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광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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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진하지 않은’, “마일드”한 색감에, 뚜껑을 잃어버릴 염려없는 노크식 심플한 디자인이 딱이다 싶긴 하였으나, 한 다스는 너무 많았다. 펜 한두 자루 사기엔 배송비가 아깝기도 하였겠지만, 배송되어온 작은 박스를 개봉하고 보니 허허로운 웃음이 나왔다.
이걸로 뭘, 얼마나 ‘하이라이트’할 수 있을까!

* 그가 말한 “free”가 어떤 의미였는지는 정확히 모르지만 (비 오는 날 술 마실 수 있는 자유?) 어쨌거나 그는 꽤 자유로워 보였다.
그의 정신은, 영혼은 이제 공간과 시간도 가로질러 더욱 자유로워지려 하는 것 같고, 그렇게 단단해진 사유는 그의 삶을 더더 두터웁고 풍요롭게 만드리라.

** 이제 막 검찰 조사를 마친, 평생을 왕국의 마마로 살았던 그녀의 얄팍한 삶의 두께는 얼마나 기이한 것인지.
어제 검찰조사를 받으러 가면서도 고수해야했던, 나로서는 평생 한 번도 해본 적이 없는 올림머리는 그래서 꽤나 상징적으로 보인다. 아무래도 그녀는 인위적으로 공들여 부풀린 머리를 진짜 자신의 모습으로 생각하고, 푹 꺼진 머리를 한 자신의 본모습-초라한 자아-을 인정할 수 없는 모양이다. (한데 문득 궁금해지기는 한다. 그렇게 전국민의 지탄을 받으면서도 고수해야하는 올림머리라는 거. 매일 한 시간 이상을 지루해서 어떻게 참을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