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OG ARTICLE 2010/03/01 | 3 ARTICLE FOUND

  1. 2010/03/01 부산에서 (4)
  2. 2010/03/01 노순택 / 좋은, 살인
  3. 2010/03/01 떠나보낸 선물을 추억하며...

부산에서

diary 2010/03/01 1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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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내용은 여기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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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유증이 길었던 지난 부산행에서 찍혀진, 몇 안되는 사진을 이제야 꺼냈다.
노순택 작가의 전시가 열리고 있던 고은 미술관은 느낌이 좋았고, 전날의 과음으로 기진맥진한 상태로, 천장이 거울로 된 1층 까페에서 마신 카페라떼는 달콤했다.  
그리고 함께 했던 고마운 일행들과 그곳에서 마주쳤던 반가운 여러 사람들.
기억량은 많지 않지만, 이제와 생각하니 즐거웠던 기억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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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선배가 내 카메라를 가져가 찍어주고 흡족해한 사진. 내가 찍히는 일이 좀 민망했지만, 타인의 사진을 찍어주려할 때 이 선배는 정말 그답다고 느껴진다. 위의 삐뚤어지고 어지러운 내 사진과 정말 비교가 된다...ㅎㅎ 사실 그 덕분에- 이 선배가 이전에 어떤 분의 가족 사진을 정성스럽게 찍어준 덕에- 우리 일행은 그 전날 근사한 부산 호텔의 와인맛을 볼 수 있었다는 거.

그래서 나도 찍어줬다. 더불어숲 출판사 이승혁 대표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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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그 즈음에 부산에서 필름이 끊겼다는 누군가와 술마시다, 부산이 원래 그런 곳일 게라는 결론을 내렸다.  
그곳의 화사한 하늘빛과 부드럽고 훈훈한 해운대 바닷바람에는 멀쩡한 사람도 감전시켜 그만 정신을 놓아버리게 만드는 어떤 기운이 있는게 틀림 없다. 조그만 아파트에서 해가 뜨는 바다를 보며 눈을 뜨는 일을 잠시 동경했었으나 아무래도 부산에서 사는 일은 피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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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3/01 19:50 2010/03/01 19:50

노순택 / 좋은, 살인

view 2010/03/01 14:33

봄비 흩날리는 일요일, 상상마당에서 전시를 보았다.
전시의 자세한 내용은 여기로 ->>   
작가에 대해서는 여기로 ->>

이제까지 보았던 어느 전시보다 텍스트가 많은 전시여서 레터링하시는 분들이 엄청 고생을 했다고,
예의바른 작가는 그 분들의 노고에 대한 감사를 거듭 표하는 섬세한 배려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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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구와 벽 뿐 아니라 기둥까지 텍스트가 들어차 있고, 사진 밑에도 이해를 돕기 위한 작은 사진이 붙어 있는가 하면 한 쪽에는 작업관련한 각종 정보-우리에게 너무나 친숙한, "무기를  납품하다 이제는 전쟁을 납품하는" 대기업들의 화려하고 세련된 카탈로그, 에어쇼 스케줄러, 구글 위성사진, 메모, 노트들...들이 빼곡해서, 이런 자세로 한참을 들여다 보게 하기도 한다. (작품 감상에 여념이 없는 분은 이태리 쥬얼리 디자이너 정수현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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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세히 들여다보면 작가의 엄청난 집중력과 섬세한 언어 감각(사진 언어도 포함해서), 가슴 뭉클한 열정 외에, 우리를 미소짓게 만드는 또 다른 것도 발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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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운이 좋아 이런 뒷모습을 가진 작가를 발견한다면 그 많은 텍스트로도 담아낼 수 없었던 숨겨진 이야기들을 들을 수 있고, 작품집에 싸인도 받을 수 있다.
이 작가는 참으로... 친절하다.
그리고 어느 전시보다 오래 들여다보게 만드는 전시는... 작품의 무게와 강렬한 메세지가 그저 할 말을 잃게 한다.  

참고로 작가는 요렇게 생긴 칼리그래피용 라미 만년필을 쓰는데, 작가의 필체는 의외로 화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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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래의 요것은 내가 쓰는 라미다. 모까페에서 공동구매해서 가격은 더 저렴하지만 나름 스페셜 에디션!
 여기에 진한 붉은색 잉크를 넣어 쓰는 걸 보더니 누군가 좌파냐고 물었다.
 단지 붉은 색 잉크를 쓴다는 이유만으로 -,.-
 언젠가는 백분토론을 보다가 손석희씨가 라미펜을 쓰는 걸 보고 반가워한 적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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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덧붙임 : 음 문득 라미펜을 만드는 곳은 어떤 기업일까 하는 하는 우려가..
 소비를 하지 않고서는 생활이 어려운 현실에서 살인기계를 만드는, 혹은 그와 관련된 기업을 피하는 일은 정말 쉽지 않으므로...


전시 안내는 www.sangsangmadang.com
02-330-6229 2010.2.26-3.14 (3월1일 휴관) 관람시간 : 13:00~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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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3/01 14:33 2010/03/01 14:33

자본주의를 극복하기 위한 대안으로, 선물을 포함한 순수한 증여-사용가치, 교환가치, 기호가치가 없이 상징적 가치만을 가지는-를 제시했다는 보드리야르의 이야기를 읽다가 불현듯 얼마 전 내가 처분해버린 선물이 생각났다.
수년 전에 받았던 그 선물은 만원짜리 지폐를 고이고이 접어 만든 반지였다.
그러니까 단지 교환가치에 불과했던 지폐가 그 교환가치를 잃고, 수년 동안 내 서랍 속에서 아무런 기호가치나 사용가치도 없이, 단지 상징가치만으로 존재해왔던 것이다.
그러다 불과 이주 전 쯤인가 내 눈에 띄어 산산히 풀어 헤쳐졌고 결국 집 아래 슈퍼에서 식료품-아마도 라면과 사과-로 교환되어 내 수중에서 사라졌다.
그로써 오랜 동안의 상징가치를 박탈당하고 원래의 교환가치를 지닌 화폐로 돌아간 것이다.
 
그날 오후 동네 후배들과 영화를 보고나서 수다중에 그 얘기를 꺼냈다가, 참  "낭만적"인 선물이라는 반응을 들었었다.
그러니까 가장 낭만적이지 못한 어떤 것에 불과하였던 화폐가 누군가의 손에 의해 꽤나 낭만적인 상징가치를 부여받은 것인데, 어쩌면 보드리야르가 제시했던 낭만적인 전략이 그럴 듯하게 실천된 것이라고도 할 수 있을 것인데...
그걸 산산히 해체하여 먹는 걸로 바꿔 먹은 나는- 그 심사가 무엇이건 간에 - 얼마나 순수하지 못하고, 낭만적이지 못한 사람인가 말이다...

여하튼... 상징가치만을 가지는 선물을 주고 받음으로써, 상징적 교환 논리를 통해 자본주의의 논리를 벗어나고자 했던 보드리야르의 기획은 참으로 낭만적이고(전적으로 긍정적인 의미로), 우리의 세계가, 그를 이루는 모든 것이 다른 것을 위한 목적이나 도구가 되거나, 다른 가치로 대체될 수 없는 고유한 가치를 지닌다는 것은 참 감동적으로 들린다. 치열한 철학적 사유를 통해 노년의 철학자가 내놓은 것이라니 더욱 그러하다.  

극단적인 경우에, 사람들은 세계 자체를 불가능한 교환으로 사유할 수도 있을 것이다. 세계는 교환될 수 없는 것이다. 총괄적으로 보면 세계는 아무데서도 등가물을 갖지 않기 때문이다. 모든 것이 세계의 일부를 이루기 때문에, 그것이 가치로서 비교되고 측정될 수 있는 외적인 것이라는 것은 전혀 존재하지 않는다. 어떤 방식으로든 세계는 가치를 지니지 않는다. 하지만 무엇인가 명명되고 코드화되고 계산되는 순간부터 사람들은 교환의 순환을 다시 발견하게 된다. 그 순간부터 '저주받은 몫'은 가치가 되어 버린다. - 보드리야르, <암호>

이사갈 집의 구조를 재러 들렀다 중요한 걸 빼먹고 온 것 같다. 내일 확인할 수 있을 때까지 애써 잊어보려 하는데, 그 때문인가 잠이 안와 이거 저거 들춰보고 여기 저기 기웃거리고 있다. 요즘은 사소한 일로도 잠이 잘 안오는 게.. 점점 소심해져 가는 것 같아 난감하다. 낭만성도 없는 데다 소심하기까지 하다니. 누군가의 질타가 들리는 듯 하다. "매력이 없잖어.." 하고.  

* 덧붙임 : 동계 올림픽의 성과를 평가하면서 선수들, 특히 김연아가 국가 브랜드 가치를 높였다는 뉴스가, 기업의 가치를 높였다는 삼성관계자의 말이 자꾸만 귀에 거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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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3/01 05:29 2010/03/01 05: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