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디언식 이름

“날카로운 달빛의 혼”

나의 인디언식 이름이란다.
뭔가 아직 발현되지 못한 주술적 능력이나 예지의 힘 같은 것이 내 안에 꽁꽁 숨겨져 있는 것이 아닐까? 흐흐
그랬으면 좋겠네…

<인디언식 이름짓기>

태어난 년도 뒷자리 자신의 생월 자신의 생일
***0년생:시끄러운,말많은
***1년생:푸른
***2년생:어두운 →적색
***3년생:조용한
***4년생:웅크린
***5년생:백색
***6년생:지혜로운
***7년생:용감한
***8년생:날카로운
***9년생:욕심많은
1월:늑대
2월:태양
3월:양
4월:매
5월:황소
6월:불꽃
7월:나무
8월:달빛
9월:말
10월:돼지
11월:하늘
12월:바람
1일:~와(과) 함께 춤을
2일:~의 기상
3일:~은(는) 그림자 속에
4일:따로 붙는 말이 없음
5일:따로 붙는 말이 없음
6일:따로 붙는 말이 없음
7일:~의 환생
8일:~의 죽음
9일:~아래에서
10일:~을(를) 보라
11일:~이(가) 노래하다.
12일:~의 그늘 → 그림자
13일:~의 일격
14일:~에게 쫒기는 남자
15일:~의 행진
16일:~의 왕
17일:~의 유령
18일:~을 죽인 자.
19일:~은(는) 맨날 잠잔다.
20일:~처럼..
21일:~의 고향
22일:~의 전사
23일:~은(는) 나의 친구
24일:~의 노래
25일:~의 정령
26일:~의 파수꾼
27일:~의 악마
28일:~와(과) 같은 사나이
29일:~의 심판자→을(를) 쓰러트린 자
30일:~의 혼
31일:~은(는) 말이 없다

그림자

“어린 아이는 뜨는 해를 등지고 걷는다. 몸집이 작은데도 큼직한 그림자가 앞서가고 있다. 그것이 그의 미래인데, 입을 딱 벌리고 있지만 또한 납작하게 눌려진, 약속과 위협으로 가득 찬 동굴이다. …… 정오가 되면 해는 남중하고 그림자는 어른의 발밑으로 완전히 빨려 들어가게 된다. 완성된 인간은 당장 발등에 떨어진 일들에 정신이 팔린다. 그는 미래 같은 것엔 별로 관심이 없다. 미래 때문에 불안해하지도 않는다. 아직은 그의 과거가 발걸음을 무겁게 하지도 않는다….. 그러나 해는 서쪽으로 넘어가고 성숙한 인간에게는 등 뒤에 그림자가 생겨나서 점점 길어진다. 이제부터 그는 점점 더 무거워지는 추억들의 무게를 발뒤축에 끌고 다닌다. 그가 사랑했다가 잃어버린 모든 사람들의 그림자가 자신의 그림자에 보태지는 것이다. 과연 그의 발걸음은 점점 느려진다. 과거의 덩치가 점점 커짐에 따라 그 자신은 점점 작아진다. 뒤에 달린 그림자가 너무 무거워져서 걸음을 멈추어야 되는 날이 온다. 그러면 그는 사라져 버린다. 그는 송두리째 그림자로 변하여 살아 있는 사람들에게 가차 없이 맡겨진다.’

                                                                                        – 미셀 투르니에, <짧은 글 긴 침묵> 중에서
사용자 삽입 이미지

으아악~

‘나를 지키는 건 나 혼자 강해지려고 해서 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이 나를 무너뜨리지 못하게 막는 것’이라고 말할 때, (강력한 부인에도 불구하고) 그녀가 꽤나 상처받았음을 알았다. 그럼에도 그 대상을 포기하지 못하고 이해하고자하는 안간힘이, 현실로 인식된 사실조차 받아들이지 못하고 왜곡시키고 있었다. 그리하여 그녀의 모순된 진술 속에서 대상에 대한 양가 감점은 너무나 역력했고 그래서 가여웠다.

그런 그녀를 잠시 토닥여주다 돌아서서 든 생각.
그러한 격렬한 양가 감정. 그게 사실 타인에 대한 사랑의 본질인 거지.
그녀는 이제 아니라 말하지만, 초연해졌다 말하지만, 아직도 그에 대한 갈망은 사그라지지 않은 게지.
타인에 대해 그만큼 분노하거나 상처받지 않는 지금의 나와는 다르게.
(뭐 타고난 성향도 처한 입장도 좀 다르긴 하지만.)        
오늘 점심 약속으로 집을 나설 때까지 며칠 동안 모니터 앞에 틀어박혀 정말 많은 일을 했다.
밥먹고 잠 자는 시간 외에는 거의 다, 뉴스를 들으면서도 커피를 마시면서도 전화를 받으면서도 일을 했다.
그 결과는…. 일이 정말 하기 싫어졌다.
어깨며 등이 아파 움찔거리면 우드득 우드득 소리가 나고, 한쪽 팔은 끝까지 올라가질 않는다.
으아악~ 혼자 짧은 비명을 내밷다 나의 귀책사유가 아닌 이유로 자꾸 엄한 일을 되풀이해서 만들어보내는 담당자에게 “저에게 자꾸 왜 이러시는 거에요?” 라는 하소연을 하고 나니, 이제는 먹고 살 걸 해결해주는 남자가 있으면 그를 위해 무엇이든 할 수 있겠다는, 팻이라도 될 수 있겠다 했던 K선생 말이 생각났다. -,.-;;
 
사람이 무엇이라도 일을 하고 살아야 하지 않겠냐던 누군가의 말에는 정말 공감이지만,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는 것을 다행으로 생각하고, 그에 대해 뿌듯한 때가 없는 건 아니지만,
내가 아무래도 천성적으로 노는 걸 좋아하는 사람인 건 부인할 수 없는 사실.
그녀처럼 일하는 것 말고 다른 선택지가 있는 게 부러울 때가 있는 것도 사실.  
일 멀미가 나는(진짜 멀미 증상이 난다. T.T) 지금은 잠시, 쉴 때가 되었단 말이지….

굿나잇

굿나잇, 이라고 말하기엔 너무 늦었지만

이 생엔 너무 늦은 것 투성이지만
그래도 굿나잇!

디아민 잉크

할 일이 많다고 오전 내내 종종거리며 후다닥 후다닥 잡일을 해치우고 이제야 평상심을 되찮았다. 하는 일이 워낙 잡스럽게 많다보니 정신이 없을 뿐더러 보람이라든가 보상이라든가 성취감도 별로 없다. 특히 피할 수 없는 전화통화, 메일체킹 같은 것들만으로도 시간은 쑤욱쑤욱 잘도 빠져나간다. 식사를 하고 청소를 하는 일상의 일들도 남들에 비하면 정말로 간소화시켰다고 생각하는데도 여전히 큰 비중을 차지한다. 뭔가에 집중하는 일이 여전히 쉽지 않다.

하고 싶은 일을 하기 위하여 하지 않아도 될 일들은 과감하게 정리하고 거절하기. 올해 모토 중 하나다.
그리고도 남은 일들, 하고 싶진 않지만 생계를 위하여 어쩔 수 없이 해야할 일들은 또 열심히 해야겠지만, 어떤 식으로든 일이든 삶이든 그 운영에 있어서 합리적인 변화가 필요하다. 지금 상황에서의 변화라고 해봤자 그 한계가 자명한 것이라도 해도.
사두고 열어보지도 못한 잉크병을 개봉했다. 플라스틱병이라 저렴하다 하더니만 양도 장난 아니게 적은 것이 앙증맞다. 디아민의 Poppy Red. 양귀비꽃색이다. 웹상에서 볼 수 있는 색상표가 저마다 달라 고민하다 이름에 꽂혔는데 예상과 그리 다르지 않게, 고혹스런 붉은 빛을 가졌다.
이거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이걸로 그 누구냐, 김선우나 박정대 같은 이의 뜨거운 시를 적어 보아야지.
바쁘다믄서? 라던 누구의 투정이 들리는 듯하여 좀 찔리지만,
바지런히 합리적으로 살자 비장하게 맘 먹는 게 다 하고 싶은 것이 많아서이니.
지금 하고 싶은 건 내 욕망을 촉발시킨 것에 제대로 매혹되어 보는 것, 그 욕망에 충실하게 취해보는 것.      

2012년 8,784시간

연말과 새해 첫날을 꼬박 일해서 오늘 사이트 하나를 오픈했다.

작은 규모의 심플한 사이트지만, 몇 달을 계속 미뤄지면서 숙제처럼 남아 있던 거라 기분이 후련하다.
데이타를 늦게 늦게 주고 ‘작업이 내일까지 되나요? ‘라는 요청은 여전히 당황스러운 거였지만, 대체로 원활한 소통하에 단기간에 목적했던 데드라인을 맞추었다.
결과도 나쁘지 않은 듯.
예전엔 클라이언트의 요구에 따라 빼곡하게 이거저거 넣다보면 애초에 공들였던 디자인은 다 흐트러지고 망가져서 속 상한 적이 꽤 있었는데, 요즘엔 그런 일이 많지 않다. 내가 일에 적응한 면도 있겠지만 그보다는 트랜드의 영향이 크다. “심플하고 모던하고 미니멀”하기도 한” 것들이 어느 정도 통하는 트랜드이니, 잡스형에게 고마움을 표해야할 지도 모르겠다. 그 덕분에 사람들의 디자인 감각이 월등히 나아졌다는 것도 일리가 있다.  
 
예전엔 사람들이 왜 그렇게 여백을 못견뎌 하는 지가 늘 의아했다.
특히나 대문에다 줄줄이 있는 걸 다 끄집어내려는 거, 거의 모든 메뉴의 바로가기버튼을 대문에 늘어 놓아 달라할 땐 참 난감했다. 그런 디자인은 ‘나 괜찮은 사람이야’라고 큰 소리로 길게 주장하는 사람의 조급함과 촌스러움을 닮아 있다.
뭐 그게 컨셉이라 할 경우엔 어쩔 수 없지만.
어쨌거나 멋모르고 시작한 초창기부터 ‘여백’이 많다는 말을 들어온 내게는 나쁘지 않은 변화이긴 하나,  
그런 것들이 노멀해져 그 가운데서 또 차별화되는 디자인을 해야하는 과제가 생긴 것이니 뭐 쌤쌤이라고 볼 수 있겠다.  
 
조용히 일을 하고 세 끼 맞추어 밥을 먹고 감기약을 털어넣으며 한 해를 건너 새해를 맞았다. 그렇게 꽤나 미니멀한 포즈로, 감기와 헐렁하게 싸우며 2012년의 8,784시간을 맞았다.
“자유를 위해 목숨 걸고 싸웠던” 이가 맞이하지 못한 2012년이라는 생각이, 문득 ‘목숨’이란 단어를 떠올리게 한다.  

진짜 일어날지도 몰라 기적



새해를 맞이하면서 보기에 더없이 좋은 영화, <진짜 일어날지도 몰라 기적>
기적을 바라는 간절한 소망을 가슴팍에 깃발처럼 품고사는 일, 그 자체가 삶의 기적이라는 거지.
기적을 향해 달려가는 아이들에게 포착된 모든 찰나의 순간들이 그렇듯이.
정말 기분좋은 영화야. 아이들이 숨막히게 예뻐.
그래서 눈물이 났어.
2012년. 지구가 멸망한다는 그 해를 맞이하면서도 이리 시큰둥하지만,
그래도 너절해진 소망 같은 게 남아 있을 지도 몰라.
잘 찾아서 펄펄 휘날리게 해볼까봐.
진짜 일어날지도 모르잖아 기적.

이 영화를 추천해. 새해선물로.

….

카메라 바디의 포커스 미세조정 기능이 기특하다.

렌즈가 심하게 전핀(포커스가 앞에서 맞는 것)이라는 진단을 받고 잠깐 긴장했더랬다. 정품(정식으로 관세를 내고 수입된 제품)이 아닌 지라 국내에선 아예 AS가 안되기 때문이다. 이걸 핑계로 한번도 안가본 일본엘 놀러 가야겠군, 이라고 결정을 내릴 수 있는 팔자면 좋겠지만 뭐 그럴 처지도 아니므로.
그런데 그럴 필요가 없어졌다. 스마트한 바디에서 그만큼 포커스를 뒤로 설정해놓을 수 있는 것이다.
렌즈에서 +5가 나와서 바디에서 -5를 해주면 둘이 만나 0이 되어 포커스가 제대로 맞게 되는 것이다.
“이런 스마트한 길이!”
궁합이 좋은 관계란 것도 그와 같을 것이다. 내가 못 미치거나 오바가 되는 지점을 상대방이 거꾸로 맞춰줄 수 있다면  삶을 살아내는데 있어 함께 멀쩡해지고두 개체가 조화롭게 기능할 수 있는.
참으로 불완전한 존재인 인간이 그토록 관계에 집착하게 된 것에는 이러한 관계에 대한 기대도 한 몫 했을 것이다.  
일에서도, 어쩔 수 없이 부대끼는 사람들과의 관계에서도 실수가 잦아졌다. 소홀하거나 엉뚱하게 과민해서 생기는 실수들이다.(물론 전자가 월등히 많다. 나는 디테일이 너무 부족한 사람!)
일을 맡긴 단체가 정산을 위해 요청한 전자세금계산서발행에 한나절을 소비하면서, 새로 장만한 무한잉크 장착 프린터기와 반나절을 씨름하면서 드는 생각은, 빠릿빠릿 일 잘하고 똑똑한 젊은 친구와 함께 일할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나 라는 것. 자잘한 말과 행동들의 실수를 곱씹으면서 휘릭 지나가는 생각은, 이런 것들을 일상적으로 함께 이야기하고 풀고 나아갈 수 있는 상대가 있는 게 참 좋긴 하겠구나 라는 것.
뭐 하나 어쩌랴, (길은 가야하고!) 진작에 그러한 시스템을 장만해놓지 못했다 하여, 또 포커스가 좀 안맞고 잦은 실수로 일상이 숭숭 구멍이 난다 하여 일이나 삶을 멈출 수는 없는 것이니, 시간이 좀 걸리고 몸이 피곤하고 보기에 썩 좋지 않더라도 꿋꿋하게 일을 하고 삶을 살아내고 해야할 것이다. “달려라 하니”처럼.(촬영 다니면서 만났던 공연팀 사람들이 뒷풀이 자리에서 나를 이렇게 불러주어 기분이 좋았다. 작은 몸집에 무거운 카메라 가방을 들고 혼자 먼 ‘소외지역’까지 촬영을 다니는 내가 그런 이미지로 보였나보다. 이전에도 들었던 적이 있는데, 언제였는지 기억이 안난다.)
프린터는 이틀만에 안정화되었다. 무선 기능도 되니 노트북으로 작업을 할 때에도 매우 편리하겠다. 보통명사로 불리는 “무한잉크”라는 말이 재밌다. ‘무한잉크’라는 건 사실상 존재할 수가 없는 것이고 아라비안 나이트나 동화에나 나올 법한 것인데 이것이 무한잉크로 불리는데 아무런 이의가 없다. 비싸고 용량 인색한 정품 잉크를 쓰던 이들이 이걸 쓰면서 갖는 느낌이 “무한”과 같았으리라. 신체적인 걸 비롯해 여러 가지로 내가 가진 한계가 적나라해지는 시기라 무한이라는 단어가 그리 주목을 끄는 건 지도 모르겠다.
당분간 할 일이 딴 생각없이 일할 수 있기에 충분할 만큼 모였다. 조금 바쁘게, 바깥 세상과의 접점은 조금 줄이면서, 조용히 한 해를 넘을 생각이다.
내 안에 발생된 장애를 복구해주거나 보완해줄 장치가 없더라도, 무한잉크는 장만하지 못했더라도, 아직도 내가 할 수 있는 일들이 많음을 잊지 말고!
정신 차리자.

아무 생각없이

아무 생각없이도, 시간이 참 잘도 간다.

그러니 생각이란 건 참 쓰잘 데가 없어, 라는 생각을 하는 사이에도.  

Merry Christmas!

작년에 올렸던 크리스마스 캐롤을 찾아 듣는다.  
새벽송을 돌고 노래나 연극 공연도 떠들썩하게 했던 어린 시절과, 나름 청춘의 달콤함이 있던 시절을 거쳐, 근래엔 아무 상관없이 시큰둥하게 보내던-사실 아무 상관없는 게 맞지만- 크리스마스가 이번엔 좀 훈훈한 느낌으로 남는 것은, 하얀 눈 폴폴 내리던 그 밤거리 풍경과, 거기서 크리스마스 이브를 함께 맞았던, 기꺼이 내게 삶의 에너지를 나누어주는 그 사람들 때문일 것이다.
그리고 그날 그 거리에서 내 품에 안기게 된 이 곰인형.
내내 혼자였던 푸우인형와 나란히 놓고 보니, 이 녀석의 표정도 달라보인다.
분홍색 땡땡이 리본을 떼어내고 예쁜 체크 넥타이를 만들어 매어주니 이렇게 뿌듯할 수가.  
푸석푸석 바스라져버릴 듯한 극건성의 감성으로 오늘을 사는 나에게도 아직 동심 같은 것이 남아있단 거니,
당신, 나이값 못한다고 흉보지는 마시길.    
어쨌든 오늘 하루, 시큰둥하거나 간절하거나, 조용하거나 떠들썩하거나 상관없이,  
모두들 춥지 않은, 훈훈한 시간들을 보내시길.
Merry Christmas!!!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음악 선물 하나.