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대체로 피사체가 되는 인물만이 도드라져야할 특별한 이유가 없는 경우엔 심한 아웃포커스를 별로 선택하지 않는다. (물론 내겐 F1.2 정도의 비싼 렌즈가 없기도 하다. 1.8 렌즈가 내가 가진 최대개방치.)
대부분의 경우에 시간적 공간적 배경도 의미가 있고, 그 사람이 처한 자연적 인적 환경도 그 사람을 구성하는 요소가 된다는 의식이 있기도 한데, 그와 상관없이 우리의 인식작용 자체가 피사체와 배경을 분리해서 지각하지 못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기도 하다.
아래 박철민씨에 대한 sattva 의 댓글을 보고, 브라운관에서 흔치 않게 그의 연기를 보고도 알아차리지 못했다는 사실이 놀라웠다가, 그럴 수도 있단 생각도 들었다.
매일 보던 민주 떡볶이집 아줌마를 백화점에서 만났을 때 알아보기 힘든 것처럼 말이다.
박철민. 가물가물한 기억 속의 그는 확실히 지금보단 좀 더 푸근한 인상이었던 거 같고, 훨 커보였는데.. 큰 무대의 좌중을 장악하던 존재감이었을까.
이따가 한국의 오전시간이 되어 엠에센에 친구가 나타나면 자네도 알아차렸는가, 하고 함 물어봐야겠다.
어젯밤 아래층에서 한집살이 하는 처자 M과 그의 아끼는 후배와 맥주를 마시다가, 그 후배가 결혼생활이 힘들단 얘기에 이어 "그래도 집도 있고 와이프도 있고 아기도 있고 어머니 아버지도 있다." 란 말을 듣고, "난 그 중에 하나도 없는데" 라고 말했는데, 말하고 나니 약간 쓸슬해지기도.
그러다 방금 전에 보고 싶은 책을 접했는데, 거주가 불안정하니 살림을 안늘리려 책사는 걸 아예 금하고 있었더니 삶이 공허해진 게 떠오르면서, 안정된 주거 환경이 좀 더 부러워졌다.
사고 싶은 책.
http://www.aladdin.co.kr/shop/wproduct. ··· 95995203
http://www.aladdin.co.kr/shop/wproduct. ··· 57690646
언제 읽어볼까나.

... <화려한 휴가>는 당신의 지갑 가까이 가 닿은 지극히 속물적인 방법으로 이야기를 구축했지만, 무게 잡은 지식인의 담론보다 더 많은 가능성을 보여주는데 성공하고 있다. 이 영화는 가장 직접적이고 상업적인 방식으로나마 광주와 관객을 소통시킨다. 누군가의 실패한 과거로서가 아니라, 우리들의 현실로 기억을 연장시킨다.... 이 영화의 상업성에 찬성한다. 허지웅
허술하고 한가하기 그지없는 엘에이의 한국영화전용관에서 그렇게 재현되고 연장된 기억은 아팠고, 그 소통은 눈물겨웠다. 80년대 대학 캠퍼스내에서 거친 비디오로 숨죽여 보았던 그 충격적 기록영상들에 비하면 참으로 말끔하게 축소되고 상업영화로 필터링된 장면 곳곳에서도 가슴이 저리고 한숨이 나오고 눈물이 흘렀다.
"생활의 발견" 이후로 점점 더 멋있어지는 김상경의 연기는 훌륭했고 안성기의 카리스마 역시 힘있게 빛났다. 이준기는 형편없었지만, 그 역시 영화의 상업성의 일부일 터.
어쨌거나 영화의 상업성에 찬성한다는 데 나도 찬성한다.
그게 아니라면 어찌 엘에이 한복판의 극장에서 광주의 진실을 한 조각이나마 마주할 수 있겠는가 말이다.









멀더라도 갈 껄 그랬나 보네.
깔끔한 사진들이 부럽구먼.
펜탁슨 색을 빼도 분위기가 있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