 않았는데, 스스로를 향한 이런 쓰라린 시선을 벗어나게 해줄 만한 무언가를 찾는 일은 막막하기 그지없다.

유난히 더웠던 이번 여름에 한 거라고는,
쪼만한 테라스에 채소를 자라게 한 일 밖에 없는데…

20150725_170234s
그러고도 벌써 8월. 내 영혼이 가장 말랑해지는 계절 앞에 서 있다.
한 여름 무더위 속에서 햇볕과 물과 토양의 양분만으로 신기하게 쑥쑥 크는 푸른 잎들을 하나씩 뜯어 먹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