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음식.

diary 2010/08/13 2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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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이나 먹고 일하라는 호출에 라면물을 끓이다 말고 집을 나섰다가, '살고 싶어지게 해주는 거' 먹고 싶다는 내 요청에 파인애플이 데리고간 동네 네팔 음식점. 그런데, 예상밖으로 음식이 참 맛있었고 오랫만에 숨이 찰 만큼 과식을 해버렸다.
나는, 살고 싶었던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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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8/13 21:54 2010/08/13 21:54

창전동 고양이

scene 2010/08/12 0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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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나와 눈 맞추는 시간이 조금 길어진(누군가는 단지 고양이가 시력이 나빠 그런 거라고 하지만) 이 녀석은 정말 '존재의 이유'(담배 레종의 컨셉 참고) 따위를 알고 있는 것만 같다.

약간의 공허함과 쓸쓸함.
'물기를 빼앗겨 쭈글주글해진' 건포도를 집어 먹다, 내 안이 너무 건조하고도 싱겁게 느껴져 꿀물을 타서 마신다.
시원하고 달콤하다.
여름이 막바지에 다다른 듯. 매미 우는 소리가 처연하게 우렁차다.

* 어떤 대상에 대해, 마음을 조금 접어야 하는 타임인 모양이다.
육체의 고통이든 마음의 문제이든, 견뎌야하는 모든 문제는 막상 닥치면 늘상 염려한 것보다 훨씬 의연해질 수 있었던 걸 상기한다. 단 한 번 정도의 예외를 제외하고는.
특히 마음을 비우는 문제라면 더욱 그렇다.
내 것이 아닌 것에 대해 마음을 비우고, 그 만큼의 여백을 즐기기.
누구 못지 않게 내가 잘하던 종목이었는데(그래서 너무 섣부르게 비워서 남은 것이 별로 없는 것이 문제였는데) 나이가 들어 불안해지거나 욕심이 생겼던지, 마음이 너무 팍팍해졌던 것도 같다.
'시시껄렁하게 살자' 했지만 오늘은 좀 반성을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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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8/12 01:25 2010/08/12 01:25

내 방

scene 2010/08/11 0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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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방에 흘러드는 황혼의 표정들.
모니터에 코 박고 일을 하다 벽에 깃든 그 빛이 보이면
벌떡 일어나 베란다창에 붙어 해지는 풍경을 본다.
더러는 뛰쳐 나가 공원으로 향한다.
정말 작고 야트막한 공원에서 그리 높지도 않은 나무들 틈새로 기웃기웃 황혼을 보는 일은 좀 감질날 때도 있어서 더러는 훤히 볼 수 있는 높은 자리를 탐해보기도 한다.

요즘엔 매미소리, 각종 풀벌레 소리, 덩달아 재잘대는 새소리가 장난 아니게 웅장하고,
그 교향곡을 들으며 이런 생각도 해본다.  
가장 좋은 여행의 동행은 같이 있어도 언제든 온전히 해지는 풍경을 볼 수 있고 풀벌레 소리를 들을 수 있고 스쳐가는 바람을 느낄 수 있는, 오히려 같이 있어서 더 잘 보고 듣고 느낄 수 있는 그런 사람이 아닐까 하고.
물론 짐을 덜어준다거나 길을 잘 알아 헤매지 않게 해주거나 맛난 음식을 먹게 해주거나 노래를 불러 주는 등 즐겁게 해주는 사람도 매우 훌륭한 동행임엔 틀림없지만, 더 욕심을 내자면 그렇다는 얘기.
그래서 그것이 심히 어려워질 때는 차라리 나홀로 여행을 아쉬워하기도 하는 것이,
인생이라는 여행에서도 마찬가지인 것이 아닐런지. (머 아닐 수도 있지만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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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8/11 03:15 2010/08/11 03: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